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 여행지 '덕을 품은 굴다리 이야기거리'

덕을 품은 이야기 길은 회덕동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길로, 그 속에 담긴 많은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이 길을 걸으면 오래된 흔적과 더불어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된 벽화를 만나게 되며, 자연스럽게 이 지역의 역사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취재에서는 그 길 위에 남겨진 다양한 문화유산들과 벽화,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전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 만난 곳은 '어사 홍원모 영세불망비'와 '비각'입니다.

이곳은 회덕 지역 주민들이 조선 후기의 어사 홍원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과 비각입니다. 홍원모는 가난과 질병에 허덕이는 백성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정의로운 판결로 민심을 안정시킨 인물로, 그의 덕행은 회덕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세불망비'는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지역 주민들이 '어사 홍원모'에게 보내는 감사와 존경의 표시입니다. 비각 안에 서 있는 비석을 바라보면, 마치 그 당시 홍원모의 따뜻한 마음과 지혜로운 판단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어지는 길에는 '어사 홍원모'의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벽화는 홍원모의 생애와 그의 업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벽화를 보면 자연스레 그의 업적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이 벽화를 통해 회덕의 역사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다만 현재는 벽화의 일부가 사라지고 주차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취재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곳곳을 방문하다 보면, 점점 현대화 되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과거는 눈 깜짝할 새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진 골목길을 지나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감이 주렁주렁 열린 골목이었습니다. 아직 따갑지만, 절기상으로 가을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가운데, 벽화 속 풍경과 감나무가 어우러져 마치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된 듯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 골목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감의 색깔은 점점 노랗게 깊어질 듯합니다.

잠시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태권브이' 모자이크 벽화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대형 로보트 태권브이가 커다란 벽에 모자이크 형식으로 그려져 있어서 옛날 만화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벽화를 보면 저절로 로보트 태권을 흥얼거리며 깡통 로봇의 용감하고 유쾌한 캐릭터가 생각나서 웃음 짓게 됩니다.

아기자기한 벽화들을 보며 걷다 보니 '덕을 품은 굴다리 이야기거리'의 출발을 알리는 간판이 보입니다. 굴다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이곳이 어떤 길인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친절히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덕을 품은 굴다리 이야기거리는 이곳을 걷는 모든 사람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회상하며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만난 벽화는 1960년대의 학교생활을 담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들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며, 과거 정겨움을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특히 당시의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의 표정은 밝고 순수하여, 지금과는 다른 그 시절의 정겨움과 순수함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장면은 대전의 근현대 건축물을 주제로 한 게시물입니다. 이 게시물에는 대전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양한 근현대 건축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과거의 구 철도 관사촌부터 대흥동 성당 등 현재 남아있는 근현대 건축물입니다. 사진 속 건축물은 그 자체로 대전의 역사이자, 앞으로의 미래를 예고하는 상징적 존재로 보전하고 보전되어야 할 지역 문화유산이라고 생각됩니다.

근현대 놀이를 주제로 한 벽화와 함께 있는 말뚝박기 조형물은 지역 사회의 전통 놀이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흥미로운 만화로 그린 벽화입니다. 아이들이 말뚝박기하며 뛰어노는 모습이 그림과 함께 조형물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놀이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 조형물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사람들에게 옛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게 합니다.

한편, 재건축 중인 현장은 과거의 굴다리가 있던 자리를 새로운 아파트가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과거와 현재의 충돌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는 한때의 풍경이 사라지고 새로운 모습이 들어서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바라볼 때마다 아쉬움과 함께 시간이 흘러가며 변해가는 도시의 모습을 실감하며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뒷골장승'입니다. 이 장승은 지역의 전통을 상징하는 보호 신으로, 마을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장승의 역할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마을 사람들에게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주었으며, 지금도 그 의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서 있는 장승을 바라보면, 그 속에 담긴 지역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과 믿음이 느껴집니다. 덕을 품은 이야기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많은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회덕동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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