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만난 청년 창업가는 축구 한길만을 보고 달려가는 청년 창업가입니다.

10대 시절 스페인·아르헨티나 등 해외에서 유학 생활을 이어가다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울산으로 돌아와 축구 보호대 ‘엘초이스’ 브랜드를 론칭하는 이준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축구인들을 위한 보호대 브랜드, 엘초이스를 운영하는 99년생 이준혁이라고 합니다.

2019년 9월 스물한 살에 온라인 사업 창업을 시작했고, 어느덧 6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유통을 4년 정도 하며 다양한 제품을 온오프라인 넘나들며 유통했고, 그 과정에서 유통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웠어요. 5년 차 때는 수입과 제조를 직접 해보며 모든 지식을 배웠고, 지금은 그렇게 단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브랜드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엘초이스는 축구인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걸 0순위로 두고 있으며, 그를 위해 축구인들을 위한 보호대와 축구 정보를 제공하는 칼럼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Q.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저도 축구 선수였어요. 5년 동안 아르헨티나에서, 4년간 스페인에서 축구 유학을 했는데요. 스무 살이 되는 막바지에 발목 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하고 축구를 그만둔 케이스입니다. 축구인에게 목숨과도 같고 가장 많이 당하는 부상이거든요.

물론 선수 생활을 접은 것일 뿐이지 감독이든 코치든 업계 종사자가 될 수도 있었죠. 다만 저는 한창 축구를 할 당시에도 ‘내가 축구를 택하지 않았다면 뭘 했을까?’라고 늘 생각했어요.

제2의 인생을 산다면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축구를 그만둔 게 스물한 살인데, 축구 심판·코치·캐스터·감독 등 은퇴한 축구 선수가 가는 뻔한 길을 가면 30대가 됐을 때 다양한 길을 택할 기회가 없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유학으로 쌓은 지식과 전문성은 있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사업을 창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스페인 유학 시절

Q. 처음 창업을 했을 때는 어땠나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을 읽었는데, 돈이 안 드는 사업이 있대요. 그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소셜 네트워크’라는 마크 저커버그의 일대기 영화를 보게 돼요. 거기서 온라인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신사임당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접했고, 온라인 쇼핑몰같이 돈 안 드는 사업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처음 시작한 유통 사업은 위탁이었고, 바람막이를 떼다 팔았어요. 사실 처음에 창업을 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 반대가 심했는데, 그래서 부모님 몰래 창업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따로 창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바람막이를 사이즈 별로 열 개씩 방에 채워두다 보니 들켜버렸죠. 물론 성과를 낸 지금은 증명을 해냈지만요.

바람막이와 더불어 다른 제품은 뭐가 있을까 하다가, 운동선수가 보호대를 많이 쓰다 보니 의료기기 1등급 신고를 받은 보호대를 유통하게 되고, 그 외 여러 상품을 유통하면서 사업이 이어졌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현금 흐름·재고 관리·의료기기법 등 하나하나 배워가게 돼요.

Q. 우여곡절을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창업한 뒤에는 경찰서만 세 번 갔다 왔어요. 사실 신고 당한 것들은 너무 사소한 거지만, 그게 법을 어기게 되는 거라 과징금을 7, 800만 원 정도 썼어요. 또 저는 회사 생활을 한 번도 안 해 봤고 한국 문화에도 무지하다 보니 직원을 고용하거나 경영을 하는 부분에서도 늘 고민이 컸죠.

가장 치명적인 기억 하나가 있다면, 2023년 7월경 직원이 세 명 정도 있었을 때인데 경쟁업체로부터 신고를 당합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100명 중 한 명이 걸릴까 말까 하는 확률이었는데 제가 걸리면서 플랫폼에서 무기한 영업 정지를 당하게 돼요. 시간이 지나면 풀리긴 하는데 그게 얼마나 갈지 몰랐어요.

당시 회사의 매출 비중이 네이버에서 7~80%가 나왔는데, 이때 당한 영업 정지로 그야말로 셧다운이 됐습니다. 3개월 정도는 모아둔 돈으로 버텼는데, 한계가 와서 직원들을 다 내보냈어요. 그날 새벽에 영업 정지가 풀렸습니다. 짜릿한 경험이었죠.

초기에 만든 목 보호대와 손가락 보호대

Q. 그 과정을 통해 방향을 바꾸셨다구요?

제가 브랜드를 만든 이유이기도 한데요. 네이버·쿠팡 등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업자가 많아요. 이들의 치명적인 단점은 그들이 정책이나 로직을 바꾸면 사업자에도 영향을 미쳐요. 제가 월 매출 억대를 달성하더라도 플랫폼에서 바뀌는 것 하나로 흔들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유통으로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직접 물건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제가 구상한 디자인을 토대로 OEM 형식을 시도했고, 거기에 유통을 하며 얻은 마케팅 지식이 시너지를 내며 잘 됐어요. 첫 제품이 첫해에 만 개 정도 팔렸거든요. 이때 수입과 제조의 흐름이나 운영에 대해 배우게 돼요. 올리브영·백화점 등에 어떻게 입점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모두 배웠고, 이제 내 가치관을 녹인 브랜드로 제대로 기업 형태로 키워보자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브랜드의 잠재 고객을 모아두고 틈틈이 고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했어요. 2월에 본격적으로 축구 전용 발목 보호대를 론칭할 예정인데, 정말 완벽을 추구해서 만들었고 기다리는 고객도 1,500명 가까이 됩니다.

Q. 브랜드를 울산에서 만들어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부모님이 울산에 계시니까 여기서 시작했는데, 부산이나 서울에서 할지 고민은 했어요. 부산은 확실히 가깝기도 하니까 아직도 고려 중인데, 서울은 교통 등 낭비되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위주라면 울산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죠.

특히 울산은 전국적으로도 축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요. 아마추어 리그도 울산만큼 잘 갖춰진 곳이 없거든요. 저는 초·중·고·대학교에 아마추어팀까지 울산에 있는 축구 클럽을 먼저 다 잡을 겁니다. 울산 현대중과 현대고는 전국적으로도 TOP3에 꼽히고, 울산 HD는 말할 것도 없죠.

저는 울산 지역의 축구 문화를 엘초이스 브랜드와 융합시킬 생각이에요. 궁극적으로 엘초이스가 울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이기도 합니다. 더 뻗어나가면 풋살·레슨·타 구기 종목까지도요. 팀에 후원할 수도 있고, 가능성 높은 유망주를 스폰할 계획도 있구요. 그게 곧 또 울산의 새로운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요?

엘초이스의 첫 MOU

Q. 창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마인드입니다. 마인드를 A로 해석하냐 B로 해석하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우여곡절이 많았을 때도 정말 힘들었지만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다독였어요. 4년간 몸을 갈아 넣어 일했는데 잔고가 없다는 데서 번아웃이 세게 왔고, 그 과정에서 메타 인지를 많이 하게 됐어요. 저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죠.

한창 유통 사업을 할 때, ‘만 스물두 살에 월 5천만 원 매출 달성’이라는 타이틀로 강의 요청도 많이 들어왔는데요. 당시에는 상황에 만족해서 하진 않았는데, 어느 시점까지 올라가면 만족하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되더라구요.

제 철학이 어제보다 발전하기 위해 선택하는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렇게 매번 새로운 나를 알게 되는, 그런 마인드 하나로 버티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건 창업 교육을 듣는 것보다 5인 미만의 작은 기업에 직원으로 1~2년 굴러다니는 거예요. 사업의 모든 과정을 다 하게 되거든요.

아마 창업을 하기 전 배우는 단계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온갖 일 다 시켜서 짜증 내는 사람도 있겠죠. 밖에서 봤을 때 5인 미만 사업장이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직접 창업해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는 건 대단한 거예요. 당신을 고용할 정도면 사장은 어느 정도 레벨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높아요. 돈 받고 일 배운다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요?

또 지금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말 특색 있고 차별점이 명확해야 하거든요. 차별점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타겟을 좁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내가 개인 카페를 한다면 4050을 위한 수다 공간 같은 형식으로 개인 카페에 차별점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또 세무사나 변호사의 경우 모든 분야에 다 자신 있다고 걸어놓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한 업체가 이혼 전문 변호사예요. 그러면 이혼을 의뢰하는 고객은 이 변호사를 찾아갈 수밖에 없어요. 이자카야·스시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식을 창업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배웠겠죠. 그런데 한 군데가 연어 전문 이자카야라면 어떨까요? 연어를 좋아하는, 먹고 싶은 사람들은 이쪽으로 갈 겁니다.

타겟을 좁히면 다들 잠재 고객 다 놓치는 거 아니냐고 많이 말하는데요. 이걸 좁히지 않으면 오히려 타 업체와 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잠재 고객을 내 브랜드에 끌어들이지 못해요.

처음 하나의 타겟을 대상으로 팬을 만든 상태에서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겁니다. 축구 레슨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축구 배울 분들 다 오라는 게 아니라, 레슨의 범위를 좁혀두는 거죠.

개인기만 알려주는 레슨. 킥·슈팅만 알려주는 레슨. 드리블만 알려주는 레슨과 같이 말이죠.

엘초이스 인스타그램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아이러니하게도 2024년에는 세운 계획이 다 실패로 끝났어요.

오죽하면 계획 세우면 실패할 거라는 생각이 고정됐는데, 그럼에도 또 계획을 세워요. 2024년은 제가 사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올해는 브랜드 론칭 계획이 세우는 대로 족족 진행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현금은 메말라 가고 있어요. 이게 사업의 묘미가 아닐까요? 과거의 거름들이 쌓여서 터지기 직전에 놓인 성취감.

전국에 엘초이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박히는 것과 더불어 2025년에는 발목 보호대 판매와 함께 하나의 플랫폼 역할로 거듭나는 게 목표입니다. 프로 축구 선수들이 은퇴한 뒤 제2의 삶을 갈팡질팡하는 게 많은데, 저는 이들이 한국의 축구 유망주에게 멘토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은퇴한 선수와 유망주의 1:1 매칭으로 선수들은 은퇴 후 수입이 생기고, 유망주는 배움의 기회가 생기는 시너지가 날 거예요.

어제보다 발전하는 제 가치관과 철학을 브랜드에도 녹여냈습니다.

앞으로 엘초이스에 저와 같은 가치관과 철학을 가진 분들이 많이 모이셨으면 좋겠어요.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의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브랜드까지 확장해가는 과정은 여러 예비 창업가에게 귀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0년대 들어 울산 연고의 축구팀 울산 HD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그에 따라 울산의 스토리 중 하나로 축구를 제시할 수도 있을 듯한데요. 엘초이스의 브랜딩이 이 같은 울산의 스토리와 좋은 시너지가 나길 바랍니다.

엘초이스 공식 홈페이지 : https://elchoice.co.kr/

엘초이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elchoice.official/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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