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하는 특별한 치유의 시간

[허연 시인 詩 낭독회]


정신없이 일상을 지내다보니 🍂가을이 온지도 몰랐는데, 길가에는 벌써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선선한 가을날과 너무 잘 어울리는 여유있고 🎶힐링되는 하루를 보내고왔는데요.

오늘 포스팅 주제는 바로 🧑<허연 시인 시 낭독회 : 밤에 생긴 상처>에 다녀온 후기예요.

● 시간 : 2024년 10월 26일 토요일 오후 2시

● 장소 : 구리시 갈매의 작고 아름다운 서점 [춘가책상점]

이번 낭독회는 2024년 경기도 지역서점 문화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거라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갈매에 있는 작은 서점 '춘가책상점'이 주관하며 구리시립인창도서관이 후원하는 뜻깊은 행사였어요!

🌞따뜻한 가을날, 구리시의 작은 서점 📚'춘가책상점'에서 특별한 문학의 향연이 펼쳐졌는데요, 2024년 경기도 지역서점 문화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허연 시인의 시 🎙️낭독회는, 마치 오랜 친구와의 대화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어요.

서점 입구에는 시인님의 시 구절이 쓰여진 🔖책갈피와 커피도 놓여있었고 모든 참여자분들에게는 '밤에 생긴상처' 📒시집과 🍫달콤한 디저트/커피 쿠폰도 제공되었어요.

이번 낭독회에서는 🧑허연 시인님이 올해 4월에 출간하신 '밤에 생긴 상처'를 직접 🎙️낭독해 주시고 시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먼저 허연시인님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해서 간단하게 소개드릴게요.

🧑허연 시인은 199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한국의 시인으로, 섬세한 감성과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현대인의 일상과 내면을 포착하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어요. 📙주요 시집으로는 푸른 꽃,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밤에 생긴 상처 등이 있으며, 특히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서정적인 시들은 많은 독자들의 공감과 위로를 받고 있어요. 문학을 통한 치유와 소통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계셔요.

아담한 📚책방 안을 15명의 신청인원이 모두 꽉 채웠는데, 공간이 넓지않고 모두 가깝게 붙어 있어서 우리만의 아지트에 모여 시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느낌도 들었어요.

첫번째 🎙️낭독하시는 시는 '칠월'이라는 시였어요.

저는 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길지 않은 📃문장들 속에 참 많은 사연과 시간들이 녹아 있는것 같은데 직접 🧑허연시인님이 그 안에 담긴 스토리와 💜감정선들을 설명해 주시니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감정들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집 '밤에 생긴 상처'는 제목부터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데 시인은 '용서는 해가지기 전에 해야 된다'는 어떤 대사에서 영감을 받으셨다고해요. 이 대사는 저도 🧑시인님의 설명을 듣다보니 참 와닿았어요.

이 시집은 일상의 순간과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데요, 시인님은 "독자들로부터 '치유받았다'는 📧메일을 받을 때마다 '내가 대신 울어드린 걸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셨어요. 모든 사람이 가엾다고 생각하시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작품 곳곳에도 묻어났어요.

"사랑은 귀해지는 게 아니라 천해지는 것"이라는 🧑시인님의 말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의 가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어요. "내가 살면서 벌였던 일들은 지워지는 게 아니라 파묻는 것"이라는 깊이 있는 통찰은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어요.

낭독회가 끝나고 🧑시인님이 직접 시집에 따뜻한 말씀을 ✍️적어 주시는 싸인회를 갖기도 했어요.

평상시에 시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핑계를 삼아 📘책을 꺼내들고 시를 곱씹고 또 그에 관해 🧑시인님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다보니까 왠지 모르게 내가 살아온 시간들도 한번 곱씹어 보게 되고 뭔가 너무 🎶힐링되면서 좋았어요.

주말 오후,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찾은 이곳에서 우리는 함께 시의 깊이를 만끽했어요. 대전에서도 🚆찾아오신 독자분이 계실 만큼, 이날의 낭독회는 특별한 문학의 장이었어요.

🎤 👨허연 시인님과의 인터뷰

Q. 간단한 소개와 요즘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A. 나이가 좀 들어갈수록 세상에 대한 연민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읽고 ✍️쓰는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내년 쯤 출간될 여섯 번째 📗시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 자신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가엾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 하루 일상과 세상을 🧐관찰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이미 많은 시인님의 독자들은 시인님이 시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금번 민음사 시인총서로 처음 시인 허연의 시를 만나보는 독자들에게 시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열 여덟살 이였습니다. 어린시절부터 꿈이였던 사제의 길을 포기하고 실성한 사람처럼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방황을 했었습니다. 허연의 자멸을 가장 가슴 아파했던 사람은 연상의 👩여자친구였습니다. 그녀는 어느날 보름 가까이 등교를 안 한 제게 시집을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정독 도서관 벤치에서, 때로는 8번 🚍버스 뒷좌석에서, 때로는 신촌 봉원사 🌴나무그늘에서 저는 그렇게 시를 만났습니다. 국문과를 다니던 여자친구가 들고 나온 시집은 '민음사 시인총서' 였습니다.

어느날은 김종삼의 🥁<북치는 소년>이, 어느날은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가, 어느날은 오규원의 <사랑의 기교가>, 또 어느날은 황동규가 또 어떤날은 이성부가 그리고 천상병과 정연종이 가난한 👫연인을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렇게 시에 감염됐고 주술사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오늘 ‘시인총서’ 23번 <밤에 생긴 상처>가 나왔습니다.

올해가 총서 1번 김수영 <거대한 뿌리>가 출간 된지 🖐️50년이 되는 해 입니다.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회가 몰려 옵니다. 시를 쓰면서 남을 위해 살라는 신을 배신했고, 훌륭히 되라는 부모님을 배신했고, 흔들리지 말라는 연인을 배신했습니다. 그 배신이 시를 가져다 줬고.. 저는 이제 📃시를 쓸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됐습니다.

<밤에 생긴 상처>는 30여년 동안 제가 낸 시집에서 고른 대표작들이 실려 있는 선집입니다. 이 시집을 열 여덟 살 자멸의 소년에게 바칩니다. 이제서야 고백합니다. 그 시절이 진경이었고 시였습니다. (부연하자면) 성직의 길을 걷는 것을 당연하게 알던 모범생 🧑소년이 속세이 사랑을 만나고, 다시 시를 만나게 된 이야기입니다. 10대 후반 시는 저에게 찾아와서 저를 그렇게 새로운 운명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 때문에 평생 시를 썼고 도망치지 못했죠.

Q. 민음사 <밤에 생긴 상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오랫동안 멈춰 있던 민음사 시인총서가 다시 시작된 것도 무척 고무적인 일이지만 또 그 첫 번째 시인이 허연 시인님이 선정되셨는데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민음사 시인총서 <밤에 생긴 상처>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A. 민음사 시인총서는 제게 계시나 경전 같은 존재 였습니다. 공교롭게도 학창시절 민음사 시인총서의 가격이 학교식당의 비빔밥 가격과 비슷했습니다.

📒시집이 💸1,000원일때는 🥗비빔밥도 💸1,000원 이였죠. 가난한 학생이던 저는 아침마다 고민을 했습니다. 김수영을 살까. 비빔밥을 먹을까.... 때로는 비빔밥이 이길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 김종삼이 황동규가 황지우가 김수영과 천상병이 비빔밥을 이길때가 많았습니다.

그 것들을 읽으며 시인이 됐죠. 책상에는 이성부의 시 <마을> 일부분을 적어놓기도 했죠. 이런 구절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꾸 돌아보며 떠난간다. 시를 몰랐다면 나는 아마 ☠️살인자나 😈도둑이 되어 남의 🩸피를 훔쳤을 게다. 혹은 눈물뿐인 사내도 되어 저 배고픔과 죽음을 쪽에 쓸데없는 슬픔만 보탰을 게다.

이성부 (마을) 중에서 그런 세월이 흘러 이제 제가 민음사 시인총서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커다란 감회가 밀려옵니다.

Q. 요즘도 시를 쓰고 계시는지 시에 대한 영감이나 소재는 어디에서 주로 찾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신작을 기다리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A. 기회 있을때 시의 소재를 찾는다기 보다는 그냥 시로 살고 있습니다. 시로 보고, 시로 생각하고, 시로 사랑하고, 시로 분노하고, 시로 기억하는 일상이죠. 지금 6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내년 쯤 나올거 같아요. 워낙 게으르고 과작이라 자주 📗신간시집을 못내서 독자분들께 미안합니다.

Q.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시작되었는데요. 구리시민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3권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A. 👩‍🦳델리아 오언스(가재가 노래하는 곳 / 살림) 👩조해진(빛과 멜로디 / 문학동네)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 김영사)

시인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시는 또 다른 감동이었어요. 낭독회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이상하게 평화로워진 것은 아마도 이 특별한 문학의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치유의 순간이 되었기 때문일거예요. 이런 뜻깊은 문화행사를 통해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는 인창도서관 공지사항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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