익산 성당포구 농악 이야기와

조세미 출항식

금강이 닿던 성당면 금강 성당포구마을은

예로부터 나라의 세곡을 모아

조정에 바치는 조창이 있던 곳으로,

금강 줄기의 온갖 물산들이 모였던 곳이어서

판소리와 농악 등 다양한 풍류의

굿과 소리가 주민과 함께했던 곳이다.

이러한 풍토 위에 탄생한 ‘성당포구 농악’은

금강 상류의 호남 좌도농악의 영향을 받았고,

금강 하류 및 전북평야 지역의 우도농악과

충남 쪽의 웃다리 농악과 만나 매우 독특하고

독자적인 농악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전북 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제7-7호

‘익산 성당포구 농악’

이야기를 하면서 지난달, 성당포구에서 열린

조세미 출항식 재연 행사를 소개해 볼까 한다.

성당포구마을 당산제와 별신제에서

유래한 성당포구농악

전북대학교 농악 풍물굿 연구소 민속원이 발행한

‘성당포 농악’ 책에는

“금강수계를 따라 뱃길로 유입된

무주, 진안, 장수의 호남 좌도농악을 원형으로

마을 배후인 호남평야의 우도농악과 충청 부여의

쩍쩍이가락, 길군악칠채, 육채 등

웃다리 농악의 영향을 받은 독창적인 농악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성당포 농악’은

기본 장단은 열두 마치 장단으로

판굿의 가락은 다섯 마당으로 구성되어

판의 편성과 복장은 호남 좌도농악과

큰 차이가 없지만, ‘오방기’를 세우고

오방진을 펼치는 큰 특징이 있다.

그리고 호남 우도농악의 영향으로

‘시김새’가 강하게 나타나는 등

호남 좌도농악에서 볼 수 없는

굿 가락의 다양한 분화와 세련미가 있다.

또한, 장구열채 가락이 사람의 혼을

넣다 뺐다 한다고 할 정도로 흩가락, 겹가락,

겹겹가락 등으로 장구열채 가락이 세분이 되어 있다.

당산제와 별신제,

조세미 배가 출항하는 날엔

농악 소리가 성당포구마을을 지배했다.

조세미를 수송하기 위해 수로 요충지에 설치한

곡식 창고인 ‘성당창(1662년)’이 생기면서

성포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성당포구가 바라보이는

용왕산과 대명산(일명 당집산) 순풍당에서

당산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당산제와 별신제를

지내면서 함께한 풍물이 바로

‘성당포구 농악’이 되었다.

성당포구 조세미 출항식 마을굿 재현의 시작은

깃발과 풍물을 앞세우고 마을 길을 돌아

노거수 당산나무에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전해오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말 성당포구 대명산 순풍당이 무너지면서

별신제와 함께한 익산 성당포구 농악의

전승이 끊겼다가

1894년 동학혁명 이후로 마을 주민들이

별신제를 축소해 흉년과 가뭄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당산나무(느티나무와 은행나무)

아래서 당산제를 지냈지만,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 말살 정책으로

그 당산제도 중단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80년을 오롯이 가락을 전승 한

‘월고(月鼓)’ 이인수 옹의 노력 덕분에

익산 성당포구 농악 ‘성포별신제’와

조세미 출항식 재현이라는 이름으로

당산굿이 행해지고 있고

제3대 지킴이인 임승용 님으로 전승되고 있다.

성당포구 마을 금강체험관 일원에서

진행된 조창 성당창, 조세미 출항식 재연.

익산 성당포구 농악을 알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온

‘익산성당포구농악보존회’

2024년 11월 제16회 정기발표회를 열고

조세미 출항식을 재연했다.

상쇠의 꽹과리 소리와 함께 마을에 있는

세 그루의 당산나무에 제를 올리고,

성당포구에 있는 돛배에 쌀을 실어 내기 위해

지게를 지고 마을 사람들이 나섰다.

마을에서 성당포구로 가는 길은

모두의 안녕을 비는 마음이 모여 만든 길이기에

현재까지 성당포구농악을 전승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성당포구농악보존회(100여명)의

활동을 담고 있었다.

포구에 상주하는 배에 깃발을 걸고

쌀을 실은 모습에서 옛 정취는 조금 사라졌지만,

고장이 난 배가 수리되어 금강으로 향하는

뱃머리를 보고 손을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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