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공판장 뒤, 풀밭에서 꿀벌을 위해 만들어진 '윙윙 꿀벌식당'
넷제로공판장 뒤, 풀밭에서 꿀벌을 위해 만들어진 '윙윙 꿀벌식당'
대덕구 미호동 앞에 도착했을 때 수확한 식물이 줄을 지어 누워있습니다. 처음 본 광경이라 이것이 뭔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넷제로공판장 앞에 있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부착한 이동식 전시대 위에 '윙윙 꿀벌방앗간'과 '생들깨기름'이란 말에서 힌트를 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넷제로공판장 앞의 넓은 공간에 누워있는 식물이 모두 들깨인 듯합니다.
그런데 이 들깨는 어디에서 수확한 것인지 궁금증이 듭니다. 정답은 여기, 넷제로공판장 옆길로 돌아서 금강 쪽으로 내려가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키가 훌쩍 큰 해바라기가 모두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방문객을 반겨주었습니다. 해바라기가 걸친 잎사귀란 옷이 좀 남루해 보이긴 하지만 내년에 더 많은 식구들과 돌아오기 위한 인사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답은 바로 여기 있었습니다. 바로 '윙윙 꿀벌식당'입니다. 이 식당은 사람을 위한 식당이 아니라 꿀벌을 위한 '무료 식당'입니다. 이곳은 바로 금강변에 있는 곳이라 수질 환경 보호를 위해 농약을 치는 농사 등은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자연스럽게 자라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식물을 자연이 기를 수는 있습니다. 여기에서 착안한 것이 바로 꿀벌을 위한, 아니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위해 꿀벌이 좋아하는 꽃이 피도록 씨를 뿌려주고 기다리는 일입니다.
기후 위기로 꿀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문제는 거의 십수 년 전부터 계속됐던 말입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도 제대로 열리지 못하기 때문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지구에서는 점차 식량난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오히려 먹을거리 걱정을 거의 하지 않는 선진국에서 인구 증가세가 꺾이면서 오히려 인구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950년에 약 25억 명이던 인구가 필자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40억 명이라고 하더니 이후 식량 상황과 의약학이 발달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2023년에는 무려 78억 명이 됐다고 합니다. 많아도 너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대전광역시에서도 도시양봉을 권장하면서 대전시청 건물의 유휴 공간에서도 도시양봉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넷제로공판장 뒤의 풀밭에서 무농약으로 자연스럽게 들깨를 키워 꿀벌에게 먹을 것을 제공한 것은 보다 적극적인 양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란색의 '윙윙 꿀벌식당' 표시물 앞에는 양봉 꿀벌집 모형도 있습니다. 그럼, 이곳에는 어떤 씨를 뿌렸을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윙윙 꿀벌식당은 밀원식물 종류를 키우고 있습니다.
나무 종류에는 칠엽수, 쉬나무, 헛개나무, 무환자나무, 칠자화 등이고, 초본 식물로는 들깨, 도라지, 호박, 유채, 꿀풀, 자운영 등이라고 합니다. 들깨꽃은 하얗게 피는데, 한창 꽃이 많이 피었을 때는 꿀벌이 얼마나 많이 와서 식사하는지 윙윙거리는 소리가 마치 프로펠러 소리 같았다고 합니다.
밀원식물이란? 밀원식물은 꿀벌이 자라는 데 필요한 꽃풀과 꽃가루를 제공하는 식물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꿀벌을 위한 밀원식품이면서 사람이 식품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들깨를 뿌려 무농약으로 자연이 키우도록 했다고 합니다.
해바라기도 씨를 털기 위해 말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어 추수한 들깨를 넷제로공판장에 널어서 말리는 중이었고, 8일 정도 말리면 들깨를 털어서 생들깨기름을 짤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짠 무농약 생들깨기름은 올리브유 못지않은, 맛있고 건강에 좋은 기름이라 나물뿐만 아니라 올리브유처럼 빵을 찍어 먹어도 좋은 기름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수확한 들깨로 짠 생들깨기름은 넷제로공판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이번 가을에는 올리브유 대신에 꿀벌식당에서 생산한 들깨로 만든 생들깨기름을 구입해서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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