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거리,

그러나 시간의 흐름과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번화하던 골목길도

퇴색해가기 마련인데요.

그런 골목길을 보면

옛 향수에 젖게 마련입니다.

인천 동구 배다리헌책방거리

그런 곳 중의 한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배다리는 마을 이름으로

인천 바다가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차올랐던 곳으로

경인철도가 놓이기 전까지는

작은 배들이 드나드는

다리가 있었다고 하여

‘배다리’로 불리는 곳입니다.

배다리헌책방거리는

동인천 1번역 출구로 나와

지하상가 1번 쪽에서 시작되는데요.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1960~70년대 노점상과

헌책방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거리라고 합니다.

한창 전성기 일 때에는

40~50개의 헌책방들이

즐비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4-5개의 책방들이

헌책방 거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디지털화 시대가 되면서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이나

영상을 즐겨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종이 책방이 사라지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활자를 사랑하는 분들은

종이책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

헌책방에서 교과서나 참고서를 구해

학구열을 불태운 분들도 있을 텐데요.

한 권의 책은 이처럼

지식의 보고이기도 하지만

추억의 상자이기도 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헌책방 거리를 기웃거리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헌책방에 가득 쌓인

책들을 뒤적거리다 보면

가끔 메모가 적힌 책을 발견하기도 하고,

누군가 그어 놓은 밑줄 부분을 읽으며

얼굴도 모르는 독자와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배다리헌책방거리

배다리헌책방거리

남아 있는 책방들을

차례대로 방문해 보았어요.

배다리헌책방거리는

다수의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데요.

특히 한미책방은 ‘도깨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진 곳입니다.

노란색 간판과 입구의

자전거를 보니

드라마 속 장면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그 옆에 위치해 있는 아벨서점

50년째 헌책방 거리

지키고 있는 곳인데요.

옆 전시관 자리로 이전하게 되어

3월 10일부터 당분간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부탁되어 있습니다.

책방들 사이에는

공방이나 작은 카페 등도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문 앞에 세워 놓은

아기자기한 안내판과 글귀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데요.

‘내게 와 쉬려무나’라는 글귀와

나무 의자가 참 따스하게 와닿습니다.

책방들은 책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시 낭송회나 사진전 등

문화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는데요.

‘배다리 작은 책 시가 있는 길’이라는

서점 이름도 참 시적입니다.

1953년 처음 문을 연

집현전은 입구부터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습니다.

입구에 ‘여행’관련 서적들이

제 관심을 끌었는데요.

강석경 작가의 인도 여행,

이스탄불 여행책등을 구입했어요.

2층은 편하게 오래 머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는데요.

햇살 드는 오후 창가에 앉아

책을 읽으면 딱 좋겠더라고요.

헌책방 거리에서 모퉁이를 돌면

‘배다리아트스테이 1930’이 나오는데요.

아치형 빨간색 벽돌 입구는

옛 중세 거리의 작은 골목을

연상시킵니다.

이곳은 과거 진도, 성진, 길조 등

세 개의 여인숙이 나란히 있었던

‘여인숙골목’이었던 곳으로

지금은 카페나 갤러리 혹은

레지던시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곳입니다.

1940년대 세워진 ‘길조여인숙’

한일관이라는 고급 한식집이

여인숙으로 바뀐 곳인데요.

지금은 리모델링을 거쳐

‘빨래터’라는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리모델링 과정 중 옛 빨래터가

발견되면서 카페 이름도

‘빨래터’로 지었습니다.

카페 내부 빨래터 자리에는

예쁜 아치형 다리가 놓였습니다.

카페 곳곳에는 미술 관련

서적들이 꽂혀 있습니다.

누구라도 편하게 뽑아 들고

읽을 수 있어요.

가운데 쌈지문화공원은

성진여인숙이 있던 자리인데요.

건물의 노후화가 심해 건물은 해체하고

조각 작품들과 의자들을 설치해

마을공원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진도여인숙은

‘잇다(itta)작은미술관'으로

변신했습니다.

이곳은 갤러리와 레지던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골목길을 돌다 생각지도 않게

멋진 공간을 만났던 날인데요.

인천 동구에는 이처럼

과거 인천 시민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 곳이 많습니다.

폐허가 된 여인숙이

갤러리와 책방 등

문화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젊은 작가들이 다시 골목 안으로

모여들면서 거리는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듯합니다.

곳곳에서 재개발과

아파트 건립, 도로 건설 등으로

옛 것들이 무차별적으로 헐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불과 30~40년 전

우리네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인천 동구 골목여행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배다리헌책방거리>

※ 본 게시글은 제12기 인천시 SNS 서포터즈 변영숙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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