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지나간 자리 또 다른 꽃들이 찾아왔다.

그 향기가 온 천지에 만발하는 계절이다.

이 계절에는 꼭 꽃구경을 가야 한다.

살아내느라 지친 일상이 우리를 점령할 때 우리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몸과 마음을 적셔야 한다.

먼 곳으로 꽃구경을 가는 것도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봐도 좋겠다.

그 중 하나로 도덕산 자락, 아담한 야생화 동산을 추천한다.

지난 주말, 작지만 큰 즐거움을 주는 도덕산 야생화 동산에 다녀왔다.

동산에 오르는 순간 눈이 호동그레졌다.

작약꽃, 창포, 매발톱, 애기똥풀꽃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작약 꽃의 알싸한 향기가 야생화 동산을 가득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길 잘했다 싶다.

동산을 지나던 등산객들도 발길을 멈추고 꽃들의 향연에 취한 듯 바라본다.

아니, 자연이 그려낸 오월의 수채화에 넋을 잃고 멈추어 선다.

자연이란 참으로 경이롭다.

그 어떤 그림이 이토록 아름답고 신비로울 수 있을까?

작고 소박하고 조용한 모습 등 다양한 종류의 풀과 꽃들이 다정히 혹은,

무심하게 펼쳐져 있다.

선선히 불어주는 바람이 달콤한 날

꽃말이 ‘수줍음’이라는 작약은 바람에 몸을 맡겨 제멋대로 덜컹이고 있다.

활짝 핀 꽃송이들, 짜릿한 향기와 고고한 자태로 동산을 물들인다.

보랏빛 꽃창포도 야생화 동산을 물들이는 식구 중 하나다.

군락으로 심어 둔 꽃창포의 보랏빛이 보는 이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가 하면

바람에 한들거리며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이 경이로움을 어떤 단어로 어떤 수식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 곁, 활짝 열린 한 송이 꽃 속에서 뒤영벌 한 마리가 꿀을 빨고 있다.

열심히 꿀을 빠는 저 곤충도 오랜 시간 이 순간을 기다렸을 것을 생각하니 방해꾼이 되면 안 되겠다.

조용히 지켜보는데 윙윙 거리는 소리가 아기 젖 빠는 소리 같아 듣기에 좋다.

작약과 창포가 한 식구인 양 어울렁 더울렁 피어 있는 모습이 왠지 가슴 저릿하다.

어린 날 집집마다 꽃들이 핀 마당가에 윗집 아줌마 아랫집 아줌마가 모여 이웃의 정을 나누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 꽃 속에 각인된 지나간 시절이 그리운 것이다.

이 곳은 많은 사람이 북적대지 않아 좋다.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의 이마들이 멀리 보인다.

언뜻 언뜻 서 있는 나무들 사이로 오월의 바람이 지나가고, 흔들 그네에 앉은 이들의 머리 위로 바람이 내려앉는다.

그 바람결에 꽃들은 향기를 실어 보낸다.

푸른 물결 출렁이는 옥잠화 사이 수줍게 핀 한 송이 메꽃, 고개 숙인 매발톱꽃,

이름모를 흰 꽃들이 화려한 꽃들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피었다.

저 멀리 햇살이 비추이는 꽃밭, 언덕이 왠지 환상적이다.

크고 작은 꽃 소박한 꽃 화려한 꽃, 서로 차별하지 않고 피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가만히 바라보노라면 바람과 꽃향기, 풀과 꽃, 나비의 무희가 동화처럼 펼쳐진다.

고요와 평온이 넘실대는 이곳, 동화 속 동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멋지고 아름답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디지털로부터의 해독과 힐링이 필요하다면,

조용한 힐링장소, 도덕산 자락 ‘야생화 동산’에 올라보길 권한다.

광명시 온라인시민필진 제리 (이현희)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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