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천주교 성지 북수동성당에서 2025년 소망을 빌다! ☆
"본 콘텐츠는 수원시 SNS 시민 서포터즈가 취재한 내용입니다."
어느새 12월, 이제 2024 갑진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올해는 푸른 청룡의 해라고 해서 많은 기대와 설렘을 안고 시작했는데, 벌써 저물어갑니다. 허황한 꿈을 꾸지는 않았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소소한 행복이 많았네요.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내준 것에 감사하고 2025년 소망을 빌기 위해 북수동성당을 찾았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화성행궁은 1년 365일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화성행궁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수원의 천주교 성지라 일컫는 북수동성당이 있습니다. 북수동성당은 종교시설이지만,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습니다. 단, 성지기 때문에 정숙을 유지하면서 관람해야 합니다.
북수동성당 정문에 '천주교 성지'라고 쓴 간판이 있습니다. 왜 이곳이 순교 성지가 됐을까요? 정문 오른쪽에 그 이유가 적힌 비석이 있습니다. 북수동성당은 옛날 포도청 자리였습니다. 이곳은 조선 시대 천주교 대박해가 시작되면서 많은 천주교인이 심문당하고, 순교한 장소라 성지가 된 것입니다.
겨울답게 눈이 쌓여 설경이 아름답습니다. 성당 경내에 수원 순교자 현양비가 있습니다. 현양비(顯揚碑)는 특정 인물이나 사건, 또는 단체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비를 뜻합니다. 12개의 길고 짧은 침목을 세로로 세워놓았는데요, 이 침목은 성당의 초석이 되면서 십이사도들과 수원 순교자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대성전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도 많은 천주교 신자가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양비 뒤 잔디마당에는 대형 십자가가 세워졌습니다. 대리석 안에 죽은 예수님을 안은 성모상 조각(피에타)이 있습니다. 그 앞에는 누구나 기도할 수 있도록 작은 책상이 있고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보니 죄짓고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수동성당에서 가장 중요한 대성전 십자가 아래 미카엘 대천사가 있습니다. 성 미카엘 대천사(Saint Michael the Archangel)는 천상의 군대의 지휘관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며 악과 싸우는 역할을 맡고 있는 강력하고 용맹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제가 앞에서 성당 터가 박해를 당했던 곳이라 했잖아요. 그래서 더 이상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 미카엘 대천사를 주보 성인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대성전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가 갔던 날이 일요일이라 미사가 거행되고 있었습니다. 많은 신자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네요. 저도 천주교 신자라 이날 미사에 참여했습니다. 북수동성당은 신앙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그저 조용히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늘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수원 성지 십자가의 길로 가봤습니다. 어느 성당에나 십자가의 길이 있죠. ‘십자가의 길’(The Stations of the Cross)은 천주교 신앙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14개 장소를 말합니다. 각 장소마다 예수의 수난 여정을 기념합니다.
"순교자들의 모후이신 성모마리아 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천주교 신자들이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는 곳입니다. 대형 묵주가 돌에 걸려 있습니다. 그리로 옆에 로사리오 길 의미를 설명한 안내판이 있습니다. 로사리오 길옆 성모마리아 상 앞에서 어느 신자가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기도를 하는지 몰라도 그 기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북수동성당에서 고풍스러운 벽돌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수원 성지에서 유명한 뽈리화랑이죠. 왜 뽈리화랑일까요? 북수동성당 제4대 뽈리 신부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기 때문이죠. 1954년 건립된 석조(화강석)건물은 오랜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뽈리화랑 옆에 뽈리 신부 동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내에 심 데시라또 신부 기념비도 있습니다. 뽈리(심 데시데라또) 신부는 북수동성당의 제4대 주임신부를 역임했습니다. 부임 이듬해 어머니가 준 돈으로 뽈리 신부는 수원 최초의 고딕 성당 북수동성당을 건립했다고 합니다.
안내문을 보니 뽈리화랑은 1934년에 세워졌던 소화 학술강습회(현 소화초등학교) 건물입니다. 이 학교는 1946년 6년제로 정식 인가를 받으며 소호국민학교가 되었는데요, 학교가 이전한 뒤 2007년부터 뽈리화랑으로 사용 중입니다. 뽈리화랑은 건물의 지붕과 벽체, 내부 구조 등은 원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뽈리화랑 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복도에는 소화초등학교 역사가 담긴 패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을 보듬으며 우리의 말과 얼을 지켜낸 작은 학교가 ‘소화강습회’였습니다.
뽈리화랑 교실 한 곳이 문이 열려 있는데요, 천주교 성물을 파는 곳입니다. 그런데 판매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안내문을 보니 무인으로 판매하고 있고 계좌로 대금을 이체하는 것인데요, 종교적 양심에 따라 판매하는 게 이채로웠습니다.
1층 복도 끝으로 가니 전시실 천정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1934년 소화강습회 당시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합니다. 지금은 낡고 오래됐지만요, 옛날에는 이 학교가 수원에서 가장 이름난 학교였습니다. 가톨릭계에서 설립한 수원 최초의 사립 초등학교였으니까요.
북수동성당 근처에는 화성행궁, 통닭골목, 팔달시장 등 수원의 주요 관광명소가 자리하고 있어 하루 코스로 방문하기에 좋습니다. 특히 성당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화성 성곽길이 있어 역사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북수동성당을 방문한 후 잔설이 쌓인 성곽길을 따라 걷고 통닭을 먹으며 수원 여행을 만끽해보세요.
지금까지 북수동성당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북수동성당은 수원의 천주교 박해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라 근대 천주교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2024년이 저물어 가는 요즘, 가는 해가 아쉽지만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의 소망도 빌잖아요. 북수동성당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 등 새해 소망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수원 북수동성당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42
※화성행궁, 통닭골목, 팔달시장과 인접해 함께 여행하기 좋습니다.
미사 시간
월요일 09:30, 화~금요일 11:00,
토요일 11:00, 19:30, 일요일 17:00
주차: 무료
문의: ☎ 031)246-8844
2024 수원시 SNS 서포터즈 이재형님이 작성해 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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