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산책로 울산숲 신천구간

2021년 12월 28일 태화강역에서 호계역, 그리고 옛 경주의 모화역 구간을 오가던 동해남부선 기차의 마지막 운행이 종료된 이후, 기차가 다니던 철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

약 12km에 이르는 적지 않은 구간인 만큼 상업 지구가 조성될 수도 있었고, 매각을 통해 다양한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었죠.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 울산숲이 조성되는 것으로 결정이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일부 구간이 개통이 되었는데요.

​

그중 1구간인 경주시 경계지점 관문성에서부터 천곡사거리까지 기후대응 도시숲 이화-신천구간을 다녀왔습니다.

​

기점이자 시점인 관문성은 울산과 경주의 경계를 이루는 지점 중 하나다.

관문성에서 시작해 남쪽 천곡사거리까지 약 6km 구간을 걸었습니다. 소요시간은 2시간 내외.

과거 기차가 다니던 철길이었던 만큼 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일대 풍경과 함께 걸을 수 있어 매력적인 산책로였습니다.

​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전 시간임에도 산책을 즐기는 시민분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

울산숲 산책로를 걷고 있는 시민분들

산책 중이던 한 시민분께 짧은 인터뷰를 요청드렸는데요.

과거에는 차가 많이 다니는 산업로의 인도를 다녀야 해서 항상 불안불안했었는데, 울산숲 산책로가 조성된 덕분에 안전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어 개통된 이후 매일 재밌게 걷고 있다는 말씀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

한편으론 중간에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는 말씀도 주셨어요. 저도 직접 걸어보니 6km 구간에 울산숲 이용객을 위한 화장실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인근의 카페나 교회 등과 같은 곳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

구간이 긴 편인 만큼 주변의 공공시설 화장실을 활용하는 등 추가적인 화장실 확보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

울산숲 산책로 조성한 주민들이 다녔던 산업로 인도

울산숲을 걸으며 좋았던 점은 곳곳에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

관문성 인근에 조성된 오죽 숲길

시/종점인 관문성 인근에는 검은 대나무 오죽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고, 하얀 꽃이 핀 목련은 물론 붉은 동백꽃도 볼 수 있었습니다.

​

울산숲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봄꽃들

언젠가 울산숲의 시간을 간직한 나무가 될 느티나무

그리고 봄을 대표하는 꽃, 벚꽃이 개화를 준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벚나무

아직 울산숲 구간에서 벚꽃이 핀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만 벚꽃과 비슷한 살구나무가 꽃이 핀 곳은 볼 수 있었습니다.

​

약수초등학교 건너편 울산숲 구간에 핀 살구나무

약수초등학교 건너편 울산숲 구간에 살구나무 한 그루가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

이화교회 앞 벚나무는 아직 개화 전이고, 3월 마지막 주 주말이나 4월 초에는 활짝 핀 벚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울산숲 이화구간 안내문

아직 초봄이라 초록 초록한 모습보다는 겨울의 느낌이 더 많이 느껴지는 울산숲이었지만 걸으면서 만났던 다양한 나무와 꽃들 덕분에 그래서 봄이 더 기대되는 울산숲 산책이었습니다.

​

특히나 이화구간은 문화유산인 관문성을 비롯해 중산동 고분군도 인근에 있어 더 재미있게, 흥미롭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

울산숲 신천구간 안내문

무엇보다 자전거, 오토바이, 킥보드 등 이동 수단은 통행이 금지된 보행자만을 위한 산책로라 산책 중 사고 위험 없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

그리고 산책로와 버스정류장이 인접해 있어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아 이용에 불편함이 적다는 것은 만족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울산숲은 오직 보행자만을 위한 산책로다. 이동 수단의 통행은 금지.

버스정류장이 산책로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다만 공공화장실이 부재한 점, 이동 수단으로 울산숲까지 이동한 이들을 위한 주차공간의 미비는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보입니다.

​

동해남부선이 개통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가 잠든 곳이지만 그 위에 조성된 울산숲에는 행복한 시간이 가득 쌓였으면 좋겠습니다.

​

​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