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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일 전
시와 노래로 하나 된 문학콘서트, 따스한 위로의 다리가 되다
가을볕이 눈부신 11월 23일 오후,
영천시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영천문인협회 주최의 문학콘서트는
시와 문학의 향기, 노래와 감동으로 가득한 특별한 순간이였습니다.
시적인 것은 어디에 숨어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너에게 묻는다
연탄제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우레와 같은 울림을 주는 안도현 시인을 초청하여
그의 따뜻한 시선과 깊이 있는 언어로 풀어낸 시적 세계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선물한 자리였습니다.
영천YMCA 어린이합창단의 새벽 이슬처럼 청아한 목소리와 맑은 선율을 시작으로
1979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45년 동안 안도현 시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안도현 시인의 문학적 역사와 삶의 여정을 그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는
김완준 소설가의 부드러운 진행으로 행사는 마치 한 편의 시처럼 흘러갔습니다.
안도현 시인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삶 속에 숨어 있는 시적인 순간들을 발견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말하면서
“시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꺼내어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시의 본질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어 서민규,윤순옥,권에성 낭송가가 낭송한 안도현 시인의 시는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부드럽게,
때로는 바위처럼 단단하게 청중의 마음을 두드렸으며
한 구절, 한 구절, 시의 언어는 가슴에 스며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문학행사가 소규모로 열리고 참석자도 많지 않은데,
영천이라는 도시의 규모를 생각하면 130여 명이 참석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김완준 소설가는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김완준 소설가의 시적인 것은 어디에 숨어있는가라는 질문에
안도현 시인은 “문학은 단지 책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다가와 치유하고 위로하며
때로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라고 답하였습니다.
‘시적인 것’은 결국 우리 곁에서 호흡하고 있는 삶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그의 말에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뼈아프게 삶의 이면을 비추는 그의 작품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 바람으로 스며드는 듯 하였습니다.
김진아와 장한식 가수의 시노래가 관객들의 잠재된 문학의 감정을 끌어내자
누군가는 눈을 감고 음미했고,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와 음악이 선사하는 힐링의 순간을 만끽하었습니다.
단순한 강연이 아닌, 함께 사유하고 공감하는 특별한 순간으로
시의 울림을 체감하는 것이라는 행사의 목적에 걸맞게
문학콘서트의 뿌듯한 여운을 소중히 간직한 참석자들은
돌아가는 발걸음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이날만큼은 시와 노래로 한데 어우러진 하나의 숨결이 되었습니다.
서로를 잇는 다리가 되어 준 무대,
그리고 그 다리를 건너온 관객들은
문학과 음악이 선사하는 따뜻한 위로 속에 한걸음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시의 한 구절,
노래의 한 소절은 마치 따스한 빛줄기처럼 길을 비추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숨을 고르고, 웃고, 눈시울을 적시며 서로의 다리가 되었던 이 날.
문학콘서트는 예술의 힘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영천시평생학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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