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문화 피서, 젊은국악단 흥.신.소의 기획공연 '양자택일'
한여름 밤의 문화 피서, 젊은국악단 흥.신.소의 기획공연 '양자택일'
지난 주말 저녁 7시, 대덕문예회관 2층 공연장에서는 대덕구민을 행복하게 하는 공연이 열렸습니다.
이 공연의 주제는 '양자택일'입니다. 연주하는 공연인데 연극 같은 제목에 '인터렉티브 국악콘서트'라고 해서 어떤 내용으로 공연이 진행될지 궁금했습니다.
2층 공연장 앞에는 공연 시각 30분 전부터 구민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관람객도 보였습니다. 일찌감치 공연장을 찾은 분들은 양자택일 포토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기록을 남기는 모습이었는데, 이날 공연에는 유난히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이 많았습니다.
입구에는 독특한 송신기가 있었습니다. 입장하는 분들은 모두 이 송신기를 하나씩 받아 들고 공연장으로 입장했습니다.
대전문화재단이 지원해서 지역 공연장의 상주단체 프로그램을 공연하는데, 이번 공연한 '젊은국악단 흥.신.소'도 상주단체로 이번 공연 무대에 오른 것입니다.
공연단체 이름이 특이합니다. 사람 찾는 걸 도와주는 흥신소가 아니라 '흥.신.소'입니다. '흥겹고 신나는 우리소리'라는 뜻을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쉽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국악을 목표로 활동하는 흥.신.소는 2012년에 데뷔한 국악그룹입니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우리 음악의 새로움을 창조하고 눈도 즐거운 무대를 지향하는데,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한국음악의 우수성을 알리는 젊은 국악그룹이라고 합니다.
이번 공연의 주제가 '양자택일'인 것은, 제시되는 두 곡 중에 청중들이 듣고 싶은 곡을 직접 골라서 송신기로 보내는 방식의 공연이어서 '양자택일'이 주제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공연을 시작하는 저녁 무렵이 되니 서쪽 하늘 구름 사이로 지는 해가 보입니다. '젊은국악단 흥.신.소' 단원은 모두 8명이라고 합니다.
예술감독과 기획 담당, 가야금, 타악, 소리, 대금과 소금, 해금, 피아노, 피리와 태평소까지 8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 공연에는 드럼, 베이스, 아쟁, 해금, 사회자로 5명의 게스트가 함께했습니다.
젊은국악단 흥.신.소의 기획을 담당하는 장원 예술감독이 먼저 무대에 올라서 송신기 사용을 설명했는데, 송신기 사용을 연습하면서 '오늘 공연이 기대된다 1번', '기대되지 않는다 2번'을 누르게 했더니 장난으로 2번을 누르는 사람도 있어서 모두 즐겁게 웃었습니다.
김병재 사회자는 예술 공연 전문 MC라서 청중들을 매우 즐겁게 하면서 풍부한 문화 상식을 바탕으로 연주곡을 해설하며 청중들이 공연에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프로그램마다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고 청중들이 송신기로 1번 또는 2번을 누르게 하니, 어린이 청중이 많았는데도 모두 집중하며 재미있게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첫 선택지는 남도의 한을 담은 '한(恨) 미라도시'와 '시나위를 위한 협주곡 영원'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동점이 나왔습니다.
동점이 나왔기 때문에 두 곡을 모두 감상할 수 있었는데, 우리 악기의 꺾는 소리와 가슴을 우리는 선율을 감상하면서 필자는 공연 감상하랴 사진 찍으랴 바쁜 와중에 눈물이 핑 돌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 공연 곡 선택은 해금 독주곡 '바다가 보이는 언덕'과 소금 솔로곡 'Lemon Tea'였는데, 소금 솔로곡이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어진 세 번째 공연 곡 선택은 길세진 명창의 소리를 듣는 순서인데 '그리다'와 '세상이 변하였소' 두 곡 중 2번 후자 곡이 선택을 받았습니다. 소리를 담당하는 길세진 님의 어린 제자들도 공연에 많이 왔다고 합니다.
젊은국악단 흥.신.소의 소리를 담당하는 길세진 님이 노래하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네 번째 곡은 피리 독주곡 '연정'과 태평소 협주곡 '산체스의 아이들' 중 선택인데, 2번을 선택한 분이 많았습니다. '산체스의 아이들'은 멕시코 빈민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외국 영화 주제가입니다.
다음 순서는 막간을 이용해서 연주자들의 춤을 보는 순서로 진행했는데, 대금 주자의 댄스를 보고 싶다고 1번을 선택한 분이 많아서 대금 주자가 추는 귀여운 최신 유행 댄스도 감상했습니다.
젊은국악단 흥.신.소에서 대금과 소금을 연주하는 최신 님의 댄스 타임을 담아보았습니다.
다섯 번째 곡은 길세진 님의 소리를 듣는 순서인데, 흥부가 주제의 '아이고'와 심청가 주제의 '바람에 떠'를 양자택일 표결에 부쳐서 흥부가 주제의 '아이고'를 감상했습니다.
젊은국악단 흥.신.소 게스트 송호연 님의 아쟁 솔로 연주 모습입니다. 여섯 번째는 아쟁 솔로 연주와 피아노 솔로 연주의 양자택일이었는데, 자주 들을 수 있는 피아노보다는 80:33으로 아쟁이 선택을 받았습니다.
일곱 번째 무대는 모듬북 협주곡 '타'와 드럼 협주곡 '타' 중의 양자택일이었는데, 젊은국악단의 공연인 만큼 청중들은 모듬북 협주곡을 선택했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앙코르곡을 들을 것인지 그냥 끝낼 것인지 양자택일이었는데, 장난으로 집에 가겠다를 누른 17표를 훨씬 넘는 92표의 선택으로 앙코르 무대까지 감상했습니다.
젊은국악단 흥.신.소의 앙코르 무대를 해주신 길세진 님의 모습입니다.
시원한 공연장에서 흥겨운 공연을 90분 동안 재미있게 관람하며 피서를 하고 나왔더니 밖에는 어둠이 내렸습니다. 재미있는 공연 기획과 진행으로 어린이들도 모두 적극 호응하며 공연을 감상하면서, 문화 피서를 즐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서오세요 그냥 좋은 대덕문화원입니다.'라는 전광판을 밝히는 글씨에 딱 어울리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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