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가면 더 운치 있는 오운마을 옛 담장

의령군 블로그기자 조윤희

의령 오운마을 옛 담장

-주소: 경상남도 의령군 낙서면 낙서로3길 46-6 외 일대

-국가등록유산 지정(2007. 11. 30. 지정)

가을이 오지 않고 바로 겨울로 건너 뛰려나 싶었는데 가을의 시간을 잠시 소환시키는 비가 내려 마음까지 감성에 젖게 하는 날, 의령을 여행하면서 비 오는 날에 가볼 만한 곳이 떠올라 다녀왔답니다.

함께 비의 감성이 어울리는 오운마을로 다녀오실까요?

의령군 낙서면 오운마을은 제게 있어서도 의미가 있는 곳이랍니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친정 고향이기 때문이랍니다. 친정아버지께서 어릴 때 이 마을로 오기 위해서 산을 넘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촌길을 걸었다고 하시면서 몇 달 전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 다녀오기도 했었지요.

영산 IC에서 1008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30분 정도 가면 전통 한옥과 옛 담장으로 유명한 의령 오운마을은 낙동강변의 넓지 않은 충적평야를 배경으로 하는 아담한 마을랍니다.

오운마을에는 5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데, 경산김씨·선산김씨·벽진이씨·담양전씨·경주최씨의 다섯 성씨가 구름처럼 모여들어 정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마을이 표주박 모양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걸어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오랜 시간을 품은 것 같은 느낌의 막돌과 진흙을 섞어 쌓거나 돌과 돌 사이에 강회를 발라 빗물이 스미지 않도록 쌓은 토석담이 주를 이루는 오운마을의 골목을 걸으면서 우산에 부딪히는 빗방울의 소란스러움이 소소한 운율을 이루면서 마을 산책이 고즈넉하니 좋더라고요.

낙동강 남쪽 자락 오지 마을인 오운마을의 풍경은 맑은 날에 왔을 때도 좋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 둘러볼 만한 곳으로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이 마을의 이름은 오은마을, 운곡마을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 지명 정비 때 오운으로 개명됐다고 하네요.

의령군 낙서면은 통일신라시대 경덕왕(제35대, 742 ~ 765)때 의상현에 속했던 지역이었으며, 강양군(지금의 합천군)의 속현이었는데, 낙동강의 서쪽 지역이라서 ‘낙서’란 지명을 썼다고 전해지며, 고려 공민왕(1389~1392) 때 의령현에 편입된 이후 전혀 변동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 마을에 먼저 입향하기는 강씨와 전씨였고, 그 뒤에 벽진이씨가 들어와서 크게 번성했다고 하지요.

오운마을은 토석담과 돌담이 1000m나 되고 탱자나무 울타리가 200m 정도나 된다고 한다. 지난 2007년 11월, 등록문화재 제365호로 지정돼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옛 담장 마을인 오운마을로 일상을 벗어나 잠시 들러보세요.

특히 비 오는 날에...

토석담과 코스모스가 운치 있게 비 내리는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것이 예뻐서 한참을 쳐다보았더랬어요.

비가 내려 수채화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오운마을에서 비 오는 날의 데이트를 즐기셔도 좋을 것 같고요.

담장이 경계가 되어 문화재로 지정된 곳과 새로 지은 집들 사이에 어떤 거리감이 있을 것 같지만 오운마을에서는 그런 괴리감은 느껴지지 않게 느껴지더군요.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안 당산과 바깥 당산에는 수령 약 500년 가까이 되는 느티나무와 참나무 등 노거수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고 여기에 재실과 정자, 그리고 한옥들마다 돌담과 토석담, 탱자나무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어 전형적인 양반촌의 멋스러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는 오운마을에서 비 오는 날의 산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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