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전시소식,

본질에 대한 탐구와 질문

'윤장열 초대전'

유난히 화창했던 주말 토요일, 따뜻한 날씨에 산책도 할 겸 자주 방문하던 갤러리메르헨을 찾았습니다. 무료전시를 즐기기 위해 종종 갤러리메르헨에 방문하는 편이지만 이번 진행되는 전시는 포스터부터 강렬한 분홍색과 파란색으로 눈에 확 띄어서 더욱 관심이 가고 궁금했습니다.

전시는 4월 29일까지 진행되며 입장은 무료로 누구나 방문해서 편하게 관람이 가능합니다. 관람 시간은 10:30~18:00이며, 일요일은 휴무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전시의 모티브는 '허(虛)와 실(實)'이라고 하는데 단순한 공허함을 뜻하는 것이 아닌 무엇인가 채워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실은 생명과 성취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윤장열 작가의 작품은 강함과 부드러움, 그 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데 강렬하게 대비되는 색채와 작품 속에 꼭 등장하는 새가 눈을 사로잡고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둥근 원 위에 앉아 있는 두 마리의 새는 자유와 희망, 영혼을 상징하는 존재이며, 둥근 형태의 물체는 태양, 달, 열매, 혹은 시간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특히 왼쪽의 두 개의 원이 겹쳐 8자 형태를 이루는 모습은 무한의 개념과 삶과 관계의 연결성을 암시한다고 합니다.

정면을 향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시선을 표현하지 않아 직접적인 응시 대신 어딘가를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초상이 아니라 존재와 실존을 탐구하는 하나의 방식임을 의미합니다.

각진 사각과 직선으로 딱 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림 속 책은 단단한 직선과 물성을 지니고 있고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윤장열 작가는 실존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본질을 탐구합니다. 특히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새는 곳곳에 어디에든 있고 한 방향만을 응시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엇을 봐야 하는지.'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과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그들의 시선은 유동적이며 작가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을 추구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시선을 원하기에 작가의 작품은 모두 제목이 없이 '향(鄕)'으로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제목은 하나의 의미로 단정하게 되고 가두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의도가 보였습니다.

강하고 부드럽고 강렬했던 전시를 오랜만에 보게 되어 꽤 잔상이 남는 전시였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나눠주는 전시 책자를 통해 집에서도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던 전시, 윤장열 초대전 '향(鄕)'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관람해 보시는 것을 꼭 추천드립니다.


제 15기 유성구 블로그 기자단 '조고운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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