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시간 전
[경남/창원]1+1에 다시금 하나를 더한 듯 창원시립마산박물관
2025년 경상남도 뉴미디어 프렌즈 김종신
바람이 불어옵니다. 어디론가 떠나라 등을 떠밉니다. 어디로 가도 좋지만, 일상의 묵은때를 벗고 신선처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자 한다면 창원시립마산박물관으로 향하면 좋습니다. 신선처럼 바람처럼 거니는데 왜 옛 마산 도심 속 마산박물관인지는 가보면 절로 여기 오기를 잘했다고 느낄 겁니다.
창원시립 마산박물관 근처에 차를 세우자 먼저 번잡한 일상이 사라집니다. 무학산 자락의 품에 안겨 넉넉한 숲의 맑은 기운이 몰려옵니다. 박물관으로 곧장 가지 못합니다. 주위에는 눈길과 발길을 끄는 게 한둘이 아닙니다. 조각공원이 박물관을 감싸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각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컴퓨터 3D프린팅 기법 등을 활용한 거대한 인물 두상인 <Head Space>에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근처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듯 두상을 보고 또 봅니다.
숨을 고르고 박물관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자 지름 1.4m의 원형 몽고정 맷돌이 다시금 우리의 걸음을 붙잡습니다. 몽고정 우물 옆에 놓여 있던 것이라고 합니다. 몽고정은 고려 충렬왕 때 고려와 원나라가 일본을 정벌하기 위해 합포에 주둔했을 당시 군사들의 식수로 사용된 우물입니다. 군량미를 가는 맷돌의 윗돌(숫돌)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곁에는 서거정, 김극성, 이황, 정문부 등 13인의 시비들이 반원을 그리며 서 있습니다. ‘돛 달고 바다에 배 띄우니 / 긴 바람은 만 리로 나아가네./ 뗏목 탓던 한나라 사신 생각나고/ 불로초 캐려던 진나라 아이들 떠오르네/ ~봉래산이 지척에 보이는 듯/ 나 또한 신선을 찾아가네.’ 해인사에 들기 전 합포 월영대에 들렀던 남북국 시대 신라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 바다에 배 띄우고’라는 시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최치원을 기는 마음을 담은 후학들의 시들입니다.
바다로 배를 띄운 듯 마음이 살짝 들뜹니다. 이어서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가로등을 예술의 경지로 이끈 <A Place with Light>가 정박할 항구처럼 우리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어슬렁어슬렁 마실 나온 듯 주위를 둘러봅니다. <못과 대지(大地)>라는 커다란 못 형상의 조형물은 팽이를 닮았습니다. 핑글핑글 돌던 팽이가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합니다. 이 고장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창원시립 문신미술관이 작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조각품들을 구경하다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1층에서는 AR 증강현실과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합포 대작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홈페이지에 들어와 다운로드해서 ‘사라진 보물섬’, ‘혁명의 그림자’, ‘어시장의 전설’ 편 등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입니다.
역사 북카페는 아담합니다. 옹기종기 모여 모둠수업을 하기 좋은 듯합니다. 상설 전시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 입구에는 창원시립마산박물관 마스코트인 ‘마톡이’이가 우리를 먼저 반깁니다. 전시실에 발을 들이자, 가야인들의 만든 배 모양 토기가 우리를 반깁니다. 배를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치자, 창원에 있었던 가야 ‘골포국’ 이야기가 우리를 이끕니다.
진전 곡안리 고인돌을 만드는 1/6 축소 모형이 보입니다. 변변한 장비도 없이 오직 단결된 힘으로 육중한 바위를 옮기던 당시 민중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오리 모양의 토기에 낙타 머리가 붙어 있습니다. 낙타일까요? 오리 모양일까요?
고려와 원의 일본 정벌 당시의 합포는 다시금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때 합포로 바뀝니다.
시간은 흘러 다시금 4·19혁명을 이끈 3·15 마산 의거의 현장으로 시간을 거슬러 우리를 당도하게 합니다.
역사적 현장의 숨결을 담아서 걸음을 옮기면 마산을 더욱 친근하게 만날 공간이 나옵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갈매기 떼가 원을 그리며 날아가는 조형물들이 보입니다. 마치 새우깡 1봉지라도 있다면 이 갈매기 떼가 모두 저에게 다가올 듯합니다.
이어서 저만치에서 이만기, 강호동을 배출한 마산 씨름이 우리의 걸음을 재촉합니다. 1970~1990년대 씨름의 전성기를 이끈 이들의 영상이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진주 출신의 최욱진 장사와 마산 출신의 이만기가 겨루는 천하장사 결승전,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마산 씨름판을 나와 조선 후기 전국 13대 장시 중 하나였던 ‘마산장’과 자유무역지역의 마산 지역까지. 마산의 지나온 경제 이야기가 따라옵니다. 어린이 체험실에서는 창원의 보물을 찾는 모둠 등이 있습니다.
박물관을 나오자 다시금 마산항의 싱그러움이 물씬 밀려옵니다. 공중 부양 중인 돌인 양 구름인 양 일본 세키네 노부모의 <Phase of Nothingness>가 눈길을 끕니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은 콘텐츠가 단조롭습니다. 하지만 1+1에 다시금 하나를 더한 듯 넉넉한 산중의 맑은 공기와 내려다보는 마산항의 풍광, 그리고 야외 조각 예술품이 주는 감성. 인근 문신미술관을 덩달아 구경할 수 있는 까닭에 잿밥처럼 더 달곰한 여유를 선사하는 곳입니다.
창원시립 마산박물관
✅주소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신길 105 마산시립박물관
⏰️관람시간 : 09: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 무료
📞문의 전화 : 055-225-7171
📍주차장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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