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고성 여행_여름의 끝은 ‘거진’ 바다와 함께
몇 차례 비구름이 다녀가더니
금세 바람의 온도가 달라진 것 같다.
여름내 ‘덥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요사이 부쩍 줄어들어
여름이 떠나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동해안 해수욕장들은 모두 폐장했고,
사람들이 북적이던 백사장도 한산해졌지만
그럼에도 바다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다음 계절을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바다의 진면목은
호젓하고 한가할 때 드러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름의 끝에 거진해변에서 발견한 사실이다.
여행 날짜 : 2023년 8월 18일
혹시 한적한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거진 바닷가
개인적으로 한적한 바다를 좋아한다.
파도 소리를 독차지하고,
바다와 단둘이 조용히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래서 해수욕장 시즌이면 마치 친한 친구를
다른 이에게 빼앗긴 심정이 들곤 하는데,
여름이 지나면서부터는
한결 여유로운 바닷가를 누릴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극‘I’형 인간이라서 그런가?)
반암리에서 북쪽으로 송포리를 지나
거진1교를 건너서 거진11리 해변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여름의 끝이 남긴 쓸쓸하면서도
고요한 정취가 묻어 있었다.
속으로 ‘그래, 바로 이거다’라고
외칠 만큼 마음에 드는 분위기.
(분명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을게요...)
일상이 소란스러워서 그런지,
이렇게 적요한 장소를 찾게되는 것 같다.
이날 백사장은 나와 일행, 그리고 갈매기들의 차지였다.
바람은 강하지 않았지만, 파도의 일렁임은 커서
뭔가 대자연에 압도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몇 걸음 다가왔다가 밀려나가는
파도의 움직임을 감상하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해변 입구에 포토존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해변마다 특색 있는 포토존이 자리하고 있어서
여행을 기록하고 추억하기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빼지 않고 기념사진을 남겨보기로.
포토존 옆으로는 ‘명태의 꿈’이라는 작품명으로
아트벤치가 놓여 있어서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심스럽게 앉아 보니 거진항이 바라다보였다.
아, 맞아. 이곳은 바로 명태의 고향이지?
명태는 누군가의 밥상을 채우고, 살림을 책임지고,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는 생각이 들자
고성과 명태의 관계가 왠지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고성의 소울푸드 ‘명태’요리 먹으러
일본 가정식 맛집_우마우마
‘명태의 꿈’ 아트벤치 맞은편에는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고성명태 산업관광 홍보지원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건물이 너무 이뻐서 한번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문은 잠겨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건물 뒤로 돌아가 보니,
식당들과 휴게공간, 주차장 등이 보였다.
이곳은 명태음식 홍보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명태음식 맛터’.
명태음식 맛터를 한 바퀴 둘러보고 고민 끝에
일본 가정식 식당인 ‘우마우마’에서
명태까스를 판매하고 있어서 먹어보기로 했다.
고성은 명태의 고향이라고 불리니까.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쾌적하고 깔끔한 실내가 방문객을 맞이했다.
바 형태의 큰 테이블과 4인용 테이블을 배치하고,
유아용 테이블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 식당에서 가장 큰 테이블 중앙에는
특이하게 분재와 이끼로 이루어진 작은 정원이 있어서
저절로 눈길이 갔다.
유심히 살펴보니, 이끼 사이에 귀여운 피겨들이 있어서
굉장히 동화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웃집 토토로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식당 벽면에도 귀여운 피겨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굿즈 덕후로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손님이 많지 않아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아, 정신 차려야지.
밥 먹으러 왔잖아.
식당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온 것이라
손님이 거의 없어서 바다가 보이는 자리를
선택해서 앉을 수 있었다.
오늘의 도전 메뉴는 ‘명태까스’!
그리고 고성하면 ‘문어’도 유명하니까
문어 크로켓과 느끼함을 달래 줄 냉모밀도 주문!
명태까스는 생선 살이 도톰해서
입안 가득 담백함이 느껴졌고,
문어 크로켓은 단짠단짠의 정석을
보여주며 식욕을 돋우어 주었다.
여기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셔주면
금상첨화일 듯싶었으나,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참아보기로 했다.
맥주 대신 시원한 냉모밀을 후루룩.
부른 배를 두드리며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는 중에
굿즈 덕후의 어깨를 잡는 코너가 있었으니,
바로 바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대!
작은 조개껍데기로 고성의 바다를 표현한 마그넷과
바다에 버려진 유리 조각으로 만든 반지들을 보고
도저히 지갑을 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를 계기로 바다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가져보자는
합리화로 결국 마그넷과 반지를 구입!
그리하여 배는 부르고, 지갑은 홀쭉해졌다는 이야기.
오션뷰 1열 석으로의 초대
카페 마추깡
식사 후 느긋한 티타임을 갖고 싶어서
식당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 마추깡을 찾았다.
이름이 재미있어서 유래를 찾아보려고 검색해 봤더니,
예전에 거진항이 등대가 마주 보고 있다고 해서
‘맞죽항’이라고 불렸는데 발음되는 대로
‘마추깡’이라고 짓게 되었다고 한다.
(혹시 또 다른 유래가 있으려나?)
마추깡은 테이블 수가 많지 않은 작은 카페지만,
창밖으로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반전 매력의 공간이다.
관광객보다는 주민들이 더 많이 찾아오는
동네 사랑방 같은 정감이 느껴졌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거진11리 해변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서는
하루 종일이라도 앉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장님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날의 여행은 내내 바다 풍경과 함께 했다.
바다 곁에서 즐기고, 먹고,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오랜 친구와 하루 종일 놀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처럼 아쉬운 손인사를 하면서
거진 바다와 헤어졌다.
여름이 완전히 끝나고,
가을에 더 깊어진 모습으로 만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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