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잔치마당, 2024 여주시 풍물연합회 ‘여주풍연, 여주풍년’ 상설공연 열려
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여주시 풍물연합회가 전통문화를 지키고 마을공동체를 유지하는 소중한 역할 이어가길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14일, 신륵사 야외공연장에서 여주시 풍물연합회가 주최하는 상설공연 ‘여주풍연, 여주풍년’ 공연마당이 열렸다. 이날 공연은 경기도자비엔날레와 여주도자페스타 기간에 열리는 행사라 더욱 뜻깊었다. 도자비엔날레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의 환호와 여주시 풍물연합회의 타악 소리가 어우러져 신명 넘치는 시간이었다. 지역의 대표적 문화 소재인 도자기를 주제로 펼쳐지는 도자비엔날레 잔치마당에서 울려 나는 풍물 소리는 더욱 흥겨웠다.
이번 공연에는 여주시 풍물연합회와 함께하는 17개의 사물놀이팀과 전통문화 공연팀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각 읍면동을 대표하는 풍물패가 참여가 눈에 띄었다. 여흥동, 금사면, 여주시, 북내면, 세종대왕면, 점동면, 오학동 등 지역의 이름을 걸고 참여한 풍물패들의 모습에서 마을의 화합과 전통문화를 지켜내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 마을을 대표해 오랜 시간 갈고 닦아왔던 풍물 실력이 열린 마당 위에서 펼쳐졌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면 마을별로 풍물패가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은 힘든 노동에 위로가 되고 마을공동체의 신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개인화되는 사회현상 탓인지 마을 풍물패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여주시에 읍면동별 마을 풍물패가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 마을공동체가 끈끈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확인이다. 마을별 풍물패가 더욱 반가운 이유다.
이날 행사에는 풍물 공연뿐 아니라 풍성한 먹거리 마당도 함께 펼쳐졌다. 예로부터 마을 잔치에는 풍물 장단과 함께 음식이 차려졌다.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농주 한잔에 음식을 나누며 마을의 결속력을 다져왔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여주시 풍물연합회 관계자는 “풍물 잔치마당을 찾은 손님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점차 잊혀 가는 대동 세상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다”라고 했다. 행사에 참여한 풍물패별로 한 두 가지씩 음식을 준비해서 관람객을 대접하고 있었다. 전이 부쳐지고 떡이 나눠지고 반가운 인사가 오가는 행사장은 말 그대로 풍성한 잔치마당이었다.
이번 공연에는 북내초 학생들로 구성된 ‘반여울 무용단’, 중복장애인시설 라파엘의 집 사물놀이 ‘소리친구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의 다문화예술단 ‘조아여’ 팀도 참여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였다.
처음 공연단으로 참여했다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민자 킨나롱 씨는 “난타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 여주시에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다. 대한민국은 나와 아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나라기 때문에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다. 이번 공연은 한국의 문화를 더 깊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주시 풍물연합회 공연에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여주시 풍물연합회 박영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맞아 올려지는 ‘여주풍연, 여주풍년’ 상설공연이 여주를 넘어 경기도와 대한민국 모든 사람에게 풍년 소식으로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차고 넘치는 사람들뿐 아니라 하루를 힘들게 버텨내는 모든 이들에게도 우리의 신명과 풍요가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여주시 풍물연합회는 여주시민들의 신명 세상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문화를 통해 행복도시 희망여주의 큰 울림을 만들어가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여주지역의 각 마을을 대표하는 풍물패와 타악 그룹이 참여하고 있는 여주시 풍물연합회가 지역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마을공동체를 유지하는 소중한 역할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추석을 앞두고도 무더위가 한창이었다. 9월 중순이 지났지만, 아직도 시원한 바람 한 자락이 그리운 날이다. 우리의 일상도 철모르고 몰아치는 더위처럼 한숨이 깊어지는 요즘이다. 팍팍한 민중의 삶에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것이 문화의 역할이다.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힘찬 풍물의 기운이 전해지고, 이 울림으로 힘겹지만, 한 걸음씩 발걸음을 이어갈 힘을 얻길 기대한다. 더디지만 계절은 풍요의 계절 가을의 문턱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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