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독립운동가의 삶이 오래도록 기억되고 존중되길 기대하며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총무처 직원 일동. 앞줄 중앙이 청사 조성환 선생 ⓒ 국사편찬위원회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보통리 고택 달빛 음악회-독립운동가 조성환을 만나다’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오방색 매듭 팔찌 만들기, 보통리 고택 부채 만들기, 향나무 목걸이 만들기 등의 ‘전통문화 예술 체험’과 ‘보통리 고택 달빛 음악회’로 진행되었다. 달빛 음악회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뜨거운 삶을 살다 가신 청사 조성환 선생의 삶을 판소리와 랩 등 다양한 공연 장르로 재조명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역사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은 진지하고 경건한 참여로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전통문화 예술 체험 / 보통리 고택 달빛 음악회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독립운동가 청사 조성환 선생은 그의 업적에 비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선생은 창녕조씨의 집성촌이던 여주의 대신면 보통리에서 태어났다. 26세에 대한제국 무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부패한 군부를 숙청하려다 발각돼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 1907년 안창호 선생 등과 신민회를 조직해 항일운동에 투신했으며 일본 총리대신 가쓰라 암살계획이 적발돼 거제도에서 1년간 유형(流刑) 당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독립군단 외교부장, 임시정부 국무위원 겸 군무총장 등 임시정부 주요 요직을 거쳤으며, 한국광복군 창설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해방 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과 귀국하여 한국장교단장, 대한독립총회 위원장, 성균관 부총재 등을 역임하였다.

여주 꽃가람 오카리나 연주단 공연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선생의 많은 업적 중 기자가 주목한 것은 체코군단과 진행한 무기 구매 협상에 관한 부분이었다. 임시정부 군무부장이었던 선생은 체코군단과 무기 구매 협상에 나서 소총 1,200정, 기관총 6정, 탄약 80만 발, 박격포 2문, 권총과 다량의 수류탄 등을 값싸게 구매하였다. 이 협상에서 구입한 무기로 청산리 전투와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이끌 수 있었다. 대부분의 독립운동사는 청산리 전투와 봉오동 전투의 승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항일 무장투쟁의 빛나는 승전사로 기록된 두 전투의 승리는 최재형, 조성환 선생 등의 협상에 의해 진행된 독립군의 무장에서 출발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랩퍼 아이삭 스쿼브의 ‘청사(조성환 선생의 호)’ 랩 공연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조성환 선생의 업적과 한국 독립운동사를 돌아보는 달빛 음악회는 선생의 뜻을 기리는 200여 명의 참가자가 모여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 가족들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관을 전해주겠다는 바람으로 전해졌다. 조성환 선생의 독립운동사와 조성환 선생의 호 ‘청사’의 의미를 묻는 말에 막힘없이 답하던 초등학생도 있었다. 미래세대의 기억 속에 우리 독립운동가의 삶과 역사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운동가를 기리고 기억하는 것은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후대의 약속이기도 하다.

*조성환 선생의 호 청사는 맑은 청(淸)에 도롱이 사(衰)를 썼으며, 맑은 날에도 도롱이(우의)를 준비한다는 의미다. 암울한 식민지 현실이지만 좌절하지 말고 독립을 준비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리꾼 정초롱, 이제훈의 창작판소리 ‘조성환가’ 공연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보통리 고택 달빛 음악회 ‘독립운동가 조성환을 만나다’는 여주시가 주최하고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與民)에서 주관하였다. 이야기꾼 오채원이 진행한 이날 행사는 여주 꽃가람 오카리나 연주단, 국악실내악 여민, 소리꾼 정초롱·이제훈, 랩퍼 아이삭 스쿼브, 보컬에 류영욱, 박신영 등의 공연 예술인이 참여하였다. 국가민속문화유산 제126호로 등록된 조성환 생가(여주 보통리 고택)와 독립운동사를 정리한 창작판소리, 독립운동가,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등이 어우러져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전해졌다.

보컬 류영욱, 박신영의 신흥무관학교 교가(독립군가) 공연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제79회 광복절을 맞았다. 올해도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공물 봉헌은 이어졌고, 일제강점기 강제노동과 성노예 동원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다시금 주목받는 시대다. 여주는 청사 조성환 선생을 비롯해 을미 의병장 이인영 선생, 독립운동가 엄항섭 선생, 이포 3.1만세운동 등 많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간직한 고장이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가 여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미래세대의 올바른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 광복절을 맞아 진행된 달빛 음악회 ‘독립운동가 조성환을 만나다’를 통해 우리의 독립운동사가 살아있는 역사로 재조명되고 계승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연주를 담당한 국악실내악 ‘여민’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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