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상남도 온라인 홍보 명예기자단 조은희


약속의 땅 통영은 문학기행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청마 유치환, 대여 김춘수, 초정 김상옥 등 한국 근현대문학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문학가들이 통영에서 태어났을 뿐 아니라 이분들의 생가, 기념관, 동상 그리고 시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 한국 현대문학의 어머니이자 흙과 생명의 작가인 박경리 기념관을 찾아보았습니다. 함께 가보실까요?

박경리 기념관은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에 있는데요. 작가의 인생관과 문학정신을 담아 기념관이 설계되었으며, 건물 외관 벽의 벽돌이 도드라진 것은 통영의 섬이 입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합니다.

전시실 바깥에는 통영시 초정거리에 있던 ‘사마천’시비를 이곳으로 옮겨 놓았고, 유품 전시실은 2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념관 주변에는 생전에 채소 가꾸기를 즐기던 취미를 최대한 살려 채소밭과 장독대, 정원 등을 조성해 놓아 산책하기 참 좋더군요.

박경리 작가와 관련된 곳은 강원도 원주 박경리 문학공원과 문학의 집, 하동 박경리 문학관(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길 79) 그리고 통영 박경리 기념관 등 세 곳이 있는데요. 그중 두 곳이 경남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며 입구로 들어서 봅니다.

고추를 담고 계신 작가의 모습을 마주합니다. 손수 가꾸신 고추 한 봉지를 건네주실 것만 같습니다.

전시실 바닥에는 자연과 생명을 사랑한 선생을 기려 흙과 풀, 새싹이 이미지화되어있는데요. 행여 풀꽃이 밟힐까 조심조심 걸으며 선생의 일대기를 살펴봅니다.

작가는 1926년 통영에서 태어나 1945년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본명은 ‘박금이’였는데요. 1946년 김행도와 결혼했으며 소설가 김동리의 추천으로 1956년 단편 『계산』과 단편 『흑흑백백』이 현대문학에 발표되면서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삶을 시작합니다.

대표작으로는 1962년 『김 약국집 딸들』,1964년 『시장 전쟁』 등이 있는데요. 특히 26년간의 대장정 끝에 완결된 대하소설 『토지』는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을 역작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전시실에는 대표작 『토지』 친필원고와 여권, 편지 등의 유품이 있으며, 벽면에는 작가의 일대기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는 그래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요 무대인 안뒤산을 중심으로 한 마을 뚝지, 간창골, 충렬사, 강구안 등 당시(1890년대)의 통영의 옛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았는데요.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어머니 한실댁, 큰딸 용숙, 둘째 딸 용빈, 셋째딸 용란, 넷째딸 용욕, 막내딸 용옥이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이 외에도 박경리 선생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영상실, 다양한 작품과 명언 등을 모아 놓은 작은 전시실, 생전의 집필실 모습 등이 있어 기념관을 찾는 사람들이 작가의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시실을 나와 작가의 시들과 함께하는 시화들을 감상하며 묘소로 향해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봅니다. 묘소로 가는 입구 바닥에는 ‘옛날의 그 집’의 마지막 부분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이 있는데요. 가만히 읖조려 보니 참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영 미륵산 자락에 있는 묘소앞에서 아래를 바라봅니다. 박경리의 장편소설「김약국의 딸들」 제1장 「통영」 중에서가 떠오릅니다.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조촐한 어항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지점으로서 그 고장의 젊은이들은‘조선의 나폴리’라 한다.

그러니만큼 바다 빛은 맑고 푸르다. 남해안 일대에 있어서 남해도와 쌍벽인 큰 섬 거제도가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현해탄의 거센 파도가 우회하므로 항만은 잔잔하고 시절은 온화하여 매우 살기 좋은 곳이다. 통영 주변에는 무수한 섬들이 위성처럼 산재하고 있다. 북쪽에 두루미목만큼 좁은 육로를 빼면 통영 역시 섬과 별다름이 없이 사면이 바다이다. 벼랑 가에 얼마쯤 포전이 있고 언덕빼기에 대부분의 집들이 송이버섯처럼 들앉은 지세는 빈약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자연 어업에, 혹은 어업과 관련된 사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일면 통영은 해산물의 집산지이기도 했다. 통영 근처에서 포획하는 해산물이 그 수에 있어 많기도 하거니와 고래로 그 맛이 각별하다 하여 외지 시장에서도 비싸게 호가되고 있으니 일찍부터 항구는 번영하였고, 주민들의 기질도 진취적이며 모험심이 강하였다.

묘소를 내려와 다시 천천히 전시관을 둘러본 후, 통영 시내로 향했습니다.

작가의 생가가 있는 서피랑, 청마문학관, 청마 유치환의 시 ‘행복’에 나오는 우체국인 <통영중앙우체국>, 동피랑 남망산 공원 입구에 있는 대여 김춘수 시인님의 대표시<꽃>시비, 초정 김상옥 거리와 봉수골을 둘러보노라니 하루해가 짧게 느껴졌는데요.

자신의 문학이 자기 삶이라고 말씀하신 박경리 작가뿐 아니라 당시 활발하게 꽃피웠던 통영 출신 문학·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통영으로 떠나보시는 것도 의미 있는 여름을 보내는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박경리기념관

✅ 주소 :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박경리기념

⏰️ 관람 시간 : 화~일요일 09:00 ~18:00

📍 휴관일 : 월요일, 법정공휴일 다음날

💰입장료: 무료

📞 문의 : 055-650-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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