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ein Kang

2nd solo exhibition

알록달록 도망가자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과 가까운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 제3전시장에서 강라인의 두 번째 전시 '알록달록 도망가자'가 열렸습니다. 전시 일정은 2024년 4월 2일(토)부터 4월 9일(화), 10시부터 오후 6시, 입장료 무료였고, 휴관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전시장에 한 여자분이 있기에 작가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면서 작가는 잠시 화장실에 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전시를 둘러본 다음에 그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자신은 작가의 엄마라고 조심스럽게 밝혔습니다.

독일에서 조각가로 살던 엄마(김성희)는 '라인강'의 이름을 따 아들의 이름을 '강라인'이라고 지었고, 그 아들은 어느 날 자폐 스펙트럼으로 진단받습니다. 그 후 엄마는 육아에 전념했고, 혼자만의 세상에 살던 28살 청년 '강라인'은 올해부터 그림으로 세상과 만나고 있으며, 두 번째 전시를 누리갤러리에서 오픈했습니다.

작가의 이름 '라인강'의 '라인'은 독일어로 'rein'이며, 독일어 사전을 찾아보니 '순수한; 맑은; 때 묻지 않은, 깨끗한; 깔끔한; 결백한; 진짜의, 불순물이 없는, 순종의, 순결한'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또 그가 그리는 구불구불한 '선'을 영어로 표현하면 '라인'이 되기도 하니, 묘하게 연결이 되는 느낌입니다.

작품에서 늘 도망가는 그가 빙빙 돌고 휘파람 불면서 엄마와 함께 꾸역꾸역 여행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사진의 작품은 왠지 작가의 자화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의 엄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가가 고개를 옆으로 뉘어서 가로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지 궁금하지만, 어떻게 느끼든 온전히 관람객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에는 연작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오른쪽에서 첫 번째 작품은 오른쪽에서 두 번째 작품의 세부 그림이라고 합니다.

작가의 엄마는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벽에 걸린 액자도 보이고, 손잡이가 달린 문도 보입니다. 전체 모양은 배처럼 보이고, 물결 같은 선도 보입니다.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가 세상이라는 너른 바다를 여행하는 자신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작가는 생각과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세상과 소통합니다. 왼쪽 그림의 일부를 클로즈업하면 오른쪽 사진과 같습니다. 검은색 하나로 전체를 메운 것이 아니라 선을 그리고 또 그려서 면을 메꾸었습니다. 작품을 찬찬히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알록달록 도망가자", "여러분, 여러분께"라며 노래를 자주 부른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머물다 펜으로, 붓으로, 물감으로 세상과 연결된 선을 만들어 스스로 걸어 나온 아들, 그리고 그 아들을 '일상으로부터, 공간으로부터, 상황으로부터 늘 도망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엄마가 참 대단하다고 느낀 전시였습니다.

작가의 엄마이자 조각가 김성희는 이제 막 세상과 연결된 아들과 함께 전시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속도가 느릴 수도 있지만, 가끔은 제자리를 빙빙 돌 수도 있지만, 꾸역꾸역 쉬지 않고 길을 만들며 앞으로 나아갈 모자의 항해가 기대됩니다.

제6기 고양시 소셜기자단 박종금


{"title":"고양아람누리 전시 <알록달록 도망가자 – 엄마와 함께 나아가는 강라인의 항해>","source":"https://blog.naver.com/letsgoyang/223416002309","blogName":"고양특례시..","blogId":"letsgoyang","domainIdOrBlogId":"letsgoyang","logNo":223416002309,"smartEditorVersion":4,"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m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