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정갈한 기운이 들어오길 기원하는 장소 '쌍청당'

아직 추위와 겨울이 남아있지만, 흐르는 세월은 고장 나지 않고 다가옵니다. 2월 3일은 24절기의 첫 번째인 입춘입니다.

예로부터 입춘에는 한 해를 시작하면서 좋은 기운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대문 앞에도 글씨를 써놓곤 했습니다. 고택을 찾아서 새출발의 의미를 다지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우내 떨어진 낙엽을 말끔히 쓸어내린 쌍청당 앞마당의 풍경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입춘을 앞두고, 정갈하게 쌍청당을 정리하고자 분주함이 있었습니다.

쌍청당은 은진송씨의 후손들이 실제 살고 있는 공간이라, 평소에는 문을 닫아두고 있어서 안을 들여다보기 힘들지만, 단체관람이나 특별한 날에 개방하고 있는데 대청소하는 중이라 허락을 구하고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대덕구 중리동의 도심 속에 있기 때문에 지나면서 한 번쯤 보았을 텐데 대덕구 청소년어울림센터 바로 아래에 있고 주변으로는 주택가와 일반 상점들이 있습니다. 정문에서 바로 보이는 곳은 후손들이 사는 곳이고 우측으로 이동하면 큰 우물이 하나 보입니다.

우물은 보통 문밖에 있는데 안쪽에 있는 것이 특색이 있습니다. 집안에 우물이 있는 대표적인 명소로는 세종시 홍판서댁이 있습니다.

​우물 옆쪽으로는 '봉무정' 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왜 봉무정이라는 이름을 지었을까를 찾아보니 대전의 유명한 산이 보문산인데, 보문산의 옛 이름이 봉무산이라고 하니 이해가 갑니다. 뜻으로는 봉황이 춤추는 정자라고 하여 집안으로 봉황을 불러들였다고 합니다.

가을과 겨울에 떨어진 낙엽들을 쓸어모아서 이곳 아래에 정리하고 있어서, 윗부분만을 촬영했습니다. 이곳 옆으로는 작은 연못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없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수제문' 입구이고, 우측으로 보이는 건물이 현재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고택입니다.

​고택의 뒤쪽에는 이렇게 중문이 있어서, 관람객은 쌍청당 쪽만 둘러보게 되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직접 쌍청당 안으로 들어올 일이 있다면, 이 안쪽으로는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쌍청당을 관람할 때는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쌍청당 부분과 위쪽 최상단에 있는 사당입니다. 사당 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돌계단으로 되어 있고 주변에 배롱나무가 가득하여 감성이 충만해집니다.

​사당 쪽으로는 왼쪽으로 올라가야 하고 쌍청당을 보기 위해서는 쭉 직진하면 됩니다. 끝부분에 왼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은 높지 않고 문의 안쪽으로 쌍청당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습니다. 입구에는 쌍청당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은진송씨의 중시조이며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의 부사정을 지낸 쌍청당 송유의 별당입니다.

​대전에서는 '양송'이라고 하여 송준길과 송시열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송시열과 송준길은 부계와 모계가 모두 친인척간이었는데 부계의 경우 송유의 현손(玄孫)으로 송세량(宋世良)과 송세영(宋世英)이 있는데, 세량의 현손이 송시열이고 세영의 증손이 바로 송준길입니다.

​쌍청당 안으로 들어오면 잘 정돈된 마당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낮은 굴뚝과 담장 너머로는 위에서 설명해 드렸던 사당이 있습니다.

쌍청당 하면 건축학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일반 주택에서는 보기 드문 단청과 조선 전기의 건축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건물이라고 합니다. 몇 차례의 소실과 복원 등이 있었고 작년에도 보수 작업이 진행되어 들어가 볼 수 없었습니다.

​계단을 올라온 부분을 쌍청당 뜰팡 위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2025년 현재 중리동의 모습을 조선시대의 쌍청당 안에서 바라보는 느낌도 색다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하죠. 조금의 시간을 가지고 세밀한 부분까지를 살펴보면 좋을 것입니다. 문고리 하나하나, 그리고 한옥 문에 그려진 그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은은한 시간여행을 즐겨볼 수도 있습니다.

운치 있는 조명도 세워져 있습니다. 물론 밤에 대문이 열려있지는 않겠지만, 밤에 조명이 비추어질 때 쌍청당을 한번 거닐어 보고도 싶습니다.

​이것은 사당 쪽에서 바라본 담장 안 쌍청당의 모습입니다. 같은 부분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다름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배롱나무와 돌계단, 그리고 담장들이 있는 고택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 보았습니다.

'수제문'이라고 쓰인 정문은 평소에는 거의 닫혀있습니다. 그리고 그 왼쪽의 작은 문으로 사람들이 드나듭니다.

​앞쪽의 도로입니다. 쌍청당이라는 돌에 새겨진 조형물이 있고, '스토리가 흐르는 정려의 길' 이라는 안내판에 쌍청당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묵은 낙엽들이 큰 자루로 10푸대 정도가 나왔습니다.

입춘을 맞아 깔끔하게 묵은 낙엽들을 정리하였으니 정갈하게 새해에 길한 기운이 들어오길 기원해 봅니다. 2025년 새출발하는 분들께도 쌍청당의 좋은 기운들이, 이 글을 통해 경사스러움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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