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시선을 놓아도 달큰한 꽃향기로 가득한 4월입니다. 햇살 가득 품은 4월의 첫날에 야생의 매력을 담고 있는 내정병산을 찾았습니다. 등산 코스는 우곡사- 용추계곡 갈림길- 내정병산으로 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봄이 슬며시 깨어나는 소리를 따라 함께 걸어보실래요?

내정병산을 가기 위해 우곡사를 향해 달립니다. 온 세상이 벚꽃으로 물 들어가는 계절인 만큼 우곡사 가는 길 벚나무에도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여기서 톡 저기서 톡톡 팝콘 터지듯 벚꽃 터지는 소리에 시선이 살포시 내려앉습니다. 키 큰 나무에 어찌 그리도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빈틈없이 피어 있는지 벚꽃들이 연출하는 집 체미에 마음을 다 갖다 놓습니다.

우곡 저수지에도 봄이 피기 시작합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앙상한 나뭇가지에 싹을 틔운 연한 새순의 싱그러움에도 마음을 다 빼앗깁니다. 안온한 저수지와 어우러져 그냥 쳐다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제 우곡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이 넓어 주차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사람들은 저마다 목이 마른지 약수 한 잔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숲에 약수터가 있어 주민들은 물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어 참 다행입니다.

이제 약수터 들머리를 시작점으로 내정병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산도 오르고, 자연이 품고 있는 생태도 살펴보고 그저 흥에 겨워 신바람이 절로 붙습니다.

창원 정병산(566.7m)은 촛대봉(520m), 수리봉(460m), 내정병산(493m)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오늘 오를 내정병산은 정병산보다는 조금 낮고, 정병산 안에 있다고 해서 내정병산이라고 한다는군요.

산 초입에 운동기구와 평상이 있어 산을 오르고 내릴 때 기초체력도 쌓고 편하게 쉴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습니다.

한국의 정서 돌탑에서 경건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이 고스란히 전해져 뜻이 이루어지기를 합장합니다.

산길 바로 옆 계곡에는 비가 온 뒤라 물꼬가 트여 경쾌한 음악을 틀어 놓은 듯합니다. 청정지역이라 좁은 계곡물 작은 웅덩이에는 일급수에만 서식한다는 도롱뇽 알도 있습니다. 자연 탐험을 좋아하는 아이들 손잡고 내정병산 산행 어떠세요?

도롱뇽 알에, 계곡물에 취할세라! 조금 더 올라가니 풀꽃 잔치가 열렸습니다. 우리를 반기듯 여기저기에서 야생화들이 유혹의 손길을 뻗습니다.

얼레지는 움직이는 걸음마다 방긋 미소를 건네며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잎에 얼룩무늬가 있어서 얼레지라고 한다지요. 꽃잎은 햇살이 쨍쨍할 때 한껏 젖혀집니다. 잎을 삶아 말려서 묵나물로 먹을 수 있으나, 독성이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설사를 한다고 합니다.

얼레지

얼레지 꽃에 W자 무늬가 보이시나요? 이것은 '허니 가이드'로 벌이나 나비에게 꿀이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안내하는 눈에 띄는 이정표 같은 것입니다. 허니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꽃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꿀샘에 도착하게 되고 맛있는 꿀을 먹을 수 있답니다. 벌이나 나비가 이 표식을 보고 꿀을 찾아가고 곤충의 몸에 꽃가루가 묻도록 하지요.

이 얼레지는 뿌리가 깊고, 꽃이 피는 데 5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얼레지 군락을 만나고 싶은데 산행이 어려우신 분은 우곡사 약수터에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으니 참고하세요!

현호색

보물 주머니, 비밀이라는 꽃말을 지닌 현호색은 괴불주머니 종류와 달리 땅속에 작은 공 모양 덩이줄기가 있습니다. 산기슭 약간 습기 있는 곳에서 자라는데, 봄에 일찍 꽃을 피우고 재빨리 열매를 맺고 한살이를 정리합니다.

꽃이 다양한 빛깔이고, 잎도 동글동글하거나 길쭉하거나 잘게 갈라지는 등 변이가 많고 독이 있는 덩이줄기를 약으로 쓴다고 합니다.

산자고

습지에 사는 소귀 나물을 자고라 하는데 산에 사는 자고라는 뜻으로 산자고라 합니다. 꽃은 햇살을 받으면 피고, 해가 없으면 꽃잎을 닫습니다. 꽃잎을 닫으면 자줏빛이 돌고 꽃잎이 벌어지면 하얀 별 같죠? 물구지 , 까지무릇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남산제비꽃

제비꽃은 봄에 제비가 날아올 무렵에 핀다고 해서 제비꽃 이름이 붙었다죠. 기다란 꿀주머니가 오랑캐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오랑캐꽃, 작고 귀여워서 병아리 꽃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수십 가지 제비꽃 가운데 이 꽃은 남산제비꽃입니다. 잎이 잘게 갈라지고 꽃향기가 짙습니다. 꽃잎에 보라색 ‘허니 가이드’ 보이시나요?

개별꽃

꽃이 별꽃과 비슷해서 개별꽃입니다. 하지만 자라는 모습은 별꽃 모습과 다르고, 꽃잎 끝부분이 살짝 파였죠? 꽃자루에 털이 있고 작은 인삼 모양 덩이뿌리가 달리는데 '태자삼' 이라 하며 약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큰개별꽃

이것은 큰개별꽃인데 다른 점이 보이시나요? 큰개별꽃은 끝이 뾰족하고 꽃잎이 5~7장이고 꽃자루에 털이 없답니다.

족두리풀

꽃이 옛날 혼례 때 새색시가 쓰던 족두리를 닮았다고 족두리풀이라는군요.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립니다. 잎은 보통 뿌리줄기 마디에서 두 장씩 올라옵니다. 짙은 자주빛 꽃이 땅 가까이에서 피며 매운맛이 나는 뿌리를 '세신'이라 하며 약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ㅡ풀꽃도감 참조

중의무릇

중의무릇, 노루발풀, 솜나물 등 야생화 천국입니다. 지면이 부족해 더 소개하지 못해 너무 아쉽습니다. 올봄에는 우곡사를 시작점으로 내정병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야생화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길을 따라 올라오면 이 표지석이 보입니다. 이 지점 용추계곡 갈림길에서 우리는 우측으로 내정병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봄에 산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꽃이 진달래지요. 진달래도 한창입니다. 옛 기억 한 자락 읊조립니다. 간식거리가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 설탕을 섞어서 꽃잎을 먹기도 하고 화전을 부쳐 먹기도 했던 기억 말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목 곳곳에 쉬었다 가란 듯 놓여 있는 평상과 벤치가 있어 잠시 쉼을 만들거나 간식을 먹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쇠딱따구리가 둥지를 지으려다 실패한 나무라는군요. 딱따구리는 드르르, 드럼을 두드리는 것 같다 해서 '드러밍' 이라고 한다지요. 드러밍은 둥지를 짓는 소리가 아닌 자기 영역을 표시하거나 짝을 찾을 때 내는 소리라고 합니다. 간간이 드러밍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폰으로 딱따구리를 담지 못해서 아쉬웠답니다. 혹 산에 가면 조용히 귀 기울여 딱따구리의 드러밍 소리를 들어보세요!

여름에는 물이 쵝오이듯 봄에는 산이 최고입니다. 그 느낌아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 바쁜 일상으로 달려가는 마음을 붙들어 앉히고, 제각각의 모습으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낮에 여기에 머물러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이 아닐까요?

잠시 쉼을 가지고 정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놓습니다.

양지에서 잘 자란다고 양지꽃이라지요. 풀꽃이 있는 곳은 지나치지 않고 자세하게 살펴보는 지인의 열정에 한 표 던집니다. 풀꽃을 관찰하려면 산에 오르는 오전보다는 햇살이 가득한 내려올 때 관찰하는 게 훨씬 더 예쁘게 피어있답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또 오릅니다. 마치 설악산 봉정암 깔딱 고개 같습니다. 등산을 목적으로 길만 걸었다면 더 힘들었을 텐데. 산에 생기를 돋게 하는 풀꽃, 산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여자들의 무기 수다가 있었기에 조금은 수월하게 가파른 길을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산행은 혼자보다는 함께 가는 것이 좋은 이유입니다.

이제 마지막 이 관문만 통과하면 내정병산 정상입니다.

드디어! 내정병산 정상에 섰습니다. 넓게 펼쳐진 창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소나무 사이로 펼쳐진 푸른 하늘, 그 사이로 날아다니는 산새들이 어우러지고, 올라올 때 힘들었던 순간은 깡그리 잊은 채 정상의 매력에 흠뻑 젖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힘들지만, 정상에서 마주한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정상에 평상이 있어 창원 시내를 바라보며 산 공기를 마시며 도시락을 먹어도 됩니다. 산에서 먹는 점심은 무엇을 먹어도 꿀맛이 아닐까요?

오늘 내정병산 산행 어떠셨나요? 정병산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내정병산까지만 올라와도 봄의 기운을 듬뿍 받은 것 같습니다. 지저귀는 새소리는 물론 다양한 풀꽃들을 만날 수 있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봄의 가운데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야생의 매력을 담고 있는 내정병산을 올라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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