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 성곽길따라 걷기

충남 공주시 금성동 65-3


오랜 만에 공주 공산성에 다녀왔어요.

지난 방문때 한쪽 구간이 공사중이라 반만 둘러보았고 그게 내내 아쉬워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찾았는데 지금은 공사가 마무리되어 한바퀴 돌아보았어요.

공산성은 백제가 서울 한성에서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이후, 웅진도성 안에 있었던 왕성이에요.

해발 110m공산의 능선과 계곡을 따라 벽을 쌓았으며 성벽 전체 길이는 2,660m에 달해요.

백제 무왕이 사비(부여)의 궁궐을 수리할 때 5개월 동안 머물렀으며 660년 백제멸망기에 의자왕이 일시적으로 머무른 곳이기도 해요.

이후 웅진도독부, 통일신라시대 웅천주의 치소가 있었으며 조선후기에는 충청감영이 설치되었고 이괄의 난 때에는 인조가 이 성으로 몸을 피했어요.

성 안에는 백제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적들이 남아 있으며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등재되었어요.

4개의 성문 가운데 서쪽에 있는 문인 공산성 금서루에요.

문헌 기록과 지형적 여건을 고려해 복원했으며 본래 서문이 있던 자리에서 약간 남쪽으로 이동하였지만 조선시대 성문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성곽을 따라 산책할 수 있도록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는데 성곽 옆에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 추락 위험이 있으니 안전하게 안쪽으로 걸어가야 해요.

그리고 공산성 성벽의 동서남북에 있는 문 주변에는 깃발도 세워져 있는데 이 깃발에는 사신도가 그려져 있어요.

사신도는 송산리 6호분 벽화에 있는 사신도를 재현했으며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의미가 있다고 해요.

조금 걸어가면 금강이 보이기 시작해요.

금강교는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금강교 바로 옆으로는 제2금강교 설치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어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전망데크도 있었는데 데크 중간에 나무가 부러져 조금 위험해 보였어요.

어른들이 여기서 크게 다칠 일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안전사고가 있으니 이런 건 바로 보수공사를 해줬으면 해요

공산성 정상에 있는 공산정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데 돌산 위에 지어져 있어 오르는 길도 조금 위험해 보여요.

안내문에 이곳에서 금강의 낙조와 야경, 공산성 안에 있는 백제 왕궁 관련 유적, 공주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적혀 있지만 올라갈 수는 없어요.

공산성의 북쪽 문루인 공북루에요.

공북루 아래쪽은 성으로 통하는 통로를 만들었고 위쪽은 마루를 만들어 금강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장소로 이용했다고 해요.

그리고 공북루 앞 평지에서는 기와건물지와 도로, 축대, 배수로, 저수시설, 철기공방지 등 다양한 왕궁 관련 유적이 발견되었어요.

잠업 농가에 누에 씨를 보급하기 위해 만든 지하 저장 시설인 잠종냉장고도 볼 수 있어요.

1914년 공주에 충남잠업강습소가 생기며 누에를 치는 보관소와 뽕밭이 새로 조성되었고 누에의 먹이인 뽕잎이 나는 5월까지 누에의 부화를 늦추기 위해 잠종냉장고가 만들어졌다고 해요.

겨울철 금강의 얼음을 왕겨에 싸서 잠종냉장고에 넣어 두면 여름 내내 녹지 않았고 이를 이용해 누에의 부화 시기를 늦췄다고 하는데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계속해서 성곽을 따라 걸었는데 제법 가파른 길이 나왔어요.

계단 옆에 잡고 올라갈 수 있는 줄이 있긴 하지만 오른쪽은 낭떠러지라서 조금 무서웠어요.

나무로 둘러 쌓인 곳에 영은사라는 작은 사찰도 있어요.

임진왜란 때 이 곳에 있던 군대가 산신령의 도움으로 왜적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이 절에는 신령이 숨어있다는 뜻으로 영은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해요.

금강이 보이는 성곽을 따라 계속 올라갔고 높이 올라갈수록 경치는 좋았어요.

금강에 겨울철새가 날아들었고 얼마전 군밤축제가 열렸던 공주신관공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했어요.

하얀 천막이 있어 저게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축제를 진행하며 밤산업박람회가 열렸던 부스였고 마지막 구조물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하나의 축제가 열리려면 저런 커다란 구조물, 무대, 부스들이 설치되었다가 다시 해체되는데 축제를 즐기기만 했지 축제를 위해 힘들게 일하는 분들의 노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다음부터는 축제를 즐기며 축제를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마음으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겠어요.

금강은 흐르고 흘러 세종으로도 이어지는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 조망이 좋지 않았어요.

뿌연하늘이 야속하지만 하지만 이 높은 곳까지 오르니 마음은 생쾌했어요.

어디서 나무를 찍는 소리가 들려 주변을 살펴보니 새 한마리가 나무를 쪼고 있었어요.

딱따구리인가 싶어 살금살금 가까이 가보았는데 검은 날개에 꼬리쪽은 붉은색을 띄는 예쁜 오색딱따구리였고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새를 보니 더 반가웠어요.

돌다 보니 공주원도심도 내려다 보이고 풍경보는 재미가 좋았어요.

공산성 남쪽에 있는 문 진남루에요.

여러차례 고쳐지긴 했지만 위치와 형태는 본래의 모습을 하고 있어 그 당시의 모습과 가장 흡사한 문이라고 해요.

진남루 앞은 추정왕궁지 발굴조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어수선했어요.

성곽을 따라 금서루를 시작으로 공북루, 영동루, 진남루를 지나 다시 금서루까지 오니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어요.

산책코스가 여러 갈래여서 개인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둘러볼 수 있으며 공산성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조금 힘들긴하지만 주변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어 좋았어요.

공주 공산성

○ 주소: 충남 공주시 금성동 53-51

○ 041-856-7700

○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 방문날짜: 2025년 1월 22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꿈꾸는여행가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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