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기 SNS 기자단 조윤희

[1월 함안 여행/함안 명소] 조선시대의 아름다운 연못, 무기연당에서 2025년의 시작을 꿈꿉니다.

무기리(舞沂里)

-경상남도 함안군 칠원읍에 있는 법정리

2024년이 벌써 과거의 어느 날이 되고 2025년을 살아가고 있는 1월의 시간이 포근하고 따듯한 소식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드라이브도 할 겸 무기리에 있는 무기연당으로 향했습니다.

무기리는 칠원읍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남쪽 끝단에 자리하고 있어, 북쪽으로는 함안군 칠원읍 구성리·운서리·운곡리, 서쪽으로는 용정리와 예곡리에 접하며, 동쪽과 남쪽은 창원시에 둘러싸여 있답니다.

산지가 많은 지형 특성 때문에 남해 고속 도로는 서쪽에서 함안 2터널을 통과하고, 동쪽 양미재에는 창원 터널이 형성되어 있으며, 경남대로 주변으로 칠원 대동 아파트, 선두 아파트 등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무기리는 오래된 전통 마을로 함안 무기연당(咸安舞沂蓮塘), 함안 구고사 부도(咸安九皐寺浮屠), 함안 무기리 주씨 고가(咸安舞沂里周氏古家) 등 문화재가 있답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무기연당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함안 무기연당(咸安舞沂蓮塘)

-주소: 경상남도 함안군 칠원면 무기1길 33

-국가민속문화유산

-주재성의 생가에 있는 조선 후기의 연못

충효쌍정려문(忠孝雙旌閭門)

주씨 고가의 대문은 솟을삼문으로 되어 있는데 1783년에 주재성 선생에게 내려진 충신 정려와 그 아들 주도복 선생이 어머니의 병이 위독하자 손가락을 잘라 피를 흘려 넣어 목숨을 연장케 해서 1859년에 받은 효자 정려를 합친 충효쌍정려문으로서의 위상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서 두 정려가 나란히 걸려 있다는군요.

감은재(感恩齋)

주씨고가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넓은 마당과 함께 사랑채인 감은재를 만나게 되는데 자연석으로 2단을 쌓은 축담 위에 시멘트 이전에는 흙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시멘트로 정리한 바닥틀을 보았네요. 정면 3칸, 측면 2칸인 감은재는 중앙의 대청마루를 두고 양쪽에 온돌방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부친에게 벼슬을 내린 영조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호를 짓고 또 같은 이름으로 서실(書室)을 지었는데 주씨고가의 사랑채로서 현존하고 있답니다.

감은재 뒤편에 있는 안채는 현재 후손분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출입이 제한되어 있답니다.


무기연당으로...

한서문(寒棲門)

감은재를 마주하고 있는 한서문은 무기연당으로 들어가는 곳입니다.

'차갑고 청빈한 선비와 부귀공명을 탐하지 않는 도학을 연구하는 선비만 이 문을 출입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라는 천원지방의 유교적 우주관을 형상화한 것으로 사각형 연못 가운데 돌로 쌓은 석가산(石假山. 돌로 쌓아 산처럼 보이게 만든 가짜 산)이라고 부르는 인공섬이 있는 무기연당의 모습입니다.

국담(菊潭)

조선시대 선비들의 옛 고택들을 다니다 보면 고택의 건축미학에 반하는 경우 종종 있지만, 때로는 그 고택을 더욱 아름답고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보조적 건축물, 즉 연못이나 다리, 정자 등의 아름다움에 매료될 때가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죠. 함안의 무기연당처럼 말이지요.

함안 무기리 주씨고가(周氏古家)의 뜰에 만들어진, 작지만 우아한 자태를 지닌 연못 무기연당도 그 아름다움을 처음 본 제 시선은 호흡까지 함께 경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국담(菊潭)은 1717년에 만들어졌는데 마당에 연못을 파고 고기를 기르는 곳이었답니다.

무기연당의 이름 무기(舞沂)는 무우의 무(舞)와 기수의 기(沂)를 합친 글자로써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연못가에 정자를 짓고 학문을 즐기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증점의 욕호기 풍호무우(浴乎沂 風乎舞雩)를 그대로 실천한 국담(菊潭) 주재성(周宰成, 1681~1743) 선생이 자신의 연못에다 붙인 이름이랍니다.

수려한 소나무가 인공섬을 향하여 비스듬히 누운 돌계단 아래에는 '옛 선비가 갓끈을 씻고 마음을 가다듬었다'라고 하는 '탁영석(濯纓石)'이 있네요.


오랜 세월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소나무가 무기연당의 물 위에 비스듬히 서 있고 그 아래에는 무기연당의 맑은 물에 손을 넣을 수 있는데, 어부가 굴원에게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는 법이라고 했는데 무기연당에 탁영석을 놓은 것은 무기연당의 물이 맑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요.


국담이라는 연못 가운데 석가산을 쌓은 다음 이를 양심대(養心臺. 어진 마음을 기르는 곳)이라 하였으며, 석가산에는 '백세청풍(百世淸風)'을 새겨놓은 비석이 있는데 백세청풍은 오랫동안 부는 맑은 바람은 곧 영원토록 변치 않는 맑고 높은 선비가 지닌 절개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선비의 철학을 다짐하는 사대부가의 지조를 암시한다고 하네요.

충효사(忠孝祠)

연못 남쪽에 제사를 지내는 충효사가 있고 바로 옆은 주재성 선생의 영정을 모신 영정각이 있지요.

하환정(何換亭)

연못이 만들어질 때부터 있었던 하환정은 '자연의 삶을 고난의 벼슬길과 바꾸지 않겠다'라는 뜻이 있으며, 건물 내부에는 주재성의 충절을 노래했던 사람들의 시와 정자를 새로 고칠 때마다 사실을 기록한 글이 많이 걸려 있는 것을 둘러보면서 어떤 분이길래 칭찬으로 빼곡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건물은 정면 2칸, 측면 2칸 규모이고 연당 쪽으로 난간을 설치했는데 마루는 높지 않고 홑처마의 기와로 된 팔작지붕의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을 엿보게 되었답니다.

풍욕루(風浴樓)

무기연당 경내의 동북쪽 모퉁이에 '바람에 몸을 씻는 집'이라는 뜻으로 선비의 기상과 고상함을 표현하는 풍욕루는 후대에 지어진 누각으로 중앙에 마루를 두어 바람이 지나가게 했고, 대청마루 벽에는 성리학의 핵심인 '경(敬)'자의 편액이 걸려 있더군요.


무기연당에 가면 반할 수밖에 없는 소나무뿐만 아니라 향나무도 있어서 보아도 보아도 기이하게 뒤틀린 모습이 무기연당의 시간을 대변해 주는 것 같기도 하면서 사대부의 사랑을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씨고가는 영조 4년(1728)에 이인좌의 난을 평정시키는데 공이 있었던 주재성의 생가이자 주씨 종가로서, 일상생활공간과 휴식공간이 함께 조성되어 있는데, 일상생활공간은 대문, 남성들의 사랑채로 쓰인 감은재, 안채, 손님이 머물렀던 영빈사, 사당인 부조묘가 있고, 휴식공간으로 무기연당이 있지요.

아름다운 조선시대의 정원이자 휴식공간을 겨울에 와서 고택에게 오히려 송구하더라고요.

꽃이 피는 어느 날 아니, 연이 가득할 여름의 어느 날에 다시 꼭 와야겠어요.


조용한 무기마을에 1월의 시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혼란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롭게 다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신 분들은 무기연당에서 겨울의 사색을 누려보세요. 마음이 편안해질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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