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들이 머문 흔적들을 보며


충남 공주시 산성동에 위치한 '공산성'은 백제 웅진기의 왕성입니다. '공산성'은 '송산리고분군'과 함께 2015년에 제2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 유적지로 등재되어 되었습니다.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공산성을 찾았습니다. 공산성으로 올라가는 오른쪽에는 공주와 관련된 분들의 행적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비석들로서 송덕비와 제민천교 영세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제민천교 영세비는 1817년 홍수로 다리와 둑이 무너졌을 때 사업 자금을 조달해 주신 분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공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정문에서 '금서루'를 지나가야 하는데, 금서루는 공산성 4개의 성문 가운데 서쪽 문루입니다. 백제가 서울 한성에서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이후, 웅진 도성안에 있었던 왕성이며, 해발 110m에 위치하고 성벽의 전체 길이는 2,660m입니다. 공산성의 이름은 백제시대에는 웅진성으로 고려시대 초에는 공산성으로 조선 이후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금서루 아래 바람길을 지나 왼쪽으로 올라가니 작은 돌 탑들이 즐비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을 지나며 하나씩 올려 놓은 돌들이 정겨웠습니다.

7~8년 전에 공산성에 왔을 때는, 걸어다니는 길이 흙 길이었고 올라가거나 내려올 때 미끄러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걸어다니기가 쉬웠습니다. 걸어다니다 보면 성벽에 깃발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깃발은 송산리 6호분 벽화에 있는 사신도를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깃발의 바탕색인 황색은 그당시 백제인들은 황색을 우주의 중심이 되는 색으로 생각하였고, 황색을 나라색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동쪽에는 청룡, 서쪽에는 백호, 남쪽에는 주작, 북쪽에는 현무를 각각 배치하고 있습니다.

계단으로 올라가서 내려다 보니, 금강이 보이고 금강철교가 보입니다. 금강철교는 공주로 들어올 때는 자동차로 들어 올 수 있고, 공주에서 산성동 쪽으로 나가는 방향으로는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다리입니다. 금강의 물이 맑습니다. 봄을 맞으러 공산성을 찾았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날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나뭇가지의 눈은 송골송골 맺어있지만 봄이 오려면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강을 바라보며 정자가 있는데, 공사중이라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공사가 끝나고 나면 금강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

잘 정비된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지만 조심하며 내려가야 합니다. 내려가는 계단이 많아 잘못하면 발을 헛디딜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 줄을 잡고 내려가시기를 권합니다.

공복루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잠시 눈을 들어 보니 멀리 보이는 산들과 금강의 모습에 눈이 시원했습니다.

이곳은 공복루 앞 남쪽의 '왕궁관련유적지'로 백제시대 유물이 발견된 곳입니다.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한 이후에 만들어진 많은 시설물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것은 백제 왕성으로서의 문화를 살피는데 좋은 자료가 되었던 곳입니다.

'공북루'는 공산성의 북쪽 문루로 1976년에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공주 '잠종냉장고'입니다. 잠종냉장고는 잠업 농가에 누에 씨를 보급하기 위해 만든 지하 저장실입니다. 누에의 먹이인 뽕잎이 나는 5월까지 누에의 부화를 늦추기 위해 잠종냉장고를 만든 것입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금강의 얼음을 왕겨에 싸서 잠종냉장고에 넣어 두면 여름 내내 녹지 않았다고 합니다.

백제시대의 연못터 '연지'는 연못의 가장자리가 무너지지 않도록 돌로 층단을 쌓았으며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형태입니다. 금강이 가까이 있어 물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연지는 1982년에 충청남도 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공사중이라 가까이 갈 수 없어 사진만 찍었습니다.

영은사 입구에 있는 약수 물이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 모금 마셨습니다.

'영은사'는 조선 세조4년 1458년에 세워진 사찰로 묘은사로 불렸다고 합니다. 1624년 이괄의 난 때에 이 절에 피신한 인조가 은적사로 하였다가 다시 영은사로 고쳤다고 합니다. 전통사찰 제 2호입니다.

영은사의 중심 법당인 대웅전으로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으며 정면에 '원통전'이라는 현판이 있습니다. 원통전이라는 현판은 "모든 곳에 빠짐없이 멀리 두루 통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관음보살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없음을 뜻하고 있습니다. 법당 안에는 목조관음보살좌상, 아미타후불탱화, 칠성탱화, 신중탱화, 독성태화, 산신탱화 불화가 있습니다.

바람에 풍경소리가 새소리처럼 들리더니 바람이 멈추니 풍경도 멈추고 ,저의 발걸음도 잠시 멈추게 했습니다. 바람이 잠시 멈춘 짧은 사이에 봄이 찾아 온 듯한 따스한 햇살이 머리 위에 반짝였습니다.

계속 공산성 외곽으로만 걸었습니다.

공산성 '광복루'입니다. 광복루는 공산성 동쪽에 있는 2층 누각으로 1946년 이시영이 공주를 방문하여 이곳을 둘러본 후 광복을 기념하기 위해 광복루로 고쳤다고 합니다.

광복루 옆에 있는 '명국삼장비'입니다. 명국삼장비는 1598년에 명나라의 세 장수 이공, 임제, 남방위가 왜군에게 피해를 많이 받은 공주에 들어와 머물면서, 주민들을 보호한 업적을 기려 세운 송덕비입니다.

공산성 '영동루'는 동쪽에 있는 문루로 1980년에 발굴되면서 문터와 문을 지탱하고 있는 받침돌을 확인하여 1859년에 편찬된 공산지를 바탕으로 1993년에 새로 세웠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어 2009년에 시민 공모전을 거쳐 '영동루'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영동루의 내부의 모습입니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나무 의자가 다정해 보입니다.

공산성 '진남루'입니다. 진남루는 공산성의 남문이자 정문입니다. 공산성에는 4개의 문터가 있는데 남문인 전남루와 북문인 공복루는 성문이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동문과 서문은 터만 남아있어 1993년에 동문에는 영동루를 서문에는 금서루를 다시 세웠다고 합니다.

공산성 '쌍수정'입니다. 쌍수정은 충청도 관찰사 이수황이 1734년 영조 10년에 인조를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입니다. 조선의 제16대 왕인 인조가 1624년 이괄의 난을 피해 공산성에서 6일간 머물렀는데, 이괄의 난이 끝나기를 두 나무 아래에서 기다렸고, 난이 끝나자 인조는 두 그루의 나무에 정3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이 정자의 이름이 '쌍수정'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공산성 백제 연못은 인공 연못입니다. 연못은 돌을 쌓아 만들었으며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돌 뒷면을 점토로 1m 너비로 두껍게 채웠다고 합니다. 이 연못은 빗물을 받아 저장하여 연못으로도 사용하기도 했지만, 화재가 났을 때는 소방용으로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공산성 외곽으로 한 바퀴 다 걸어 처음 들어 온 금서루에 도착하였습니다.

금서루를 옆의 모습입니다.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돌들의 모습이 경건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손때가 묻어있는 것 까지도 조상들의 숨결이 깃들여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금서루의 '금'은 한자어로 '비단 금'입니다. 금강의 '금'이 한자어로 '비단 금'인 것 처럼 , 금서루 역시 '비단 금'으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문루입니다. 금서루에만 문이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금서루 문루 아래에는 공산성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나오기도 하는 통로가 있는데, 이곳이 '사람길'이기도 하지만 '바람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 안으로 들어갈 때 이곳으로 모든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은 세찬 바람에 놀라기도 하면서, 성 안과 성 밖을 연결해주고, 중세와 현대를 이어주는 곳이며, 휴식을 할 수 있는 길과 생존을 위하여 일하는 길이 교차하는 바람길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공산성 올라갈 때는 아직 봄이 아닌가 하고 옷깃을 여미었는데, 내려오면서는 훈훈해지는 느낌으로 나무 가지마다 봄의 전령사들이 머문 흔적들을 보며, 봄이 멀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봄을 기다리시는 많은 분들 '공산성'으로 초대합니다.

여름에는 시원함을 느끼기에 좋은 곳, 가을에는 단풍으로 색이 좋은 곳, 겨울에는 흰눈으로 신비함을 더해 주는 곳.

세계유산 백제역사 유적지구 <공주 공산성>입니다.

공산성

○ 주소: 충남 공주시 금성동 53-51

○ 전화: 041-856-7700

○ 운영: 동절기(11~2월) 17:00운영 종료

○ 입장료: 성인-3,000원 청소년/군인-2,000원 어린이-1,000원

○ 주차장: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 방문일: 2025년 3월15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수화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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