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은 태양이 열정을 토해냅니다.

다행히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선선한 바람이 어디론가 떠나도 좋을 때라고 등 떠미는 요즘입니다.

창원 소죽도공원은 아직 사람들에게 인근 진해루보다 덜 알려져 일상을 벗어나 바다와 하나 되는 나만의 비밀 숲 같은 곳입니다.

찾은 날도 호수처럼 잔잔한 진해 바다가 반겨줍니다.

국내 희귀 벚나무인 가을 벚나무(춘추화)가 심겨 있다는 안내판에 벌써 다가올 가을이 기다려집니다.

가을 벚나무 너머로 우뚝 솟은 탑이 눈길을 끕니다. 해외 참전 기념탑입니다. 푸른 하늘을 머금은 바다는 덩달아 푸릅니다.

아물러 우리도 푸르게 물들입니다. 자유 정의 평화를 위한 넋들을 기리고 다시금 바다로 옮겼습니다.

바닷가에는 솔밭입니다. 인근 예능 프로그램인 KBS <1박2일> 촬영지라는 팻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뒤편으로 솔향이 은은하게 밀려와 우리를 감싸는 기분입니다.

소나무 아래에 사람들은 자리를 깔고 가져온 간식 등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바닷가에는 조개 등을 채취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햇살 한 줌에 조개 하나를 집는 듯합니다.

바다 위에 놓인 해안 데크 길을 따라 걷습니다.🌊

바다를 품은 바람이 달곰합니다. 뺨을 어루만지고 지나는 정겨운 바람에 일상 속 묵은 때를 씻습니다.

저만치 진해루가 보입니다. 아늑한 풍광이 내 안에 평화를 일으킵니다.

바다로 향한 데크길을 걸어가자 마치 바다를 걷는 듯한 느낌입니다. 속계를 벗어난 신선이라도 된 양 걸음은 더욱 가벼워집니다.

거북선 형상의 머리와 꼬리가 보이는 대죽도가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진해항의 푸근한 정경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파노라마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휴대전화로 담아 지인에게 편지 쓰듯 보냅니다.

맑은 바다가 더위에 지쳤던 심신을 휘감습니다. 살랑살랑…. 물결은 우리 주위를 여유롭게 흘러갑니다.

기분 좋게 바다를 산책하고 돌아서 매점까지 걷습니다. 매점 주위로 사람들이 정담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매점 곁을 지나 언덕 위 정자로 향했습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이르는 길은 숲속입니다.

바다와 다른 숲의 푸르름이 초록빛으로 우리를 물들입니다. 나무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우리에게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줍니다.

정자에 앉자, 오가는 바람이 인사를 건넵니다.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풍광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초록 커튼을 두른 듯한 풍광이 온전히 나만을 돌아보게 합니다.

여기 소죽도 공원은 바다도, 하늘도, 숲도 잔잔한 위로를 건네며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충전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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