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은 울주군 두서면 백운산 탑골샘에서 발원해 동해로 유입되는 길이 47.54㎞ 하천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탐조한 생명의 젖줄 태화강 중류에 울러퍼지는 물새들의 겨울연가 현장을 포스팅합니다.

태화강 중류 물새탐조는 중구 다운동으로 건너가는 구루미길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다리를 건너는 곳곳에도 물새들이 먹이를 찾아 바쁘게 자맥질하고 있었습니다.

강가에 자라는 억새와 물새 그리고 하늘이 비치는 태화강물은 빼어난 미적 여유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놀란 물고기들이 물위로 솟아 올랐다가 잠수하는 사연을 유유히 흐르는 강물만 알고 있지 싶었습니다.

예고도 없이 침입한 나를 망을 보는 건지 아니면 망중한을 즐기는지 커다란 왜가리가 고개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다행이 내가 헤코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그 자리에서 연가를 부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수달과 함께 국내 하천 포식자로 그냥 서 있다가 긴 목을 작살을 발사하듯 뻗어 부리로 찔러 사냥을 합니다.

먹성이 좋아서 친척인 백로처럼 환경변화 적응력이 높아 살아남아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진 탓인지 억새 뒤에 몸을 숨기고 햇볕을 쬐고 있는 물오리 가족이 겨울 연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면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수작이 되지 싶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가며 만난 태화강 중류인 다전마을 강가에서 부르는 물새들의 겨울연가는 평온을 주었습니다.

태화강북자전거길을 지나고 강변에 벼랑이 있는 길을 걸어서 '베리끝 전설'이 있는 낙안산 아래에 접어 들었습니다.

베리끝은 다전마을에서 범서로 이어지는 낙안소의 절벽입니다. 낙안은 기러기가 많이 내려 앉는다고 불렸다 했습니다.

구영과 망성 사람들이 울산 장날이면 장보러 갔던 길이었습니다.

애절한 '베리끝의 전설'이 있는 곳입니다.

큰 홍수가 나 한 사내가 아내, 여동생과 함께 베리끝을 지나다가 아내와 여동생이 강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사내는 먼저 아내를 구하고 여동생을 구하려고 보니 급류에 휩쓸려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물에 떠내려 가던 여동생이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

“남창남창 베리 끝에 무정하다 울 오라바, 나도 죽어 저승 가면 낭군부터 정할레라.”

이 슬픈 노래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우리 한민족의 모심기 노래가 됐습니다.

전국 어디를 가도 모심기 노래엔 슬픈 이 구절이 빠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베리끝 아래를 흐르는 태화강을 두고 다전마을 사람들은 ‘나간수’라 했습니다.

오래 전, 이곳에 나씨 성(姓)을 가진 부자들이 살았는데 어느 날 스님 한 분이 이 마을에서 시주를 청했습니다.

대궐 같은 집 며느리가 나와 쌀을 주려는데, 시아버지가 노발대발하며 스님 걸망에 쇠똥을 퍼부었습니다.

스님은 며느리에게 내일 정오가 되기 전에 집을 떠나 높은 곳으로 피하라고 몰래 일러줍니다.

다음날 며느리가 높은 곳으로 피하는데 천둥번개가 치며 큰물이 흘러와 동네를 휩쓸어 버렸습니다.

마을은 강이 됐는데 사람들은 나씨 사람들이 나갔다 해서 ‘나간수’라 불렀다 합니다.

베리끝은 경치도 빼어나고 또 역사도 깊은데 베리끝 뒷산은 다전(茶田)으로 차(茶)를 기르던 곳입니다.

지금도 야생 차나무가 있으며 울산 최초로 차를 재배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가 죽으면 이곳에 묻었던 채봉골은 비오는 밤이면 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얘기가 전해져 옵니다.

백리를 흘러온 태화강이 베리끝에 와서 그 흐름을 멈추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대신 베리끝 전설이 물결처럼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장구산 갈림길을 지나 구영리 방면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습니다.

태화강을 기고 십리대숲이 간간이 이어지는 광경이 또 색다른 운치를 줍니다.

구영교를 지나서 선바위로 가는데는 태화강북자전거갈과 인도가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태화강을 따라 줄기차게 십리대숲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선바위 가기 전의 태화강에는 물오리들이 무리지어 겨울 연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 연가가 선바위 전설에 나오는 스님의 영혼이 내는 소리인지도 모릅니다.

선바위 주변에도 학을 비롯한 물새들이 부지런히 자맥질하며 겨울 연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학은 아름다운 선바위의 풍경에 풍류를 즐기면서 자유로이 부르는 연가가 귀를 호강시켜 주었습니다.

학은 두루미나 황새와 달리 다른 개체와 번식합니다. 혼자 생활하지만 백로나 가마우지와 무리를 짓기도 합니다.

큰 덩치와 날카로운 부리로 민첩하게 날 수 있기 때문에 맹금류를 제외하면 포식자의 위협을 받지 않습니다.

영역과 둥지를 아끼기에 다른 개체가 보이면 쫓아내거나 싸웁니다. 같은 왜가리가 나타나도 마찬가집니다.

선바위 윗쪽 나무에는 학이 쉬면서 한가로이 겨울의 정취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물소리를 장단 삼아 명민한 시를 읊조리고 있지 싶기도 합니다.

망성교 위로 올라가니 천연기념물 원앙이 무리로 자맥질하며 부르는 겨울 연가가 명창이었습니다.

멸종위기도 아닌데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유는 예로부터 1부 1처로 백년해로를 상징하는 물새이기 때문입니다.

망성교 위에 있는 사일마을 앞까지 자전거로 이동했습니다.

굽이치며 흐르는 태화강에는 어느 곳에서도 물새들의 겨울 연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태화강에도 어김없이 물새들의 연가가 울러 퍼지고 있었습니다.

갈매기와 물오리들이 떼창으로 부르는 태화강의 겨울 연가는 과히 압권입니다.

태화강에서는 연어, 은어 등 토종어종과 백로, 고니, 수달, 너구리 등 많은 종의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2005년 태화강 종합계획을 수립해 10여년 동안 7천554억원을 투입, 공업화로 죽은 강 살리기에 매진했습니다.

태화강은 1급수로 복원되었고, 2021년 국내 17번째, 국제적으로는 150번 째로 국제 철새이동경로 사이트에 등재됐습니다.

울산시에서는 철새 관광을 위해 올해는 ‘조류 사파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류 사파리 명소 설치, 체험형과 체류형 탐조프로그램 운영, 철새관광상품 홍보 사업입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포착되는 철새들을 관찰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생존을 위해 무리를 지어 천적에 대항하는 모습과 사랑을 통해 짝짓기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앞으로 태화강이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더욱 더 각광을 받아 관광명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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