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길 따라 타박타박 걷다보면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184-1


우리나라 4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국립공원 계룡산 북쪽에 위치한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는 ‘돌담풍경마을’ 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돌담과 곳곳에 자리한 유적 그리고 계곡이 이색적인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돌담을 쌓아 올려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는 ‘돌담마을'을 구경하고 싶어 상신리에 다녀왔다.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라는 말이 있듯이 상신리 '돌담풍경마을'은 산 좋고 물 좋은데 마을에 주차할 공간이 없다.마을 어귀 오른쪽에 있는 이 곳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다리품을 팔아 마을까지 걸어 올라가 구경하길 적극 권한다.

폐교를 이용한 '계룡산 상신 체험마을'을 지나면 황소가 그려져 외양간을 연상케하는 '상신마을 광장'이라고 적혀있는 정류장이 나온다. 마을을 구경하는 동안 시내버스가 여러 차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자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돌담마을 구경하기엔 불편함이 없을 듯 싶다.

'상신마을 광장'과 아담한 정자가 있는 '마을쉼터' 그리고 충청남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주 상신리 당간지주'가 있는 삼거리는 상신리의 명동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꽤나 번잡하다.이런 곳에 당간지주가 있을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는데, 의외의 장소에서 문화재를 볼 수 있어 무척이나 반갑다.

계룡산을 크게 동서남북으로 나눴을때동쪽으로 비구니 사찰인 동학사, 서쪽에는 갑사, 또 남쪽에는 신원사가 터를 잡고 있지만 북쪽 들머리엔 절집이 없다.상신마을에는 과거 석조물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고, 그중 ‘구룡사’라고 쓰인 기와가 발견돼 구룡사 터가 있었음을 추정하고 있단다.백제 후기나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구룡사는 제법 규모가 컸던 대찰로 추측하고 있는데 이곳이 절터였음을 알리는 당간지주만 덩그러니 남아 과거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상신 마을은 미로 같은 골목길을 만들어내지만 사방으로 이어진 돌담길에는 이정표가 없다.길을 잃고 헤매면 어쩌나 살짝 걱정을 하다가도, 길을 잃으면 또 어떠랴.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다 보면 아름다운 마을 풍경은 눈에 실컷 담겠지 하는 마음으로 마을 쉼터와 당간지주가 서 있는 골목을 따라 돌담길을 걷다보면...

얼마전까지 100호가 넘는 온 마을 사람들의 식수였다는 '신소골큰샘'이 보인다.

지금도 큰샘에서는 계룡산에서 흘러내려온 맑고 깨끗한 물이 퐁퐁 샘솟는다고 해서 호기심에 우물안을 들여다보니 깊이는 가늠할 수 없지만 두레박이 매달려 있다. 집집마다 수도가 들어오면서 예전에는 요긴하게 사용했을,우물은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냉장고가 없었던 유년 시절 우물에 수박을 매달아 냉장고 처럼 사용했던 기억이 떠올라 물 한바가지 퍼 올려보았다.

철화분청사기는 진하고 어두운 태토에 뽀얀 백토를 분칠하 듯 바른 후 검붉은 빛깔을 내는 철분이 많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도자기를 말하는데...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지역을 방문했을 때 충남 도지사가 교황에게 준 기념 선물로 유명한 '철화분청사기 어문병'에 그려져 있는 '궐어'라고도 부르는 쏘가리인듯한 물고기가 우물 바로 옆 벽에 그려져 있다.

상신리 돌담마을은 크고 작은 수 많은 돌들로 쌓아 올려 투박해 보이지만 정겹다. 돌담은 높이가 그리 높지않아 길을 걷다 슬쩍슬쩍 눈에 들어오는 개성 있는 마당을 주인 몰래 훔쳐보는 재미가 짜릿함을 가져오기도 하는 곳이다.

산이고 밭이고 ‘흙 반 돌 반’일 정도로 돌이 많이 나서 논밭을 개간하면서 쌓여가는 것이 돌무더기라여기서 발생한 돌들을 가져다 담을 쌓은 것이 구불구불 돌담으로 유명한 상신리 돌담마을의 유래라고 하는데...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마을 앞 계곡도 돌 천지다.

상신마을 앞쪽으론 크진 않지만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는데 마을 위쪽으로 올라가다 보니 삼삼오오모인 사람들이 그늘 좋고, 물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물에 들어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듯 싶어 계곡물에 발을 담가보았다. 발을 담그기가 무섭게 들어 올려야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계곡물에 발만 담갔는데도 더위가 싸~악 물러가는 느낌이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투박한 돌담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돌담길...걷다보면 기분까지 좋아지는 돌담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해 또 다시 방문하고 싶은 장소로나의 여행 리스트에 오른 곳이다.

상신마을 계곡은 아는 사람만 아는 물놀이 장소로 삼복더위도 무섭지 않을 정도로 시원함을 선물하는 곳으로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느리게 사는 맛과 멋을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고즈넉하고 쉼이 필요한 여행을 생각한다면, 여름 휴가지로도 전혀 손색없는 상신리 돌담마을을 추천해 주고 싶다.

상신리 당간지주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184-1

* 여행날짜: 2024.8.3.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팅커벨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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