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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전
'봄 터졌소이다!' 매년 열리는 2025 을사년 '탐라국 입춘굿' 행사
2025 을사년 탐라국 입춘굿
봄 터졌소이다! 현장 속으로
덩더쿵덕~ 쿵덕쿵덕~ 덩더쿵덕~ 쿵덕쿵덕~
제주목관아 앞, 풍물패의 신명나는 한 판 공연이 펼쳐집니다.
이른 아침부터 모여 있던 사람들의 어깨도
구성진 가락에 맞춰 들썩거리네요~!
🎊 2025 을사년 탐라국 입춘굿 🎊
▶ 기간 : 2025년 2월 2일(일) ~4일(화)
▶ 장소 : 제주목관아 (제주시 관덕로 25)
▶ 주요 프로그램
2월 2일 (일)
춘경문굿, 새봄맞이 마을거리굿, 세경제, 입춘휘호, 사리살성, 낭쉐코사
2월 3일 (월)
입춘성안기행, 주젱이·허멩이 시연 및 체험, 칠성비념,
공연마당, 큰대 세우기
2월 4일 (화)
초감제, 자청비놀이, 몰놀이·세경놀이, 낭쉐몰이 입춘덕담, 입춘굿탈놀이,
허멩이답도리 마누라배송, 막푸다시, 제비쏠점, 도진, 입춘대동
지난 2월 2일 아침, 제주시와 서귀포시 마을 곳곳에선
새봄을 맞는 거리굿이 펼쳐쳤습니다.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계속된
2025 을사년 탐라국 입춘굿의 막이 오른 건데요.
탐라국 입춘굿은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 해 행사 중 가장 먼저 열리는 축제입니다.
오랜 옛날 1년 농사의 풍요로움을 기원하던 이 축제가
지금은 '올 한해도 건강하게 무사안녕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제주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었습니다.
사실 봄을 맞이하는 제전인 '입춘굿'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농경 사회 어디에서나 치러지던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김해의 춘경제, 함경도와 평안도 일대를 아우르는 나경, 강원도 삼척의 입춘제 등
제주도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치러졌던 의식이랍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입춘굿은 다른 곳과는 다른 특별한 뭔가가 있으니...
첫째는, 탐라시대부터 가장 늦은 시기인 조선시대 말기까지 진행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의식
두번째는, 심방(제주도에서는 무당을 '심방'이라고 해요)들이 치르는
무속 굿을 중심으로 모든 의례가 진행된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탐라시대부터라면
탐라 건국의 시조인 양을나, 고을나, 부을나가 기원전 24세기, 땅의 3개 구멍에서 나왔다고 알려져 있으니
이때부터라고 한다면 입춘굿의 역사가 천년 이상은 됐겠지요?
실제로 이원조의 '탐라록(1841)'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도
탐라국의 왕이 친경적전(왕이 몸소 농사를 지으며 농업을 장려하던 풍속)과 더불어
풍년을 기원하던 의식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물론 탐라국이 고려에 복속되고 나서는 그 위상이 낮아졌다는데 그렇다 해도
전 도민이 함께 치르는 고을굿으로 조선 후기까지 계속되었다고 해요.
현재 매년 열리고 있는 탐라국 입춘굿은
1999년 제주민예총이 복원을 시도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행사랍니다.
탐라국 입춘굿 본연의 의미를 살리면서
봄을 맞아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재탄생한 것이지요.
2025 을사년 탐라국입춘굿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첫날(2월 2일), 입춘휘호, 사리살성, 그리고 낭쉐코사
탐라국 입춘굿 기간에는 제주 목관아도 무료 입장인데요.
목관아 입구를 예쁘게 장식한 춘등과 기메등이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네요.
소원지는 1월 20일부터 사전에 온라인으로 접수를 받았는데요.
행사일에 현장에서 직접 참여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답니다.
오전에는 목관이 곳곳에 마련된 체험 부스들을 즐겼는데요.
오후 2시가 되자 목관아 앞 광장에서 풍물패의 신명나는 한 판 놀이가 펼쳐졌습니다.
풍물 공연이 끝나자 목관아에서
세경제, 입춘휘호, 사리살성, 낭쉐코사 프로그램이 차례로 이어졌는데요.
세경제는 하늘에서 오곡씨를 가져온 자청비에게
제주섬의 한 해 풍요를 기원하는 유교식 제례랍니다.
어라? 입춘굿인데 유교식 제례가 치러지네요??
제주도의 문화는 이렇게 무속과 유교, 불교 등이 결합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답니다.
입춘굿은 기본적으로 풍농을 기원하는 굿이라
제주의 농경신인 자청비 여신이 가장 중요한 신으로 대접 받아요.
제주가 1만 8000 신들의 섬이란 건 많이들 들어보셨죠?
그 1만 8000 신들 중 자청비가 바로 오곡종자, 열두시만국, 메밀씨를 제주에 가져온 농경의 여신이거든요.
세경제는 나라에서 제사를 지낼 때
술을 올리는 일을 맡는 세 벼슬아치인 삼헌관이 중심이 돼 지내는 의례인데요.
이날 삼현관 중 초헌관은 오영훈 제주도지사님이,
아헌관은 김동현 제주민예총이사장님이, 동헌관은 송응준 농촌지도자제주도연합회장님이 맡아 주셨답니다.
첫 행사였던 세경제가 끝나고 나서는 곧바로
오석훈 작가님의 입춘휘호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는데요.
사람 키에 육박하는 엄청난 크기의 붓으로 온 힘을 쏟아 거대한 입춘휘호를 적어 주셨어요.
강렬한 붓터치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
입춘휘호도 썼으니 이젠 신년 액막이를 할 차례에요.
신년 액막이는 '사리살성'이라고 하는데요.
항아리를 깨뜨려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의식이랍니다.
이때 심방이 콩을 뿌리는데, 풍요를 함께 기원하는 의미라고 하네요.
세경제를 지낸 삼헌관이 다시 나오셔서 '액운아 물러가라~'며 항아리를 번쩍 들어 깨뜨렸답니다.
그냥 항아리를 깨면 파편이 여기 저기 튀기 때문에 저렇게 항아리를 보자기에 쌓아둔 거에요.
이날 심방이 뿌려주신 콩이 풍요를 기원한다 해서 몇 알 주워 왔어요.
사리살성까지 마쳤으니 이제 첫날의 마지막 행사만 남았는데요.
마지막 행사는 '낭쉐코사'에요.
'나무로 만든 소'를 의미하는 낭쉐는 원래는 입춘 전날
심방들이 주사(조선시대 제주성 서문 안쪽에 있던 관아의 부속시설로 관아에서 필요한 목재를 보관했던 장소)에
모여 만들었다 하는데요. 지금은 작가님께서 전문적으로 제작하신답니다.
낭쉐는 탐라국 입춘굿의 상징물이기도 한데요.
입춘굿이 끝나면 목관아에 그 해의 낭쉐가 계속 전시되니 언제든 가서 관람할 수 있답니다.
'낭쉐코사'의 '코사'는 '고사'를 의미해요.
즉, 낭쉐에 드리는 고사가 되겠지요?
낭쉐 앞에 심방이 좌정하고
소원지를 단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한 해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에요.
이 낭쉐는 입춘굿의 하이라이트인 4일 '낭쉐몰이'의 주인공이기도 하답니다.
둘째날(2월 3일), 입춘성안기행, 주젱이·허멩이 시연
둘째날은 오전에 한진오 극작가, 이현정 민속학자와 함께 하는
'입춘성안기행'이 진행되었는데요.
전문가님들의 해설을 들으며 옛 제주 성안 곳곳을 둘러보는 가벼운 투어 프로그램이랍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되는데
일찌감치 마감되니 공지가 뜨면 바로 바로 서둘러야 해요.
성안기행에 참가해보니 '제주 시내에도 이렇게나 많은 신당터가 있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곳은 '각시당'이었는데요,
각시당은 제주 원도심에 유일하게 제단과 나무(신목)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해요.
마을 골목길 안에 있는 신목인데, 성안기행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이 나무가 어떤 존재였을지 관심조차 두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각시당'은 옥황상제의 셋째 공주가 상제에게 거역해 속세로 귀양온 후
제주시 삼도 1동 남문 동산에 있는 1만년이나 자란 팽나무 아래 좌정한 곳이라
영험이 상당하다고 알려진 신당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근처에 보살집이 적지 않게 있는 걸까요?
두 박사님들의 맛깔난 해설이 함께 하니 훨씬 더 풍성한 투어가 되었답니다.
성안기행은 관덕정에서 출발해 관덕정으로 다시 돌아오는데요.
돌아오면 점심시간이라 둘째날과 셋째날만 제공되는 '입춘천냥국수'를 맛볼 수 있어요.
탐라국입춘굿에 왔는데 이 천냥국수를 놓치면 아쉽겠지요?
점심식사가 끝나고 나면 곧바로 주젱이·허멩이 시연과 체험이 이어져요.
허멩이는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하는 존재로, 뱀신을 말한다고 해요.
입춘굿에서는 이 허멩이에게 제주도민의 모든 어려움을 죄로 묻고
모두 함께 가지고 떠나도록 한답니다.
심방이 먼저 허멩이를 만들고 나면 참가자들의 주젱이 만들기 체험이 이어진답니다.
주젱이는 제주도의 정통 귀신 혹은 요괴로
'낟가리 위에 빗물이 새어들지 않도록 덮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요.
표준어로는 '주저리'라고 한다네요.
이 주젱이 만들기는 현장에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주젱이·허멩이 시연과 체험이 끝나고 나서는
'낭쉐이야기', '전통유아한마당', '줄 위에 내려온 봄' 등
공연마당과 제주큰굿보존회 등이 준비한 '큰대 세우기'가 이어졌답니다.
셋째날(2월 4일), 초감제, 자청비놀이, 낭쉐몰이
마지막날엔 10시 초감제를 시작으로 자청비놀이, 세경놀이 등 본격적인 입춘굿 의례가 펼쳐졌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후 2시, 입춘굿의 하이라이트인 낭쉐몰이가 진행되었어요.
갑자기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는데도 입춘맞이라 그런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퍼레이드는 관덕정 밖으로 나와 제주우체국을 지나 중앙사거리까지 이어졌어요.
탐라국입춘굿에서 놓칠 수 없는 체험거리, 먹거리!
탐라국 입춘굿 기간에는
거의 하루종일 제주목관아에서 놀아도 될 정도로 정말 많은 체험거리가 준비된답니다.
번성의 꽃 수선화도 무료로 받아갈 수 있고
기메등 만들기, 복주머니 만들기 등 직접 참여하는 체험에 더해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조선시대 옷 입어보기, 활쏘기, 떡메치기 등
여러 가지 체험거리가 있어 하나씩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천냥국수는 기본이고, 빙떡, 기름떡, 팥죽 등
방금 만든 따뜻한 제주 전통 주전부리도 맛볼 수 있답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탐라국 입춘굿
내년엔 또 어떤 모습으로 2026년의 봄을 알릴지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매년 열리는 탐라국 입춘굿 행사에
참여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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