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렇게 익어가는 부자들판길에서 부자 기운 끌어안아보세요..

의령군 블로그기자 조윤희

9월에 추석을 맞으니 아직도 한여름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자연은 시간의 흐름에 한 발 한 발 걷고 있었나 봅니다.

영글어가는 낱알로 인해 시선 속으로 들어오는 들판은 초록에서 황금색으로 탈의를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예로부터 부자 마을이 많고 인심까지 넉넉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소문이 난 의령에 알부자가 많은 이유를 남강 솥바위(鼎:솥 정 巖:바위 암)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이 지방 사람들은 정암을 보물처럼 여긴다지요.

특히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LG그룹 창업자 구인회, 효성그룹 창업자 조홍제 등 창업자가 출생하였으니 전설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고 하여 이 길을 걸으면 부자의 기운을 받아 부자가 된다고 하는데요.

역사와 문화가 있는 부잣길이 A, B 코스로 나뉜 길을 전체적으로 다 돌아볼 수는 없고 불볕더위 여전한 날에 제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산책을 했는데 꽃이 막 필 봄날과 단풍이 곱게 물들 가을에는 정말 아름다운 들판과 함께 풍요로운 기분으로 산책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에 다시 한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제 나름대로 정곡공설운동장을 시작점으로 해서 들판 길을 둘러보기로 했네요.

부자들판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 아니어서 호젓하게 자신의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길이었습니다.

의령군 정곡면 오방리에서 발원하여 남서쪽으로 오방리·석곡리·중교리 일대를 흐르다 죽전리에서 남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인 월현천이 여름내 웃자란 물풀과 천변 가의 무성한 풀들로 인해 주변의 전답에 젖줄이 되고 있더군요.

낙동강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낙동강의 제2지류이며, 남강의 제1지류인 월현천의 연장은 6.17㎞, 유로연장 7.5㎞, 유역면적 26.64㎢이며, 상류에 저수지인 월현지가 있고 하류부에서 지방하천인 성황천·정곡천·죽정천 등이 차례로 합류하여 의령 정곡 농공단지가 조성되어 있답니다.

천변을 따라 조송된 둑길 위에서 바라본 물 위에는 9월의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란 자태를 뽐내는 노랑어리연 군락을 보았네요. 부자들판길 안에 자리한 꽃들이라 그런지 군락 역시 풍성해서 눈이 심심치 않았답니다.

깔끔하고 평탄하게 최근 시공된 월현천과 성황천 제방길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부자들판길은 제방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강이 흐르고 다른 한쪽으로는 시원하게 펼쳐진 부자 들판이 있어서 풍요로움과 부(富)의 기운(氣運)을 느끼게 한답니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들판 가운데 나무 한 그루 서 있던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담아보았네요. 왕따나무? 사랑나무? 궁금해서 가까이 가보기로 했네요.

성황리 느티나무(사랑나무)

-소재지: 의령군 정곡면 성황리 1545

-수령: 300년 이상

-높이: 25m

-가슴 높이 둘레: 5.3m

성황리에 서 있는 이 나무는 수령이 약 340년가량의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인데 나무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는데 얼마나 나무가 크고 우람하던지 그늘 아래에서 땀을 식히며 나무 주변의 익어서 휘어지는 곡식들을 바라보니 풍년의 기운에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성황리 느티나무 아래에 가면 하나의 반석을 볼 수 있는데 반석 옆에는 이것의 유래를 기록한 비석이 있답니다.

이 비에 따르면, 이 반석은 조선 영조 기묘년(己卯年, 1759년) 경과(慶科)에서 등제(登第)한 이곳 분이 세부산(世浮山) 아래에서 옮겨와 피서 휴식처로 사용하였다는 내용인데 그때도 나무가 컸었나 싶어지네요.

보호수로서의 느티나무 주변은 좀 더 관리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논과 어우러진 모습을 보면서 논 중심에 서서 가뭄도 태풍도 막아선 대장군처럼 보여 듬직하기도 하고 그림 같은 풍경 속 주인공처럼 보여 멋지게도 보이더군요.

2013년에 조성된 의령부잣길에서 만나는 부자들판길의 모습은 풍요로운 의령의 오늘과 내일을 바라보게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산책 삼아 다니면서 한두 송이씩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무릇도 길가에서 부요한 농촌의 모습을 노래하는 것 같네요. 부자 기운을 잔뜩 끌어안고 싶은 분들은 의령 부자들판길로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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