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가을을 채색하는 영월근린공원
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여주의 멋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영월근린공원의 사계(四季)는 언제나 아름답다
여주의 가을은 다양한 얼굴로 사람을 대한다. 이때가 되면 남한강도 짙은 강 빛으로 깊이를 더하고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은 넉넉했던 품을 거둬 겨울을 준비한다. 여주 사람들의 심성을 닮아 모나지 않고 동글동글한 가을 산은 모두에게 품을 열어 단풍철임을 알려준다. 남한강 억새밭과 신륵사에서 맞는 강바람, 강천섬의 은행나무길을 걷다 보면 여주가 주는 가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여주의 가을 풍경 중에는 영월근린공원의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여주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여주 팔경의 2경으로 마암의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 영월근린공원이다. 하지만 시내와 인접해 있어서인지 여주시민들은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 채 지나치곤 한다. 오히려 영월루의 진가를 확인해 주는 것은 타 지역에서 온 손님들과 관광객인 경우가 많다. 남한강에 솟은 바위 암벽과 그 위에 올려진 영월루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여주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뿐 아니라 남한강의 일출과 일몰, 신륵사와 남한강 전체를 조망하고, 여주 시내를 한눈에 담아갈 수 있는 곳이 영월근린공원이다.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구는 여행하고, 음악을 듣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마음의 여유와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여주시민이라면 여러 고민이 필요치 않을 듯싶다. 점심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차 한잔 들고 영월루에 올라 보자. 탁 트인 누에 올라 남한강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맞고 직장과 가정으로 제한되었던 시선을 열어 강과 들을 품다 보면 어느새 맑은 에너지로 채워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영월루의 매력은 아름다운 풍경 감상에 머물지 않는다. 여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월루에 오르다 보면 공덕비와 열녀비 등 다양한 내용을 간직한 여러 비문을 만나게 된다. 굳이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도심 한가운데 강을 끼고 돌아가는 숲이 있고 풍화된 역사가 배치된 풍경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된다. 인위적인 조경으로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멋짐을 선사한다.
영월근린공원은 25,564㎡ 면적의 아주 큰 공원은 아니지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다. 이제는 희미하게 남은 마암의 전설은 고대부터 이어지고 있고, 보물 제92호로 지정된 하리 3층 석탑은 고려 중기부터 수백 년을 여주시민들 품에 자리 잡았다. 영월근린공원의 주인 격인 경기도 문화유산자료 제37호 영월루는 근린공원의 빼어난 풍광에 정점이 된다. 공원에는 한국전쟁의 아픔이 배어있는 한국전쟁 그리스군 참전비와 현충탑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상처도 자리해 있다. 근현대사의 아픔을 돌아보는 답답함이 있다면 공원 잔디마당에 놓인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영월근린공원의 여행을 마치면 좋을 듯싶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가을의 풍요로움을 뒤로하고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 있다. 가까이서 우리의 삶을 지켜준 소중한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이 계절, 시민들 삶 한가운데서 평화를 지켜주는 곳, 여유와 사색의 시간을 허락하는 곳. 언제나 여주시민들에게 넉넉한 품을 내어주는 영월근린공원의 소중함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여주의 멋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영월근린공원의 사계(四季)는 언제나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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