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미래유산] 부산에서 시작된 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부산에서 시작된 부마민주항쟁

부산대학교 학생들의 교내 시위 / 동래경찰서를 지나는 부산대학교 학생들(출처_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부마민주항쟁은 부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79년 10월 16일 오전 10시경 부산대학생들이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유신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져왔지만 그 해는 더욱 치열했습니다.

그 해 5월, 야당인 신민당의 총재로 당선된 김영삼은 유신헌법의 철폐를 주장했고 정권의 집중적인 탄압을 받았습니다. 8월에는 YH사건이 일어나 노동자 김경숙이 사망했습니다. 10월 4일에는 김영삼 총재가 국회에서 제명되었습니다.

시청 앞에 경찰 진압부대와 시민들 (출처_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 참혹한 독재에 정면으로 맞섰던 사람들이 부산 사람들이었습니다. 항쟁의 대열에는 처음에 부산대 학생들이 앞장섰으나 곧바로 다양한 계층의 민중들이 참여하여 거대한 항쟁의 불길이 타올랐습니다. 중구, 서구, 동구를 중심으로 도심의 거리에서 대학생과 시민들은 “유신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면서 경찰서, 파출소, 도청, 세무서, 언론기관 등을 공격, 파괴했습니다.

17일에는 동아대 학생들이 시위를 했고 야간에는 16일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부산에서 이틀 간 항쟁이 지속되자 유신정부는 18일 자정을 기해 계엄령을 발령하였습니다. 계엄군이 진주하지만 18일 야간에도 저항은 계속되었습니다.

마산으로 이어진 뜨거운 항쟁

시청 앞에 포진한 계엄군과 탱크 / 시청 앞에 포진한 계엄군과 장갑차, 가스차량 (출처_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항쟁의 불길은 마산으로 옮겨 붙어 10월 18일 경남대학교의 시위를 시작으로 마산 시민들이 일어나 19일까지 봉기하였고 20일 정오에 위수령(衛戍令)이 발령되었습니다.

(계엄군에게 체포될 상황에서) 고등학생쯤 되는 여학생이 소복을 입고 머리에 새끼줄을 두르고

나를 오빠라고 부르면서 손목을 잡으면서 “오빠, 지금 제사를 지내야 되는데” 하면서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죠.

군인들은 여자의 차림새를 보고 의심하지 않았고. 집안에 들어가 어떤 골방에 숨었는데 거기에 7명 정도의 사람들이 함께 피신했죠. 모두 세상을 한탄하며 밤을 새우고 새벽에 한 명씩 그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송관부마민주항쟁 7종 구술, 차성환 면담, 2014. 7. 15.

부산과 마산에 진주한 계엄군은 무자비하게 시위를 진압했을 뿐 아니라 시위와 무관한 시민들에게도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여 원성을 샀습니다.

계엄령과 함께 계엄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되어 많은 시민들을 체포, 고문, 투옥하였습니다. 부마항쟁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독재와 싸웠습니다.

유신체제의 종말, 한국의 민주주의를 일으킨 부마민주항쟁

하지만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지 열흘 후 박정희 대통령은 심복 부하였던 김재규의 총탄에 사망함으로써 유신체제는 종말을 고했습니다. 김재규는 재판에서 부마민주항쟁이 행동의 계기였다고 진술했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은 폭압적 유신체제를 반대하고 민주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일부 정치인이나 대학생 등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민중임을 극적으로 보여주었고 유신체제를 붕괴시킨 사건이었습니다.

2018년 10월에는 부마보상법에 의해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이 설립되고 2019년 9월, 부마민주항쟁이 시작된 날인 10월 16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로써 부마민주항쟁의 기억투쟁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고 기념사업을 지원하는 데까지 이르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체제라는 극단적 독재체제를 무너뜨려 한국의 민주주의를 기사회생시킨 사건으로 4·19혁명,5·18항쟁, 6·10항쟁과 함께 한국현대사에 우뚝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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