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식물: 내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화분 키우기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오래전부터 식물을 좋아하고 또 키워왔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화정도서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아는 만큼 보이는 식물 수업'에 참석하였습니다. 날짜는 2024. 8. 21. ~ 8. 28,. 매주 (수) 10:30~12:30 (총 2회), 화정도서관 지하 1층 꽃마루에서 초등 고학년부터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방미연(식물유튜브 '신시아TV', 식물 큐레이팅 쇼핑몰 '정글시아' 운영)이 진행했습니다.
1회차가 진행된 8.21(수)는 아침부터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궂은 날씨 때문에 살짝 귀찮은 마음도 들었지만, 신청을 했으니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서 부지런히 화정도서관에 갔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참석했고,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느껴진 날이었어요!
내 기분이 초록이 될 때까지
1회차는 '아는 만큼 보이는 식물 수업: 여름꽃과 가을꽃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를 주제로, 여름과 가을에 우리 주변에 피는 꽃, 나무, 잡초 식물 이름 알기, 식물의 이름으로 알 수 있는 것들: 학명과 국명, 사랑받는 식물의 역사, 여름꽃: 장미, 수국, 무궁화, 가을꽃: 단풍의 원리, 국화, 코스모스 등, 식물 퀴즈: 희귀식물 선물 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회차는 '내 기분이 초록이 될 때까지 식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식물을 죽이지 않고 반려하는 방법'을 주제로, 번아웃으로 퇴사한 회사원이 식물로 치유받고 업이 되기까지, 원예치료 사례와 효과, 키우기 쉽고 플랜테리어, 취미에서 식테크까지 누릴 수 있는 희귀식물, 식물을 죽이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이야기 등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초록 초록한 오늘
코로나19 기간 동안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이유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며, 덕분에 '식집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집사'라는 단어의 의미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주인 가까이 있으면서 그 집 일을 맡아보는 사람'입니다. 동물이나 식물을 좋아하거나 키우는 사람에게 시중들 듯이 살뜰히 돌본다는 의미로 '집사'라는 단어를 붙이고 있습니다.
‘식물맹’이라는 개념을 말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는데, 주변에 있는 식물의 존재 자체를 잊고 살며 아예 보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상태를 뜻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삶이 버거워서 하루하루를 보내기 힘겨운 사람들에게 굳이 이런 '꼬리표'를 붙여야 하나 싶어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은 단어입니다.
식물 이야기
나무껍질이 반질반질한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발음할 때 나는 소리가 변하여 만들어진 이름이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냉이초'는 먹을 수 있는 채소를 뜻하는 이름이며, '맥문동'은 잎이 보리와 같이 생겨서 보리 맥, 들어갈 문자를 써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외에도 좀작살나무, 쉬땅나무, 칠면초, 금전수 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커다란 잎으로 구멍 난 마음을 어루만지는 몬스테라,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사랑꾼 베고니아, 까칠하지만 성취감을 안겨주는 열대의 멋쟁이 칼라데아, 추위를 겪어야만 꽃피우는 강인한 튤립이라니! 저마다 개성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식물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습니다.
희귀식물은 교잡종을 통해 생존율을 향상시키고, 조직배양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합니다. 한국의 경우, 품종 개량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약 100년 정도 뒤지지만, 현재 빠른 품종개량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정원에서 키우는 장미는 에버랜드에서 주로 개발하였고, 절화 즉 꽃꽂이용은 농업기술원에서 주로 개발합니다.
식물을 가까이하는 일상
순수 한글 '화분 키우기'라는 표현 대신 요즘은 '가드닝'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책 제목도 '화분 키우기'보다 '가드닝'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물론 '가드닝'이 더 범위가 넓어서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가드닝'이라고 표현하면 고상한 취미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양시는 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할 만큼 꽃과 자연을 사랑하는 도시입니다. 고급 식물 즉 비싼 식물을 키우려면 관심과 정성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어디서나 잘 자라는 식물을 키운다면 물만 줘도 잘 자라고, 돈도 별로 들어가지 않으니, 이참에 내 기분을 초록으로 만들어 줄, 내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화분 하나 집에 들여놓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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