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오후에 즐기는 강경포구와 옥녀봉 산책
포구라 하면 왠지 비릿한 냄새가 나는 생선이 많이 있고
나룻배가 오가는 작은 항구가 생각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강경포구는 비린내와는 거리가 먼 상쾌한 바람과
시원한 금강의 물줄기를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쾌적한 모습을 보입니다.
원래 강경이 바닷가에서는 거리가 떨어진 금강 하류의 나루터이었지만
서해의 수산물이 강경포구로 들어와 내륙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되었기 때문에
강경 시장이 크게 형성되었고 조선시대 중 후기에는 평양, 대구와 함께
조선의 3대 시장으로 불릴 만큼 큰 시장을 이루고 있었다 합니다.
논산천과 강경천이 금강과 합류하는 지점이 강경포구입니다.
서해에서 들어오는 수산물을 이곳에서 하역하면 논산천과 강경천을 통해 내륙으로 운송되어
전국으로 배송되었기 때문에 조선시대의 강경포구는 하루에 200여 척의 배가 드나들 정도로 큰 포구이었답니다.
지금은 작은 나룻배 한 척이 외롭게 떠 있습니다.
간혹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들이 이용하는 배가 아닌가 싶습니다.
금강의 지류인 논산천이 금강과 합류하는 지점에 부여로 향하여 놓인 다리가 멋스럽게 보입니다.
금강의 물길은 언제나 이렇게 풍부한 수량을 자랑합니다.
논산과 부여, 익산까지 이어지는 농토에 물을 공급하고 있어 가뭄은 걱정이 없답니다.
지금은 장마가 지나고 난 직후라 하천을 가득 메운 푸른 물길이 더욱 풍요로워 보입니다.
때로는 폭우에 저지대의 농토에서 물난리를 겪기도 하지만
이렇게 맑은 날씨에 보는 강경포구의 푸른 물길은 가슴이 탁 트이도록 시원하게 해 줍니다.
옥녀봉 아래를 흐르는 맑은 물에 수영이라도 하고 싶을 만큼 깨끗해 보입니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가끔 맛보기도 하지요 ^^
강경포구에서 황산대교 쪽으로 바라보니 장맛비에 성난 물결이 무섭게 흐르던 모습은 없어지고
넓은 호수같이 잔잔한 금강 하류의 물길이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옥녀봉 아래에 금강을 바라보며 세워진 멋진 배를 형상화한 '강경산소금문학관'입니다.
강경 출신인 박범신 작가의 생애와 작품을 주로 조명하며 김홍신 등 논산 지역 출신의 문인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옥녀봉의 공식 명칭이 강경산이고 박범신 작가의 인기 소설인 '소금'의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살았던 집이
옥녀봉 너머에 보존되고 있어 문학관의 이름을 '강경산소금문학관'으로 명명했다고 합니다.
문학관 입구에 세워진 조각상인데 어딘듯 지쳐 있는 모습이지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삶을 달관한 듯 표정이 편안해 보이기도 합니다.
배롱나무의 꽃이 아직 만발하지는 않았지만 아름답네요.
논산지역에서 많이 보는 꽃인데 100일 동안 꽃이 핀다고 해서 백일홍이라 불리기도 한답니다.
문학관의 옥상에 마련된 포토 존입니다.
노을이 질 때면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찍을 수 있을 텐데
아직 해가 지는 시간이 멀어 노을을 볼 수는 없지만
푸른 강물과 구름을 배경으로 해도 멋진 사진이 나올 것 같습니다.
강경산 소금 문학관에서 옥녀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어 따라가다 보니
새롭게 수리된 작은 초가집이 보이는데 문 앞에는 현판에 사진과 함께 설명을 많이 써 놓았습니다.
침례교회가 한국에 들어와 처음으로 예배를 드린 예배처소라고 합니다.
1896년 2월 미국의 파울링 선교사가 인천(제물포)을 오가며 장사하던
지병석의 고향으로 와서 그의 집에서 첫 예배를 드린 곳이라고 합니다.
옥녀봉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관광객들과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곳인데
오늘은 더위가 심해 사람들을 볼 수가 없네요.
바로 이곳에 침례교회의 최초 교회가 세워졌었는데
일제 강점기 시대 탄압으로 불타 없어지고 지금은 사진과 기념문만 남아있습니다.
옥녀봉으로 가는 중간의 언덕 위에 정자가 있고 정자에 올라가면 금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시원한 물줄기는 어디에서 보아도 가슴을 트이게 해 줍니다.
옥녀봉으로 오르는 계단을 지나면 넓은 평지에 이곳에서 유일한 가게인 '옥녀봉구멍가게'가 있습니다.
60년이 넘은 가게인데 할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이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입에 물고 바로 앞에 있는 옥녀봉을 오르면
여름에도 더운 줄 모르고 오르게 해 줍니다.
옥녀봉의 전설을 기록한 비석입니다.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놀다가 이곳의 아름다움에 취해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이곳에서 옥녀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합니다.
흔히 듣는 전설이지만 재미있네요^^
옥녀봉 정상에는 조선시대의 통신 수단으로 쓰이던 봉수대가 있는데
낮에는 연기를 피워 전하고 밤에는 불을 피워 소식을 전했다 합니다.
봉수에서 '수'(燧)는 연기를 뜻한다고 합니다.
옥녀봉 봉수대는 익산 용안면에서 봉수를 받아 황화산성과 노성으로 전했다고 합니다.
그 시대의 강경은 국방의 요충지로 되었나 봅니다.
옥녀봉의 명소인 '노을맛집'입니다.
이곳에서 석양이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것이
옥녀봉을 오르는 유일한 이유가 될 만큼 이곳 노을의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노을을 보기까지는 시간을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그냥 눈도장만 찍고 가야 하겠습니다.
가을에 와서 강경산소금문학관에 들려 책도 보고
노을이 질 때쯤 이곳에 와서 노을을 감상하고 싶습니다.
옥녀봉에서 내려 보는 금강이 주변의 평야와 어울려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앞으로는 멀리 부여가 보이고 눈을 옆으로 돌리면 논산평야가 펼쳐지며
하얀 비닐하우스가 끝없이 펼쳐지고 멀리는 고속철도가 달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이곳에서 보게 됩니다.
내려오는 길가에 핀 아름답고 탐스러운 수국이 더운 여름 오후에 찾아 준 손님을 반가워하는 듯합니다.
큰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이 더위를 식혀주고 시원하게 흐르는 금강의 물결이 더위를 잊게 합니다.
박범신 자가의 소설 '소금'의 모티브가 된 집의 현장을 단장해서 보존하고 있는 '소금집'입니다.
강경산 소금문학관을 있게 한 의미를 간직한 곳이지요.
내려오는 길에 배롱나무를 또 만나 반가웠습니다.
옥녀봉의 곳곳에 태극기가 많이 꽂혀 있네요.
아마도 이곳이 항일 투쟁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라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옥녀봉 공원에서 강경 읍내가 한눈에 내려 보입니다.
종탑이 많이 보이고 번성했던 옛날의 기억보다는
평화로운 작은 도시로 남아있는 모습이 더 정감이 가는 도시입니다.[서포터즈 황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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