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다가오는 가을,

가족과 편안한 나들이, 다양한 스포츠활동, 역사교육의 현장 양섬에서

멋진 가을을 만끽하길

여주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 역사교육 공간 양섬지구공원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8월의 끝자락에도 더위가 물러날 기색이 없다. 무더위를 피해서 탐방 취재를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양섬을 찾았다. 비가 내리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에 누가 이곳을 찾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양섬을 혼자서 돌아보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침 일찍 산책 나온 시민들,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사람들, 게이트볼 경기를 하는 어르신, 야구 동호회 회원들의 경기가 펼쳐지는 양섬은 에너지로 가득했다. 짙은 녹음과 여주시민이 만나는 양섬은 생동감이 넘쳤다.

여주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 역사교육 공간 양섬지구공원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양섬은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다. 먼발치에서 양섬을 들여다보면 여강 하류에 위치한 작은 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발 다가서 살펴보면 여주 팔경 중 ‘양도낙안(洋島落雁)’ 양섬에 기러기 떼 내리는 모습의 아름다움으로 소개될 만큼 오랫동안 여주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또한 신유박해로 대표되는 천주교 박해의 현장이자 한국전쟁 기간 중 대규모의 민간인 학살이 이뤄진 아픔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남한강을 통해 살아가는 많은 생명의 보금자리고 여주시민들의 휴식과 여가의 공간이기도 하다.

여주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 역사교육 공간 양섬지구공원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양섬은 여주 팔경 중 ‘양도낙안(洋島落雁)’ 양섬에 기러기 떼 내리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양섬은 여주 팔경 중 5경으로 소개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이제는 하천형 습지 등 자연성을 많이 잃어 기러기 떼 내리는 장관을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양섬 인근 갈대밭과 여강을 통해 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곳이다. 철마다 많은 철새들이 찾아와 머물다 가고 너구리, 고라니, 삵 등 많은 동식물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여강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형 습지와 모래톱에서 여주시민의 생활문화공원으로 모습을 바꿨지만, 양섬은 여전히 너른 품을 열어 많은 생명을 품고 있었다.

신유박해 9인의 순교자를 기리는 양섬지구공원 내 ‘순교자 기념비’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여주 한글시장 인근 비각거리에 세워진 ‘순교치명 기념비’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양섬은 신유박해의 대표적 순교지로 순교자 기념비가 있는 곳이다.

여주는 문화와 사상적 교류가 활발했던 지역이다. 일찍부터 서양 문물과 사상의 유입이 이뤄졌으며, 신유박해로 대표되는 천주교 박해의 중심 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양섬이 있다.

기록을 살펴보면 1800년 3월 여주 출신 정종호가 부활 대축일을 맞아 복자 최창주(마르첼리노), 이중배(마르티노), 원경도(요한), 조용삼(베드로)과 임희영 등의 신자들을 양섬으로 초대해 기도하고 부활 찬미가를 부르던 중 관헌에게 체포되었다고 전한다. 이들은 여주 한글시장 인근의 비각거리에서 순교했다. 비각거리 순교터에는 ‘순교치명 기념비’가 세워져 이들을 기린다. 또한 부활절 미사가 진행되었던 양섬에도 9인의 순교자를 기리는 ‘순교자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학살의 아픔을 기억하는 양섬지구공원 내 평화공원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양섬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학살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우리 역사의 가장 아픈 상처를 남긴 한국전쟁은 여주를 비껴가지 않았다. 동족상잔의 비극은 애꿎은 민간인에게까지 총부리가 겨눠졌다. 북내면, 대신면, 가남읍 등 여주 전역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되었다. 특히 양섬 일대는 여주 읍내의 민간인들이 적법한 절차도 없이 끌려와 처형된 곳이다. 이러한 반인륜적 전쟁범죄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여주시유족회’가 꾸려지고 양섬에 추모공원을 조성하였다. 새소리와 물소리로 평화로운 양섬에 이렇듯 아픈 역사가 배어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양섬이 평화를 향한 추모 공간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올바른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여주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 역사교육 공간 양섬지구공원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양섬지구공원은 여주시민의 휴식 공간이자 여가 공간이다.

많은 역사적 발자취를 남긴 양섬지구공원은 여주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제자리를 잡았다. 양섬지구공원의 둘레길에는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조성되어 시민들의 건강한 일상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세 개의 야구장이 세워져 야구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선착장이 들어서 있고 세종산림욕장과 남한강 자전거길로 이어져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세종대왕릉과 효종 능이 있어 다양한 역사교육도 가능하다. 양섬지구공원은 여주시민을 위해 다양한 주제로 품을 열어놓고 있다.

여주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 역사교육 공간 양섬지구공원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양섬지구공원은 여가와 역사교육의 현장이자 계절 따라 변하는 남한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여주시민 중에는 아직도 양섬의 진가를 모른 채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온다. 굳이 작정하고 떠나지 않더라도 가까이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 가족과 함께 편안한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곳, 다양한 스포츠활동이 가능한 곳. 올가을은 여주시민들이 양섬의 참모습을 확인하고 즐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주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 역사교육 공간 양섬지구공원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title":"여주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 역사교육 공간 ‘양섬지구공원’","source":"https://blog.naver.com/yeojuhangul/223561259679","blogName":"여주시블로..","blogId":"yeojuhangul","domainIdOrBlogId":"yeojuhangul","nicknameOrBlogId":"여주한글","logNo":223561259679,"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