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는

지난 5월부터 기획특별전

'우리가 몰랐던 이호철

(The Unknown Lee Hochul)'

전시 중입니다.

전시장 초입, 작가의 사진이 보입니다.

멀리서 보면 이호철 작가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사진은 여러 개의 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옆으로는

관람객에게 질문이 던져집니다.

이호철을 아시나요?

우리는 처음 바라보는 작가의 사진처럼

이 전시를 통해 이호철 작가를 이루는

크고 작은 부분들을 접하고,

또 새로운 부분을 찾게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친숙한,

그러나 또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작가 이호철.

이번 전시는

원산시 출신으로

은평구 불광동에서 5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해오며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남과 북, 분단의 아픔,

시대에 대한 고찰,

사람살이에 대한 통찰을 써 내려간

이호철 작가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전체 3부로 구성된 전시는

분단 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되는

소설가 이호철의 삶과 문학을

문답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답이 없는 인생의 시험장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될 다양한 문제를 푸는 힘을

이호철 작가에게서 얻어보기를,

또 우리가 왜 그를 알고 기억해야 하는지,

전시에서 제시한 13개의 문제를 풀며

그 이유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원통 모형의 설치물에

13개의 질문이 적혀있습니다.

관객들은 스스로 문제를 푼 후

원통 안쪽으로 들어가

정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와 관련된

이호철 작가의 생애와 생각,

문학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특히 2000년 이산가족 상봉으로

이호철 작가가 누이동생을 만나서

거듭 얘기한 말은

공감이 가기도 하고

마음이 찡해지기도 하더군요.

이호철은 어떻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요?

그는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포로로 잡히는 등 생사의 고통을 겪다가

그해 12월 월남했습니다.

이후 단편 「탈향」(1955)과 「나상」(1956)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1961년에는 단편 「판문점」으로

제7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고,

1962년 단편 「닳아지는 살들」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분단문학 작가로서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후에도 분단 문제를 다룬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했습니다.

※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전시실에서는 대표작인

이호철의 등단작품인 「탈향」,

이호철이 가장 애착을 가진 작품인 「나상」,

은평구 불광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큰 산」을

일러스트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소설의 장면을 묘사한 그림과 함께 읽으니

작품이 더욱 더 생생하게 와닿았습니다.

전시에서 소개된 그의 작품은

수능과 모의고사에

출제되기도 했던 작품이라고 해요.

미발표 육필 원고 「노루모씨」 도

전시되어 있는데요.

이 원고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발견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호철의 일상과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가벼운 콩트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노루모씨」는 올여름께

문예지 <맥>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호철 작가의 알려진 작품은

250여 편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아직 이호철 작가의 작품을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전시를 둘러보며 작품들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가 아는 이호철!

이호철 작가는 1955년 등단 이후

2010년이 넘어서도 작품활동을 했던

최고령 현역 작가였습니다.

긴 집필 활동 속에서 그의 작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출간되었는데요.

한국의 상황과 분단을 직접 체험한

이호철 작가의 이야기는

세계인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호철 작가가 받은 '프리디리히 실러'

독일어로 번역된 「남녘사람 북녁사람」은

2004년 독일 예나대학으로부터

‘프리디리히 실러’ 메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메달은 국제 학술 및 예술 교류와 관련해

국내외 인사에게 주는 공로 메달이라고 합니다.

이호철 작가도 국내외에서 받은 상 중

특히 이 메달을 가장 소중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은평구에 오래 살며 작품활동을 해온

이호철 작가를 기리기 위한

은평구의 노력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은평구는 2016년 6호선 독바위역 근처

불광로14길 3 앞길 522m에 이르는 구간을

명예도로 ‘이호철길’로 지정했습니다.

이 일대는 1970년대 이호철 작가가 살면서

집필 활동을 했던 곳이자,

그가 즐겨 오르던 북한산 등산코스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하네요.

또한 이호철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7년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을 제정했으며,

올해 10월 대조동 청년주택에

우리나라 최초의 북콘서트 전용공간으로 기획되는

'이호철북콘서트홀'도 개관할 예정입니다.

전시장을 나오면

박물관 로비에는 전시를 본 후

'우리가 알게 된 이호철'의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각자 와닿았던 부분들을 모아 보니,

이호철 작가의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모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시에 들어섰을 때 보았던

점으로 이루어진 그의 얼굴처럼요.

이번 전시의 13개 질문은

이호철에 관한 것임과 동시에

이호철이 던진 것이기도 합니다.

전시를 찾는 모든 이들이

이를 통해 오늘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4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기획특별전

<우리가 몰랐던 이호철>

전시 기간

✔2024. 5. 2.(목) ~ 9. 8.(일)

✔ 화-일 09:00-18:00,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기획전시실

문의

은평역사한옥박물관

☎02-351-8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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