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기 함안 블로그 기자단 조윤희

질날늪

-주소: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833∼1번지 일원

-청둥오리, 기러기 등 겨울 철새의 도래지

-경상남도 대표 우수 습지 2호

작년인가 싶습니다. 뉴스에서 함안군 질날늪,...

제가 처음에는 이름을 잘못 듣고 별 희한한 지명도 다 있다 하고 귀가 솔깃했던 기사가 자막과 함께 방송되는 것을 보고는 아~ 질날늪!

언젠가는 가보자 싶었던 곳에 오늘 드디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주소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지만 친정아버지의 출생지인 법수면이라는 친근감 하나 의지하고 찾아온 질날늪으로 가보실까요?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가 늪지인지에 대한 경계가 참 모호한 가운데 이곳이 질날늪이라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안심이

되었답니다. 함안에서 자라서 성장하셨지만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 분들에게도 어쩌면 이곳은 아웃사이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낡은 알림판을 보고 제가 느낀 점이었습니다.

안내판 주위로 바라보이는 것은 경작을 끝내고 쉼을 하는 전답 그리고 마른 나무들...

어디가 늪이란 것인지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추운 날씨에 손발도 시리고,... 한숨만 툭 터져 나오는데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순간 제 몸과 마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지요.

아~~~ 너무도 먼 곳에 있는 새들이 물가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가예요. 물론 도로에서 육안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고 제가 가진 렌즈 중 제일 크게 보일 만한 것으로 새들의 모습을 보고는 길을 개척하자는 마음으로 분주하게 도로 위를 서성이기도 하고 어디로 가면 늪에 빠지지 않고 새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하고 찾아다니기 시작했네요.

▲ 질날늪 복원사업 개념도 [함안군 제공]

2020년에 경상남도에서 도 우수 습지로 지정받은 질날늪은 면적 17만 3064㎡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장축 형태의 질날천 배후습지로서, 20여 년 전부터 대평-질날늪을 관광자원으로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함안군은 지난 2021년 질날늪 17만 9064㎡ 일원을 47억 3500만 원에 매입한 뒤 '질날늪 습지관리 계획'을 수립했다고 해요.

또한 2023년에 국비 지원 사업 선정으로, 질날늪에 대한 기본·실시 계획을 수립하고, 대평늪과 연계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47억 원을 투입해 생태탐방로를 조성하고 가시연꽃 복원 사업을 벌이게 된다는데 정말 기대가 됩니다.

혹시나 하고 공사 중인 농로를 따라 걸어갔더랬지요. 윗지방은 눈이 온다 폭설이다 습설이니 피해 주의해야 한다고 하는 뉴스 속에서 질날늪은 겨울 햇살이 가득한 날씨여서 바람만 불지 않으면 견딜 만하더라고요.

사방이 경작을 멈춘 논이 가득한 이곳은 내송들 11이라는 표지판이 꽂혀 있었고 저는 그 표지판 안쪽 논길을 따라 걷는데 아직 늪지는 보이지 않아서 과연 맞게 찾아가고 있는 것인가 싶어 돌아설까 하고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구름이 너무 예뻐서~~라는 핑계를 붙여 가면서 저를 채근하며 늪을 찾아보려고 안간힘을 내며 걸었답니다.

도로 위에서 바라봤던 나무들의 모습이 눈앞으로 다가섭니다. 제가 늪지 쪽 향해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와 대송리에 걸쳐 있는 늪으로 개인 소유지인 질날늪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는 ‘함안 대송리 늪지 식물’이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 제34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대평늪이 있는데 질날늪 역시 대평늪과 유사한 늪지 식물군이 서식하고 있어 이 일대의 식물생태학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지요.

매일 영하권의 기온 때문에 모든 것이 얼어붙은 질날늪은 생명 에너지도 꽁꽁 얼어붙은 모습으로 마음까지 시리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메마른 갈대와 논바닥에 흩뿌려진 볏짚들 위로 체중이 실리자 바삭바삭 불협화음이 빈 들을 울려대자마자 제 발자국 소리에 놀라서

순식간에 얼마나 많은 새들이 눈앞에서 날아오르던지 하마터면 제가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지 뭐예요.

늪의 동쪽과 서쪽 수변에는 왕버들 군락, 남쪽과 북쪽에는 줄 군락, 중앙 수변 지역에는 마름 군락이 분포하고 있다고 해요. 마름·자라풀·노랑어리연·생이가래·여귀·올방개 등의 수생식물을 비롯하여 청둥오리·쇠오리·쇠기러기 등의 겨울철새, 왜가리·중대백로·쇠백로·쇠물닭 등의 여름철새, 물총새·딱새 등의 텃새가 서식한다지요.

또 붕어·잉어·가물치·메기·동자개 등의 어류와 나비잠자리·아시아실잠자리·긴꼬리쌕쌔기·방아깨비 등의 다양한 곤충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고, 수달, 삵, 큰기러기, 가시연꽃, 구렁이 등 멸종 위기 야생생물 6종과 붉은배새매(제323-2호), 황조롱이(제323-8호) 등

천연기념물 2종이 서식하고 있대요.

‘습지보전법’상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으나, 생태적으로 가치가 우수한 습지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시군의 신청을 받아 도 습지보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 대표 우수 습지’로 지정하고 있다고 하네요.

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며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

파란 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나도 따라가고 싶어

-변진섭의 새들처럼

오래된 노래지만 제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대중가요 중 한 소절이 저절로 흥얼거려지면서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며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비상을 부럽게 보고 선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우리나라 지세는 보통 북쪽에서 남쪽으로 물이 흘러가는데, 함안은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해요. 이 같은 지형 탓에 옛날부터 천시를 받았으며, 임금이 있는 북쪽으로 물이 거슬러 올라가는 불경스러운 땅으로 여겼다고 할 정도였는데, 전국에서 자연늪이 가장 많은 지역이 바로 함안이라지요. 그 중 숨겨진 철새들의 보금자리, 질날늪을 함안의 가볼만한 곳으로 적극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법수면 일대의 여러 늪지들은 수백 년 전부터, 홍수에 시달리고 물에 잠기면서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되었으며, 이름을 가진 늪들이 무려 55개나 되며 1~2년 동안 물을 담으면 늪으로 살아나는 지역도 많다고 하는데 현재로는 대평늪, 질날늪, 매곡늪 세 곳이 보전되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 매곡늪도 둘러보아야겠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습지를 지켜야 할까요?

습지는 풍부한 생물 다양성과 그 속에 얽혀 있는 먹이그물의 순환을 가리켜 습지를 ‘생물학적 슈퍼마켓’으로 칭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각종 무척추동물과 어류 조류의 서식지며, 미생물들이 유기물을 먹음으로 오염원들은 저절로 정화된다고 해요. 또한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는 스펀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습지를 자연의 콩밭이라고 부른답니다.

자연 생태계의 최후 보루인 습지, 늪은 우리가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할 곳이라는 것을 알아서 생명체가 살기 위해 지금은 공짜 같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빛과 흙 그리고 물을 소중히 보전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은 질그릇을 만드는 흙을, 은 칼날을 닮은 지형이라고 해서 질날늪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지요. 살아있는 생명의 에너지가 겨울이라고 해서 쉬거나 멈춘 것이 아님을 공유하면서 질날늪의 발전적 미래와 함안군의 의지를 기대하면서 사계절의 시간으로 동식물 그리고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질날늪으로 여러분들의 관심과 기대 그리고 응원이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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