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김영진 기자

신륵사 강월헌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남한강의 잔잔한 물길을 따라 펼쳐지는 여주는 예로부터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유명했습니다.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많은 묵객들이 여주의 풍경에 매료되어 시와 문장으로 찬양했으며, 이 아름다움은 지금도 여주의 곳곳에서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묵객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하는 시문의 주제로 여주의 8영(八詠), 10영(十詠), 16영(十六詠) 등을 소개했고 그중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8곳의 풍경은 여주 8경이라 불리며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여주대교에서 바라본 남한강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신륵모종(神勒暮鍾) 신륵사에 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

마암어등(馬巖漁燈) 마암 앞 강가에 고기잡이배의 등불 밝히는 풍경

학동모연(鶴洞暮煙) 강 건너 학동에 저녁밥 짓는 연기

연탄귀범(燕灘歸帆) 강여울에 돛단배 귀가하는 모습

양도낙안(洋島落雁) 양섬에 기러기 떼 내리는 모습

팔수장림(八藪長林) 오학리 강변의 무성한 숲이 강에 비치는 전경

이릉두견(二陵杜鵑) 영릉과 녕릉에서 두견새 우는 소리

파사과우(婆娑過雨) 파사성에 여름철 소나기 스치는 광경

양섬지구 ⓒ 여주도시공사

그중 하나인 양섬은 경기도 여주시 하동에 위치한 섬으로, 옛날 가축, 특히 양을 방목하던 곳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양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조선 시대 사관 최숙정은 양섬에 내려앉는 기러기의 아름다움을 시로 노래하며 그 경치를 찬양했으며, 양섬은 여주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양섬 순교 치명 기념비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오늘날 양섬은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넘어, 깊은 역사를 품고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신유박해 시기,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양섬에 몸을 숨겼고, 이후 발각된 이들은 여주 시내에서 처형되었습니다. 현재 양섬에는 그들을 추모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으며, 이로 인해 양섬은 여주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가 되었습니다.

양섬지구 평화공원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또한 양섬은 한국전쟁 당시 1.4 후퇴 중 발생한 민간인 학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비극을 기리기 위해 현재 양섬에는 평화공원이 조성되어, 전쟁 중 희생된 민간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양섬지구 산책로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양섬지구는 최근 4대강 사업을 통해 폭 50m~70m, 길이 1.5km의 샛강이 형성되면서 완전한 섬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지구 단위 개발을 통해 조성된 양섬지구는 여주시민들과 방문객들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양섬지구 자전거도로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샛강을 사이로 세종산림욕장과 마주하고 있는 양섬지구는 자전거도로, 야구장, 잔디밭 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봄과 가을, 산책과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양섬지구 둘레길 입구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최근 양섬지구에는 기존 자전거도로와 산책로에 더해 양섬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양섬지구 둘레길이 조성되었습니다.

양섬지구 둘레길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양섬지구 남단에 위치한 둘레길은 총길이 600m로, 최근 유행하는 맨발 걷기에 최적화된 자연친화적인 코스로 조성되었습니다.

양섬지구 둘레길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바닥은 입자가 고운 흙으로 포장되어 있어, 걷는 이들에게 부드러운 촉감을 선사합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고운 흙을 맨발로 밟기 위해 벗어놓은 신발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양섬지구 둘레길 세족장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적한 자연 속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길 끝에는 세족장이 마련되어 있어 맨발로 걷다가 지저분해진 발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배려도 돋보입니다.

양섬지구 둘레길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양섬지구 둘레길은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경험을 안겨줍니다.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자연과 하나가 되어 호흡할 수 있는 진정한 힐링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양섬지구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양섬은 개발이 이루어진 지역 외에도 다양한 야생화 군락과 풍부한 자연 생태계를 자랑합니다. 도심 속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품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양섬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양섬지구 둘레길 ⓒ 김영진 여주시민기자

이번에 조성된 양섬지구 둘레길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자연 그대로의 양섬을 느낄 수 있어 천천히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은빛 갈대가 춤추는 가을, 양섬지구 둘레길은 여주의 또 하나의 명소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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