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민족 4대 명절, 한식(寒食)에 먹는 음식은? (feat. 한식의 유래, 찬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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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의 4대 명절 중 하나로 알려진 날이 있습니다. 바로 한식(寒食)인데요. 동지 후 105일째가 되는 날로, 양력 4월 5일 무렵을 의미합니다. 동지의 날짜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음력 2월이 될 수도 있고, 음력 3월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2월에 한식이 드는 해는 세월이 좋고 따뜻하다는 옛말도 있습니다. 다른 명절에 비해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나라의 4대 명절 중 하나인 한식의 유래와 풍속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동지 후 105일째가 되는 날, 한식의 유래
한식은 '차가울 한(寒)', '밥 식(食)'을 사용하여 '차가운 밥을 먹는 날'을 뜻합니다.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고대 중국 풍습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유래에 얽힌 2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국 춘추시대에 개자추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망명해 있던 진(晉) 나라의 공자 중이를 지극정성으로 보필했는데요. 훗날 중이는 문공(文公)이 되었지만, 개자추에게 어떤 벼슬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실망한 개자추는 산으로 들어가 은둔했고,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문공은 개자추에게 벼슬을 내렸으나 그는 받지 않았습니다.
문공은 개자추가 산에서 내려오도록 불을 질렀지만, 개자추는 끝내 세상에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고 말았죠. 이런 개자추의 넋을 기리기 위해 불을 사용하지 않고 찬 음식만 먹는 한식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또 고대부터 이어져 온 개화(改火) 의례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개화 의례는 오래 사용한 불을 끄고 새로 불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의식인데요. 원시시대에는 모든 사물에 생명이 있고, 오래된 생명은 소멸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갱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불도 마찬가지로 옛 불을 끄고 새로운 불을 켜는 과도기가 한식이라는 겁니다. 개자추의 죽음 역시 옛 불을 끄면서 제물을 태우는 관습을 반영한 이야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언제부터 한식을 한국의 명절로 여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해요. 하지만 고려 문종 24년(1070)의 기록에 따라 늦어도 고려 전기에는 한식이 중요한 명절의 하나였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죠. 그렇다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우리나라 한식의 풍습을 알아볼까요?
한식에 먹는 찬 음식은?
한식에는 찬 음식만 먹기 때문에 전날 미리 음식을 장만해 놓고는 했습니다. 한식에 주로 먹는 대표적인 음식은 쑥인데요. 봄나물인 쑥을 떡이나 탕, 단자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쑥은 칼슘과 섬유소, 비타민이 풍부하고 항암효과도 탁월합니다. 혈액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감기에도 효과가 좋은데요.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는 보양식으로도 먹기 때문에 춘곤증으로 노곤해지기 쉬운 봄에 제철인 음식입니다.
궁중에서는 한식에 창면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창면은 오미자즙에 녹말가루 반죽을 익혀서 채 썰어 넣고 꿀을 탄 후 잣을 띄운 음료인데요. 오미자는 사포닌과 플라보노이드, 아미노산, 철분, 인 등의 성분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좋은 식재료입니다. 간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리그난 성분도 많아 약재로도 쓰입니다.
한식에 하는 대표 풍습은?
한식에는 찬 음식을 먹는 풍습뿐만 아니라, 다른 명절들처럼 성묘나 종묘 제향을 하는 풍습도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금도 태조의 무덤인 건원릉에서는 한식에 ‘청완 예초의(靑薍 刈草儀)’를 거행하고 있는데요.
고향인 함흥의 억새로 봉분을 꾸며달라는 이성계의 유언에 따라 건원릉은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억새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억새를 베고 이를 알리는 제사의 과정을 청완 예초의라 부르는데요. 조선왕조실록에는 조상의 묘를 살피는 한식마다 건원릉의 억새를 베어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2010년부터 이 청완 예초의 행사를 복원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다양한 풍습이 있었습니다. 소의 상태를 점검하기도 하고, 날씨에 따라 그해의 풍흉을 살펴보는 날씨점을 보기도 했는데요. 한식날 새벽에 천둥이 치면 서리가 일찍 오고, 저녁에 천둥이 치면 서리가 늦게 온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4대 명절 중 하나인 한식이지만, 아직 생소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데요. 한식에 날씨가 좋고 바람이 잔잔하면 그해는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올해 한식은 따뜻한 날씨로 좋은 일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풍습대로 찬 음식을 먹으며 명절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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