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가을 산책하기 좋은 영천승마자연휴양림 내 달맞이길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거리의 가로수들이 조금씩 조금씩 붉게 물들어 가는 걸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아직 한낮의 기온은 살짝 덥지만, 지치도록 무더웠던 올여름 날씨에 비하면야 이 정도는 애교로 봐쥐야죠.ㅎ
하늘이 시리도록 푸르고 맑았던 어느 가을날에 영천 운주산 산림 문화 휴양원에 위치한 달맞이 길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운주산 산림문화 휴양원은 승마 체험과 함께 숲속에서 자연을 즐기며 숙박도 가능한 곳으로 숲속 놀이터,
음막 분수대, 여름 물놀이장, 산책로 등 다양한 시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숙박을 하지 않아도 이곳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데요.
저는 사랑하는 댕댕이와 함께 달맞이 길을 걸어보고 싶어 이용해 보았어요.
우선 주차는 넓은 공영주차장이 있어 편리했답니다.
달맞이 길로 산책하시려면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데크길을 이용해 산림문화휴양원 쪽에서 출발하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 길이 좀 헷갈려서 숲 놀이터 데크길을 따라가다 보니 산책로로 빠지는 출구가 어디인가 한참 헤맸던 기억이 있네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달맞이 길 산책로는 타원형으로 한 바퀴를 돌고 나면 같은 곳으로 도착할 수 있다는 것!
즉, 공영주차장 왼편으로 난 길을 이용하거나 오른쪽 길을 이용하여도 한바퀴 돌아 다시 공영주차장으로 올 수 있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달맞이 길..
이정표를 보는 순간 마음이 안심이 확 되네요.
알고 나면 너무 쉬운 길이 처음엔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세상에 모든 일들이 다 그런 거 같아요.
도전하기 전에는 두렵고 떨리지만 경험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아직 이곳에는 가을이 좀 천천히 오려나 봅니다. 아직까지는 청단풍이 푸른 자태를 뽐내고 있어요.
이렇게 중간중간 점을 찍어놓은 듯 조금씩 붉게 물들어가는 나뭇잎을 어렵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느리지만 가을이 서툴게 다가오고 있어요.
보물 찾기처럼 빨간 나무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것 같아요.
발맞춰 핫둘, 핫둘!
신나게 치고 나가는 댕댕이,
이 녀석도 아직까지는 시원한 숲 길이 더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가파르지 않아서 강아지와 산책하기에도 좋아요.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숲속의 집 숙소로 가는 길이고 그대로 직진하면 산책로로 이동할 수 있어요.
달맞이 길은 차로 이동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라이딩을 즐기기에는 좋아 보입니다.
오르막길을 조금 오르는 노력은 감수하셔야 한답니다.
그래도 라이딩을 즐기시는 분들은 꽤 볼 수 있었어요
시원스레 뻗은 길 사이로 소나무가 많이 보이는데요.
오늘 한낮의 영천은 꽤 기온이 높았는데 보이는 그늘이 반가웠습니다.
소나무길을 걸으면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 사실인 듯 피톤치드향을 맡으니 스트레스도 달아나고 피로도 풀리는 느낌이에요.
특히 이 길은 승마 산악 코스로 이용되고 있어서
색다른 체험을 원하신다면 승마장으로 문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채 물들기도 전에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괜히 가을을 느껴보고 싶어 한 번 밟아봅니다.
바스락바스락..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기대했는데 아직 아닙니다.ㅎㅎ
이곳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기준으로 달맞이 길의 바닥이 바뀝니다.
조금 전까지는 걷기 좋은 아스팔트 길이었지만 지금부터는 흙과 작은 돌이 섞인 자갈길이에요.
우리의 인생과 비슷한 모양새를 한 길 같아 재미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어디서 향긋한 향이 살짝 코끝을 스치더니 이렇게 분홍색 야생화를 만나게 되네요.
달큰한 향기에 잠시 멈춰 마른 목도 축여 보았어요.
오르락내리락 굴곡은 많이 없는 길이지만 날씨 탓인지 등줄기에 땀은 송골송골 맺힙니다.
키 큰 나무들에 가려 바깥 풍경을 볼 수 없었는데 갑자기 멀리 있는 하늘의 모습과 달려가고 싶은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더라구요.
와~~경치 좋으다!
알고 보니 어느 문중의 산소였네요.ㅎ
예쁜 경치만 한 컷 담아 갑니다.
숲속에 이건 뭐지?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어요.
세상에나..
아직까지 노란 호박꽃이 피어있고 호박 꽃 아래 아기 주먹만 한 초록 호박이 달려 있는거에요.
지금 호박이 영글어가는 계절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 숲속에 호박이 웬 말..
알록달록 붉은 단풍은 기대하지 못했지만 이름 모를 야생화와 뜻밖에 만난 호박꽃 까지 찾아내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걷다 보니 다시 정비된 아스팔트 길이 보입니다.
한참을 걸어 내려오니 3갈래로 길이 갈라지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여기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정자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반갑게 인사하는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잠시 앉아 여유를 부려보았어요.
아이들 놀이터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 군데군데 벤치며 그네 등이 배치되어 있는데요
앉아서 쉬며 놀며 도심에서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쉬엄쉬엄 산책을 했더니 총 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어요.
산행을 준비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었던 운주산 휴양림 달맞이 길..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 연인, 댕댕이 친구까지 누구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숲길 산책로에요.
울긋 불긋 예쁜 단풍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벼운 산책으로 오히려 피로가 풀리는 상쾌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영천 승마자연 휴양림 내 달맞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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