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면의 외로운 섬 비산도
통영 원주민들조차 비산도라는 섬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섬
비산도는 한산도에서 북동쪽으로 300m 해상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작은 섬입니다.
섬의 형상이 커다란 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창공을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하여
비산도라는 명칭이 붙었으며,
면적 0.139km2에 섬의 최고 지점은 60m가
채 안되는 낮은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0여 채 남짓의 집들이 항구 쪽에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1일 1회 정기여객선이
운항되며 아침 07:00를 타면 섬들을 돌고돌아
2시간이 넘게 걸려서 마지막 정착지 비산도에
09:05분에 도착하고 나가는 배편은 14:55분,
마찬가지로 섬들을 빙 돌아 통영항에
도착할때 까지 2시간 정도가 소요 됩니다.
인적하나 느껴지지 않는 항구에 강아지 한 마리가
마중나와서 나를 졸졸 따라 다니면서 관심을
구걸하는걸 보니 얘도 사람이 그리웠나 봅니다.
9시 인데도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아
해를 등지고 찍으면 역광이 심해서 의도치 않은
실루엣 사진이 되어 버렸습니다.
섬의 오른쪽에 위치한 바다쪽으로 걸어가니
암반으로 이루어진 해안길이 나오는데
경치도 아름답고 위험하지도 않아서
여름에 이곳에 오면 물놀이 하기에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0여분 정도 바위길을 걸으면 다시 걸어나와야 돠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짐나 이곳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다 가도 좋을 만큼
제 마음에는 들었습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차가운 아침 공기를
삭이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다시 항구로 걸어 나와
이번엔 마을 뒷산쪽 나지막한 언덕길을
접어들어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걸어 가봅니다.
밋밋한 포장도로에 어느 어르신의 손길인지
자그마한 꽃밭을 만들어 놓았는데 보는 사람 마음도
꽃처럼 활짝 피어 나는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이 길을 따라 섬의 좌측 끝 날개 부분으로 가면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그곳을 내려오면 요렇게 아기자기한
모래 해변이 나옵니다.
해변 바로 옆으로 소나무가 바닷가를 향해
뉘어지듯이 휘어진 모양새로 굽어져 있는데
이 소나무 그늘아래에 명당을 발견하고
그곳에 자리를 깔았습니다.
이 여유로움 속에서 나만이 느낄수 있는 행복 !!
이번엔 컵라면에 김치까지 가져왔는데
정말 꿀맛입니다 ^^~
관광으로 오기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다고 해도
백패커들이 와서 하룻밤 묵으면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가기에는 정말 좋은 섬인 듯 합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길인듯 길이 아닌듯한 곳이 있어서
따라내려 갔더니 고라니들이 떼로 몰려 있다가
저를 보고 난리가 났습니다.
얼마나 격하게 반겨 주던지 고마워 죽을뻔했습니다
;;;
바닷가에 들렀다가 가방 하나 득템했습니다.
나름 명품 "구짜"
유연함이라고는 개뿔도 없는 저주받은 육신 같으니..
폼잡다가 가랑이 찢어 지는줄 알았습니다 ㅋㅋ
마을을 내려오는 길에 보니 그나마 있는 몇채의
집들 중에 서도 사람이 떠나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집들도 많아 보였습니다.
마을 이장님이 80세라고 하시는데 이제 앞으로
20여년 뒤쯤에 이분들도 안계시면 이 섬도
기억에만 존재하는 무인도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섬이라 예전에 2편 운항하던
정기선마저 이제는 하루 1회로 줄어들어
섬주민들도 불편을 격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작은 항구 안에서 이 추운 날씨에도 물질을 하는
해녀분들도 계셨고 바닷물에 채소를 헹궈
김치를 준비 하는 모습도 이젠 추억으로만
기억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관광섬들에 밀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작은섬
비산도이지만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그래도 나름 행복한 재미를 찾을수 있었던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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