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어릴 적 추억을 아이와 공유했던 고마운 공간, 덕포진교육박물관
온 가족이 주말 외식을 하러 조금 멀리 나온 날,
오랜만에 대곶까지 나온 김에
근처에 재미있는 볼거리 없나 검색하다가
덕포진교육박물관이라는 곳을 발견했어요.
도착해 보니 흡사 작은 시골학교 같은 박물관 건물!
앞에 장독대며 아기자기한 정원도 꾸며놓으셨네요.
저 어릴 적 학교 운동장 한켠에
꼭 세워져 있었던 단군 동상이 저는 반가운데
아이는 이 할아버지 누구냐고 ㅎㅎㅎ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는 줄줄 외우면서
정작 코앞에서 맞닥뜨렸는데 못 알아보다니...!
단군할아버지보다는 박물관 정문 앞의
고양이가 더 좋을 나이이긴 합니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해요.
어른은 4000원, 유아는 1500원이라
저희는 9500원을 결제하고 입장했습니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어디선가
마음을 울리는 풍금 소리가 들리네요?
풍금 소리를 따라가보니
옛날 교실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서 깜놀!
그리고 두 분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할머니께서 풍금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계셨어요.
노래를 부르시던 분은
덕포진교육박물관의 관장님인
이인숙 선생님이셨는데요.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셨던
김동선, 이인숙 선생님 부부께서
사재를 내어 만든 곳이
바로 이 덕포진교육박물관이라고 해요.
이인숙 선생님은
지금은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의 나이를 물으시고선
맞춤형 선곡을 해주시는 센스가 대단하셨습니다!
저희의 앞 관람객들에게는 가곡을,
그리고 7살 어린이에게는 동요메들리를 선물해 주셔서
너무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노래도 좋았지만 옛 교실 풍경을 보는 것도
아련해지는 기분이라 좋았는데요.
교탁 옆에 작은 풍금이랑
교실 가운데 갈탄 난로와 연통도 기억에 남고
짝꿍이랑 금 그어가며 자리 쟁탈했던 초록 책상까지~~
제가 1,2학년 때 딱 이런 교실에서 공부했거든요^^
"정직한 어린이, 협동하는 어린이"라는 급훈도
딱 그 시절처럼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네요.
안으로 좀 더 들어가면 일제강점기 시대의
교과서, 교복, 교모부터 시대 순서별로 전시되어 있어요.
아는 물건이 나오면 반가워서 남편이랑 꺅꺅!
주번 딱지만 달아도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이었지요ㅎ
초등학교 시절 제가 딱 들고 다녔던 그 모양의
캐릭터 책가방 앞에서도 추억이 몽글몽글.
서로 다달학습이 좋았다 이달학습이 좋았다~
너는 표준전과파였니 동아전과파였니~
아웅다웅하는 엄마아빠를 보는 아이도 신이 났고요.
국민학교 시절 어느 학생의 통지표도 있었는데요.
2학년 때는 행동발달상황이 적당히 괜찮아 보이지만...
3학년 때 담임선생님... 왜 이렇게까지....
고작 10살짜리 아이에게
"책임감이 강하고 침착하나 이기적"
이라는 평가를 하시다뇨 ㅋㅋㅋ
4학년 때 담임선생님도 너무하셨어요 ㅎ
일을 끈기 있게 못 하며 싫증을 잘 느꼈다고...;;;
옛날 선생님들 진짜 솔직하셨네요!! ㅋ
이제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계단참을 지나려는데...
음? 저게 뭐죠? 인체 해부 모형과 왠지 오싹한 실험복!!
아이는 "해골이잖아!" 외치며 기겁하고 도망!! ㅋ
그런데 2층엔 무서운 것들이 더 많아요~
박제된 동물들까지는 아직 괜찮죠?
그런데 그 옆에....!!!
토끼 전신 해부가 여기에!!
밤에 여기에 갇힌다면 꽤나 무서울듯해요 ㅋㅋ
한쪽 공간엔 문방구도 열려있네요.
이건 남편이 특히 반가워했던 지우개 코너!
왕년에 지우개따먹기왕이었다고 자랑자랑을~~
제기가 나오니까 또 제기왕이었다고 자랑 시작~~
저 골목대장 제기가 특히 잘 차진대요.
참고로 제 남편은 지난해 김포 한옥마을에서 열린
제기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던 실력자입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추억의 물건들이 또 나와요.
디스켓을 넣어 쓰던 뚱뚱이 컴퓨터도 있고
알록달록 전화기며 카세트라디오도 있어요.
이 시절 색감이 정말 예뻤었군요.
하루 1200원에 마이카를 가질 수 있다며
어른들 마음 흔들었던 자동차 광고도 있고
어린이들 마음 흔들었던 탈것들도 있었습니다^^
7살 어린이는 인형과 종이 인형 앞에서
또 한참을 머무네요.
이런 거 한창 좋아할 나이지요.
자 이제 마지막 3층으로 올라가 볼게요.
우리 집에도 엄마가 혼수로 해오셨다던
자개장이 있었는데 다시 보니 반갑고요.
할아버지 방이라고 이름 붙은 전시관에는
드르륵 미닫이로 열고 닫는 TV도 있어요.
신랑신부 혼례 올리는 모습도 따라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체조 헛둘헛둘 따라 해보며
덕포진교육박물관 투어 마무리!!!
거의 2시간을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엄마아빠의 추억을 아이와 공유할 수 있었던
고마웠던 시간이었는데요.
저희처럼 자녀랑 가도 좋지만
부모님이랑 가도 할 얘기가
샘물처럼 솟아날 것 같은 마법 같은 공간이기도 했어요.
여러분도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덕포진교육박물관
대곶면 덕포진로103번길 90
매주 월요일 휴무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무)
12-2월 10:00 ~ 17:00
3-11월 10:00 ~ 18:00
입장료 1,500원 ~ 4,000원
031-989-8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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