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만나는 만추 - 남구 태화강 철새공원 은행나무 정원
셋째 주에는 가을 치곤 이례적인 폭우가, 마지막 주에는 경기도에 이례적인 폭설을 안겼던 11월도 이제 끝이 나고 12월로 접어들었습니다.
올가을은 태풍도 없이 유난히도 포근한 날씨가 지속된 탓에 전국적으로 단풍 시기가 평년 보다 많이 늦었는데요.
12월이 되면서 이제 울산 도심 속 풍경을 보고 있자니 가을보다는 겨울이 왔음을 알 수 있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도심 속 몇몇 장소는 아직도 아름다운 늦가을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울산 남구 태화강 철새공원 은행나무 정원입니다.
태화강을 찾는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 탐조 장소로 유명한 남구 '태화강 철새공원'에 있는 은행나무 군락지는 정원으로 조성되는 전부터 가을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장소로 주민들에게는 유명한 장소였습니다.
이곳에 태화강 철새공원과 함께 은행나무 정원이 만들어지면서부터는 은행나무 단풍을 보고자 가을에 외지인들도 일부러 찾는 장소이기도 한데요.
많은 이들이 일반적인 은행나무 단풍 시기를 생각하고 10월 하순~11월 중순에 사이에 방문하고는 무척 당황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은행나무가 너무 물이 안 들어서 당황스러운 거지요.
그만큼 이곳 은행나무들이 울산 도심에서 가장 늦게 단풍이 드는 장소 중 하나일 건데요.
평균적으로 다른 은행나무가 모두 잎을 떨군 11월 중순부터 하나둘 물들기 시작하는 장소입니다.
올해 같은 경우는 평년보다 더 늦은 11월 하순부터 조금씩 물들기 시작했는데요.
12월 되면서 단풍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12월 3일 은행나무 정원을 찾았습니다.
항상 단풍을 보고자 11월 말에 은행나무 정원을 찾다가 지금 단풍이 좋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처음으로 12월에 은행나무 단풍을 만나러 갔기에 조금은 긴가민가 했는데요.
조금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태화강 철새공원은 입구부터 그야말로 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습니다.
공원 곳곳으로 나무들이 저마다 알록달록 물들은 잎들을 만추의 풍경을 보러 온 이들을 위해서 꼬옥 붙들고 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내년을 기약하며 가지치기를 하느라 분주했고요.
평년 같았으면 앙상한 가지만 뚝뚝 떨어졌을 텐데요. 미쳐 떨구지 못한 잎들까지 함께 잘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름다운 가을을 이렇게 작별해야 하는 것 같아 맘이 좀 아팠다지요.
이제 은행나무 정원입니다. 은행나무 정원 입구에는 단풍나무가 절정입니다. 매번 가을 은행나무 정원을 찾을 때는 단풍나무 단풍이 항상 마른 채 지고 있었는데요. 은행나무 정원에서 이렇게 물이 잘든 단풍나무를 만난 건 올해가 처음이었습니다.
어찌나 이쁘던지. 은행나무보다 단풍나무에 먼저 맘을 주고 말았습니다.
단풍나무 앞에서 한창을 서성이다 은행나무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이곳은 아직도 푸른 잎을 간직한 은행나무들도 제법 있더군요.
아직 오솔길에 은행잎이 덜 깔려서 조금 놀랐습니다. 이번 주말이 되어야지 오솔길 위로 노란 카펫이 깔릴 것 같더군요.
오솔길을 지나면 벚꽃길이 나오는데요. 12월 초가 되니 벚꽃 잎은 온데간데없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습니다.
벚꽃길이 그리 길지 않지만 봄날 벚꽃과 대나무의 대비가 무척 인상적인 장소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벚꽃 필 무렵 한적한 나만의 산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기억해 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벚꽃길을 지나 이제 은행나무 정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은행나무 정원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둘러보는 장소이기도 한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곳 역시 단풍이 한창입니다.
적당히 바닥에 은행잎이 뒹굴고 적당히 나무에 은행잎이 매달려 있어서 어느 풍경 하나 아쉬움이 없습니다. 12월에 이런 풍경을 만나다 보니 은행나무 정원으로 내딛던 한 걸음 한 걸음을 통하여 시간을 거스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은행나무 자체가 높고 풍성해서 정원 주위로는 그야말로 빼곡하게 노랑 잎이 깔렸습니다. 게다가 떨어진 은행잎 하나하나가 아직 마르지 않고 어찌나 생생한 지 올가을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단풍을 만난 날이었습니다.
정원 한쪽에는 노란 카펫이 곱게도 깔렸습니다. 12월에 만나는 만추라 대부분 예상을 못 했는지 강변을 오가며 운동하는 이들만 이따금씩 멈춰 서서 구경하는 것 말고는 찾는 이 하나 없어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더라고요.
은행나무 정원 안의 쉼터가 무척 좋습니다. 제가 찾은 이날 오전에는 날씨가 조금 쌀쌀해 카메라만 들고 왔는데요.
여름날 은행나무 정원 아래쪽 맥문동 군락지를 만나러 올 때마다 개인적으로 항상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준비해서 늘 이곳에서 머물다 가는 게 저만의 여름 피서법이라지요.
방문하는 날 날씨만 괜찮다면 노란 은행나무도 만나고 쉬다가 가는 것도 만추의 은행나무 정원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12월에 만나는 만추의 은행나무 정원 풍경을 잠시 살펴봤는데요.
올해 경남 지역의 단풍을 다녀보니 많이 늦었지만 색깔이 진하고 무척 곱게 들었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울산의 단풍 명소 역시 그러하더군요. 태화강 철새공원 은행나무 정원 역시 시기는 조금 늦었지만 아름답게 물들어 절정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첫눈 소식에 가을을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속설 없이 떠나보내 아쉬웠던 이들이라면 은행나무 정원에서 이번 가을과 제대로 이별 다운 이별을 해 보길 바랍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태화강철새공원
- #은행나무정원
- #태화강국가정원
- #울산가을가볼만한곳
- #울산태화강국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