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작가의 문학세계에

잠시 들어가 봅니다

충남 논산시 내동 1214


얼마 전 강경에 있는 소금문학관을 다녀오면서 박범신 작가의 작품세계를 잠시 들여다본 적 있는데 이번에는 논산에 김홍신 문학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문학계의 거장 박범신과 김홍신이 충남 논산 출신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 문학세계로 한번쯤 들어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풍요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홍신 문학관 건물

작가 김홍신은 1976년 문예지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한 이후 총 138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중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인간시장>은 ‘대한민국 출판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되어 56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대한민국 문학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작가는 어두운 곳을 찾아내어 빼앗긴 자와 쫓겨난 자, 고통 받는 자와 낙오자의 어둠을 사랑과 용서로 밝히면서 신화를 이루었다.

▲ 문학관내 책 전시관

김홍신 작가의 호는 ‘모루’다. 국회의원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던 故 홍문택 신부께서 ‘김홍신은 세상을 떠받치는 버팀목 같은 사람’이라는 의미로 지어 주었다고 한다. 모루는 대장간에서 불에 달궈진 뜨거운 금속을 위에 올려놓고 망치로 두드릴 때 사용되는 받침쇠 즉, ‘머릿독’ 또는 ‘머릿돌’로도 해석할 수 있다.

▲ 김홍신의 소개 영상

논산에 위치한 김홍신 문학관은 고향 후배인 남상원 아이디앤플닝그룹 회장이 소요비용 전액을 후원하면서 김홍신 이름의 첫 글자 홍자와 남상원이름의 첫 글자 상자를 딴 홍상문화재단을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건립사업을 추진하였다고 한다. 고향 선후배간의 넉넉한 우정과 사랑과 후원에 힘입어 2018년 여름 착공하여 이듬해 6월 「바람으로 지은 집, 바람으로 지은 책」 전시를 시작으로 개관하게 되었다고 한다.

▲ 벽에 붙은 바람으로 지은 집, 바람으로 지은 책

문학관의 지하 1층에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작가 김홍신의 대표작 <인간시장>의 2차 창작물(영화, 드라마 등)이 상영되는 극장이자, 공연과 강연, 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1층에는 ‘작가의 공간‘으로 작가 김홍신의 일대기와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 문학관 내부 모습

2층은 ‘작품의 공간’으로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알 수 있는 ‘바람’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담아 낸 움직이는 영상 <바람으로 그린 그림, 바람이 부른 노래>와 대하소설 <김홍신의 대발해>의 영상은 물론 작가의 수많은 기사, 원고, 인터뷰, 칼럼, 에세이, 사진, 영상 등의 자료 5,000여 개를 감상할 수 있다.

▲ 문학관 내부 모습

3층에는 ‘참여의 공간’으로 작가의 고향 논산을 시작으로 서울, 평양을 넘어 동북아의 너른 벌판까지 이어지는 문학 지도를 조망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그 옆 건물은 집필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를 보면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고향 논산을 중심으로 충청권 일대를 배경으로 쓴 고향을 배경으로 한 작품 「본전댁」 「기찻길 옆 오막살이」 『난장판』 『대곡』 등이 있다.

둘째는 서울 등 정치, 경제 중심의 도시 문명사회를 배경으로 사회 현실을 비판한 작품『해방영장』 『인간시장』 『도시에 갇힌 새』 『바람개비』 『바람 바람 바람』 『풍객』 『제4계급』 『역마살』 『좀 봐줘유 씨』 『제법 노는 사람들』 『요즘 윗분들』 『허수아비와 벙거지』 등이 있다.

▲ 문학관 내부 모습

셋째는 한 민족의 역사 공간과 유민 공간을 배경으로 쓴 역사와 민족을 반영한 작품 『김홍신의 대발해』 『내륙풍』 『칼날 위의 전쟁』 등이 있다.

넷째는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과 같은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는 작품 『사랑의 장난』 『벌거숭이들』 『바람개비』 『그대 영혼 훔치다』 『단 한 번의 사랑』 『바람으로 그린 그림』 등이 있다.

▲ 문학관 내부 바닥에 새겨진 작품들

바람이 낳은 작가 김홍신이 바라본 ‘바람’은 냉엄하고 폭력적인 시대에 필요했던 바람, 물질과 출세의 세속적인 바람, 냉철한 사회의식 뒤에 인간애에 대한 바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는 자유의 바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람의 의미를 사색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 문학관 내부 모습

문학관 내부를 둘러보다 만난 인간시장에 나오는 만화 그림이었다. 부모님들이 만화책 본다고 혼내는 틈을 이용하여 몰래 훔쳐보았던 그 만화의 캐릭터였다. 그 당시에는 우리 세대 학생들에게 베스트셀러였기에 그렇게라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옛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 문학관 내부 모습

문학관을 나오다보면 그 옆에 김홍신 작가가 내려오면 글을 쓰는 집필관이 세워져 있다. 그곳에서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이 대여해 글을 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몇 개의 집필실이 있는 것 같았다. 논산에 마련된 김홍신 문학관은 우리 도민들에게 큰 선물로 전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 집필관 모습

김홍신문학관

충청남도 논산시 중앙로 146-23

○ 주차장 : 무료

○ 개관 : 매주 공휴일, 월요일 정기 휴관

○ 취재일 : 2024. 8. 24.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류두희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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