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전에 금동비로자나불삼존좌상을 모신 영탑사의 가을

이제 가을이 점점 깊어가면서 아침에는 차가움을 느낄 정도입니다. 깊은 가을 어느 날 영탑사에 다녀왔습니다.

당진시 면천면에 있는 영탑사 주차장에 닿으니 가을의 깊은 향취가 다가옵니다.

이제 나뭇잎은 많이 떨어져 앙상한 나뭇가지를 만날 수 있는데 아직 나뭇잎을 볼 수도 있습니다. 영탑사에는 당진시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된 6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수령은 110년부터 200년이 넘은 나무인데 여름에는 잎이 무성하고 가을의 단풍도 아름다운데 잎이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오랜만에 찾은 영탑사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입구에 영탑사를 알리는 간판이 새로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이곳에 오면 이 간판을 보면서 쉽게 영탑사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이곳은 원효 깨달음길 7코스에 속해 있는데 이곳 영탑사에서 안국사지로 이어집니다. 산 입구에는 걷기 길을 나타내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이곳 영탑사를 돌아본 뒤에 걷기 길을 통해서 트레킹 하여도 좋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왼쪽으로 새로운 건물이 서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비로전인데 보물로 지정된 금동비로자나불삼존좌상입니다.

바로 새 보호각인 비로전으로 옮겨 보관하고 있습니다.

8각형 연꽃무늬 대좌 위에 본존불인 비로자나불이 있고 옆으로 협시 보살이 있는 삼존불 구도고 되어있습니다. 이 금동불은 구도와 형태에서 고려 불상의 특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928년과 1975년 도난당해 일본으로 밀 반출되기 직전에 되찾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진시와 영탑사가 새롭게 보호각을 건립해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손쉽게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찰 마당에서 앞으로 대웅전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영탑사 대웅전은 1988년에 지어졌고 정면 5칸 측면 3칸입니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지장보살상과 삼존 보살상 등 삼존으로 봉안되어 있습니다.

영탑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입니다. 영탑사는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하였습니다.

고려 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영탑사라 하였습니다. 그 뒤에 무학, 자초가 지금의 법당 자리에 있던 천연 암석에 불상을 조각하고 절을 중건했으며 대방 앞 정원에 있던 석탑을 법당 뒤의 바위 위로 옮겼다고 합니다.

영탑사에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유리광전과 산신각 그리고 요사채 그리고 인법당, 적묵당 그리고 최근에 지은 비로전 등이 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범종이 있는데 충남문화재자료 제219호로 지정이 되어있습니다. 범종의 높이는 60cm, 밑지름 46cm인 작은 종으로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습니다.

영탑사의 유리광전 안에는 충남 유형문화재인 약사여래상 석불이 있습니다. 이 불상은 당당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석불로 세련미는 없지만 친근하게 다가오는 고려 시대 지방 양식의 마애불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고려 말에 자초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던 중 갑자기 기암괴석이 나타나, 그 상서로움을 신성하게 여겨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불상을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전각에 걸려 있는 편액은 8살짜리 어린아이의 글씨로, 1835년(헌종 1)에 면천면 대치리에 사는 이씨 부인이 마애불에 백일기도를 올린 후 낳은 아들이 썼다고 전해옵니다.

유리광전의 뒤쪽 암벽 위에는 충남문화재자료인 칠층석탑이 있습니다. 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데 지대석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자연 암반 위에 조성하면서 탑신과 옥개석은 각각 별도의 석재를 썼습니다.

지눌이 조성했을 당시에는 5층 탑이었으나, 1911년 중수 때 2층을 더 올려 7층으로 했다고 합니다. 정말 바위 위에 서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석탑의 폭이 넓지 않고 길게 서 있는 모습입니다.

고즈넉한 영탑사에서 우리의 문화재를 만나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좋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영탑사에서 여기저기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더 멋진 모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칠층석탑에서 산길을 따라서 조금 걸으면 의두암이 있습니다. 내포문화숲길을 걸으면서 만나볼 수 있는데 의두암(依斗岩)은 영탑사 뒷산 연화봉에 있는데 높이 4m 되는 바위에 앉을만한 편편한 대(臺)를 이룬 바위가 있는데 산 정상 쪽으로 병풍처럼 수직으로 의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의두암의 바위를 살펴보면 예서체로 의두암 글자를 음각한 것이 보이는데 구한말 학자 온양 김윤식이 글자를 새겼습니다. 병조판서였던 김윤식은 명성황후의 친러정책에 반대하여 대원군의 재집권을 모의하다 면천으로 유배되었고 5년 6월을 살았습니다.

김윤식은 매일 의두암에 올라 임금이 계신 북쪽을 바라보면서 망배하였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영탑사 쪽으로 다시 내려와 영탑사에서 마을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절골소류지가 있습니다. 잠시 이곳에서 영탑사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어도 당진 영탑사를 돌아보면서 고즈넉한 분위기에 젖어 보아도 참 좋습니다.

영탑사

주소 :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 성하로 139-33

전화 : 041-356-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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