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계지역 산책. 산업로와 관문성

울산과 경주의 경계지역 중 가장 통행량이 많은 곳을 꼽으라면 역시 울산 북구의 중산동과 경주 외동의 모화를 잇는 산업로 일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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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선박 제조에 필요한 부품들을 제조하는 중소규모 업체가 다수 밀집한 경주 외동읍 일대는 지역은 경주이지만 생활권은 울산이라고 볼 수 있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두 지역의 경계엔 수많은 차량이 오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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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곳엔 경계를 상징하는 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관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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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산치안센터였던 건물(오른쪽)

치안센터를 지나 모형 다보탑 오른편에 관문성 성벽 일부가 위치해 있습니다.

관문성 성벽 일부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적 제48호 관문성은 경주 외동읍 모화리, 울산 북구 중산동, 울주군 범서면 일대에 걸쳐있는 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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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으로 남아있는 곳이 옛 중산치안센터 인근에 남아있는 관문성 유적입니다.

이름에서도 보이듯 이곳은 울산과 경주의 경계지점에 세워진 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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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약 12km로, 동해안을 따라 울산으로 들어온 왜적을 방어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었습니다.

옆으로는 강이 흐르는 좁은 협곡인 만큼 경주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최적의 요충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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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왕복 4차선의 좁은 도로가 지나는데 평일 출퇴근, 주말 저녁시간이면 오가는 차량으로 정체가 빚어지곤 합니다.

산과 산 사이 협곡이 그만큼 좁아 방어에 유리한 지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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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에서 본 북구 이화마을 일대

상공에서 본 경주 외동읍 모화리 일대

관문성 주변으론 종일 수많은 차량이 오고 갑니다.

신라시대인 722년 세워진 이 성벽은 처음 이름은 모벌관문, 모벌군성으로 불렸다가 조선시대에 이르러 관문성으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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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천곡동 일대에도 성벽이 남아있지만 온전히 그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은 옛 중산치안센터 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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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까지만 해도 관문성의 성벽을 끊고 기차가 다녔던 아픔의 장소이기도 하죠.

보란 듯이 성벽을 끊고 선로를 놓은 건 침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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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곳은 울산과 경주의 경계지역이다 보니 두 지자체 간 협력이 필수적인 곳인데요.

울산 경내는 울산숲으로 공원 조성이 말끔히 잘 된 반면 경주 경내는 여전히 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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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한 흔적이 남아있는 곳인 만큼 가치를 잘 보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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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성 성벽 일부

관문성 성벽 일부

가운데 길이 엣 철길. 성벽을 끊고 철길이 놓였습니다. 울산 방향

가운데 길이 엣 철길. 성벽을 끊고 철길이 놓였습니다. 경주 방향

이처럼 과거의 관문성의 중심 지역은 경주였던 반면 오늘날은 그 모습이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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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 이곳의 이름이 관문성인 것을 생각해 보면 이곳을 기준으로 내부와 외부가 구별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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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라의 중심지였던 경주, 이후에도 개경, 서경과 함께 동경으로 불리며 지역의 중심지역으로 역할했던 경주를 중심으로 방어를 위한 곳이지만, 오늘날에는 경주 외동의 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울산의 다양한 제조업체로 향하는 관문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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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이정표

선로 폐선 이후 울산시에서 세운 안내문

사실 관문성은 국가유산으로 이름이 바뀐 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발걸음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많은 차량이 수없이 오고 가고 성벽만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 특별히 즐길만한, 볼만한 콘텐츠가 부재한 것도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경계지역이라는 이곳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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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두 지자체가 화합하여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면 지자체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고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주민들 간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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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경계지점으로서의 장소가 아닌, 역사적 장소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관문성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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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