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분위기의

문수사에서 힐링을 느껴보아요.

충남 서산시 운산면 태봉리 40


토요일이라는 이유로 어른도 아이도 모두 늘어지게 늦잠자고 늦은 아침을 먹고 늦장을 부리다가 어디라도 나들이 가자 싶어 다녀온 곳이 바로 충남 서산 문수사입니다.

'사찰'이라는 것이 언제가도 부담스럽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서 편하게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 딱히 종교가 없는사람도..

주말에 한가롭게 나들이 가고 싶을 때 찾기 좋은 것 같습니다.

다녀온 날이 9월 8일이었으니 이미 처서도 진작에 지났고

9월이면 가을이라고 생각이 드는 달인데..

아직도 한낮 무더위로 기온은 30도를 웃돌고 있으니 아직도 한여름 같은

기온과 열대야로 에어컨을 끄기가 무서운 요즘이지요.

그런데 문수사 입구로 들어서니 여기만 가을이 온 듯 느껴집니다.

낙엽들이 무수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나무에 밤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아, 아직도 한여름이라고 느끼고 있었지만 자연 속으로 들어오니 자연은 가을을 완전하게 준비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정말, 가을이 왔더라고요.

연잎이 피어있고 하얀 얼굴을 한 연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작은 연못은 물기가 흔적 정도만 남아있었지만 그 속에서 생명력이 강한 것들은 자신의 존재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문수사는 주차장에 주차한 뒤 걸어서 5분이면 절까지 금방입니다.

아이나 어르신들 모시고 오기에도 아주 편한 길이랍니다.

게다가 그다지 높은 산세에 위치해있지 않음에도 주변 환경이 워낙 고즈넉하고 고요하여 그야말로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고요합니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느낌을 받을 수 있지요.

겹벚꽃 시즌에는 사람도 많고 사진을 찍느라 이렇게 사찰이 작은 절인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문수사에 와보니 정말 작은 절입니다.

그래서인지 더 정이 가는 것 같기도 했지요.

문수동자 지혜의 샘에는 물이 넘치지 않아 고여있어 깨끗하진 않았습니다.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이 오지 않은것이 이유겠지요.

산에도 물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니 지구가 아픈 것이 인간으로써 미안해집니다.

이 계단을 오르면 사찰이 나옵니다.

이번에 문수사를 방문하게 된 것은 뜬금없이 아이가 절을 올리고 문수사에서 나눠주는 매실 엑기스를 먹고 싶다고 해서 였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고 하니, 지난 봄에 겹벚꽃 명소로 유명한 문수사를 조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갔었을 때 문수사에서 오가며 마실 수 있게 커피와 매실 주스를 나눠주신 것입니다.

그 때의 좋은 추억이 있기에 오늘 다시 올 수 있었습니다.

잠깐 문수사의 역사를 보면 정확한 창건연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고려 때의 창건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수사의 사찰들의 면면에는 오랜 역사를 확인 할 수 있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문수사는 사실 매년 봄, 겹벚꽃 명소로 아주 유명해져서 바로 옆 개심사와 함께 나들이 차량 행렬이 줄 잇는 곳입니다.

늦여름에는 베롱나무가 예쁘게 피어서 겹벚꽃 때 만큼 관광객이 많진 않지만 배롱나무를 보러 오는 분들도 꽤 많거든요.

이왕이면 저도 베롱나무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방문을 했지만 아쉽게도 베롱나무의 빨간 꽃은 95%는 떨어져 있고 단 몇 개의 빨간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문수사의 베롱나무는 유명하지만 단 한 그루만 있답니다.

대신 베롱나무의 사이즈가 크고 절 마당 가운데에 심어져 있어서 눈에 잘 띄며 주변 자연환경이 우수하여 사진을 찍으면 참 잘 나온다지요.

게다가 이 사찰에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고양이 가족들도 만나 볼 수 있으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참 좋아하는 사찰일 만 하겠다 싶었습니다.

배롱나무의 빨간 꽃은 보지 못했지만 극락보전 앞에 예쁘게 심어놓으신 꽃들은 만개하여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번에는 아이가 마셨던 그 매실주스는 없었습니다.

대신, 저희를 보고 보살님이 직접 나오셔서 바나나 두 개를 건네주십니다.

올 때마다 이렇게 맛있는 추억을 나눠주시니 자꾸만 이 곳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예뻐서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방석을 챙겨 부처님 앞에서 절을 올리는

모습을 보시고 아이가 예뻐서 주신 것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종교가 따로 없어도 사찰에 오면 절을 한번씩 올리면 왠지 정말 기도가 닿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좋은 날씨에 이런 산세에 사찰이 있어 편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하며 절을 올려 봅니다.

절을 올리고 나와서 보니, 저희처럼 저마다 소원을 빈 쪽지들이 금빛을 일렁이며 그 마음이 하늘에 닿길 바라는 듯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저마다 쓴 글씨체도, 소원도 제각각 이었습니다.

한 쪽에서는 공사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문수사도 이제 조금 더 확장되려나 봅니다.

새로 짓는 건물은 어떤 용도일지는 모르겠으나 더 쾌적한 사찰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기와불사를 단 돈 만원에 쓸 수 있다고 하네요.

대형 사찰에서는 못해도 몇 만원인 기와불사인데 만원이면 로또 두장 값..

이번 소원은 로또 용지가 아니라 기와불사로 해보기로 합니다.

생년월일과 이름, 주소, 소원을 차례대로 적어봅니다.

이런 경험은 오랜만에 하는 듯 하고 아이는 처음으로 적어보는데 굉장히 심사숙고하여 적어냅니다 ^^

모두 나무 아래에 모아두셨길래 저희도 나무 아래에 햇볕 잘 드는 곳에 놔두었습니다.

소원 성취를 꼭 바라면서요.

작은 사찰이지만 고요하고 고즈넉해서 오랫동안 머물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시 발걸음을 돌리기가 참 아쉬웠거든요.

이제 다시 왔던 길로 내려가야겠지요.

내려가는 길에는 또 다시 오겠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보살님이 주신 바나나 두개를 나눠 먹으며

겨울이 오기 전에 다시 오자고 우리끼리 다짐을 했습니다.

마냥 한 여름이라고 생각하니 덥기만 했었는데..

이 곳에 오니 가을을 본 것 같아 진짜 9월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을 누구보다 빨리 즐기고 온 것 맞지요~? ^^

서산 문수사

충남 서산시 문수골길 201

○ 취재일 : 2024년 9월 7일 토요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꽃숙이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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