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의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한국어교육 1학기 종강식’ 열려
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한국어교육은 외국인 주민들이 한국 사회와 소통하는 수단이고,
체류의 기회를 보장받음으로써 이주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다
“주말마다 쉬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한국어교육에 참여해 준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가르침 덕분에 한국어 실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고맙습니다” 축하와 감사 인사가 오가는 자리였다.
지난 23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의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한국어교육 1학기 종강식’이 열렸다. 종강식에서는 전 교과 과정 60% 이상을 참여한 116명의 학생에게 수료증이 발급되었다. 또한 학급별로 모범상과 성적 우수자 시상도 진행되었다. 성별, 나이, 출신국은 다르지만, 서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동일했다. 선생님은 힘든 이주노동 과정에서도 의지를 갖고 교육에 참여해 준 학생에게 감사했고, 학생들은 열정을 다해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감사를 전했다.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한 학기 동안 교육을 이끌어 온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의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한국어교육’은 2월 17일에 수업을 시작했다. 스리랑카, 라오스 등 14개국에서 온 266명의 외국인 주민이 참여하였다. 학생들 구성 비율을 보면 외국인 노동자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엔 학기 중에도 초과근무와 이직, 본국 귀환 등 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불안정성이 높다. 그럼에도 많은 학생이 수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의 열정과 외국인 주민의 한국어교육에 대한 의지가 모인 결과였다.
외국인 주민이 한국어교육에 참여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에 큰 분류로 보면 두 가지 정도로 정리가 가능하다. 먼저 원활한 의사소통이 목적이다. 언어소통이 안된다는 것은 어쩌면 어두운 길을 혼자 걷는 것과 같다. 주변의 사람과 사물을 들여다보거나 만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나’로 고립된다. 외국에서 ‘나’로 고립되는 것은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같이 일을 시작해도 내 작업의 한계에 갇혀 숙련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인간적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언어소통이 되지 않는 것은 서로의 거리를 좁힐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직장 구성원으로 편입하기가 어렵게 되고 그만큼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한국어교육을 하는 중요 이유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꼽는 이유다.
두 번째는 체류 연장이나 귀화 자격을 얻기 위해 한국어교육에 참여하는 경우다. 기존 이주노동자의 체류 방식은 단기 순환 형태였다. 고용허가제 초기엔 3년 이하로 체류를 제한했다. 이후 산업현장의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체류 기간이 5년 이하로 연장되었다. 하지만 체류 기간을 늘렸다고 해도 이런 단기 순환방식으로는 더 이상 우리나라의 산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정부에서도 변화된 산업 환경을 수용해 가족 초청이 가능한 장기체류 방식으로 체류 형태를 변화시켜 가고 있다. 이런 장기체류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토픽이나 사회통합프로그램의 한국어 능력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한국 체류의 필수적 여건이 된 한국어교육의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주민의 꿈을 실현하는 데 한국어가 필수요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외국인 주민에게 한국어교육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우리의 경험상 학생 신분으로 공부만 해도 외국어 습득의 어려움에 부딪히곤 했다. 이들은 내국인보다 노동강도가 높은 환경에 놓여 있다. 잔업, 특근도 공장 상황에 따라 반강제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공부할 시간은 일과 후와 주말 시간뿐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이주 정착의 성공을 위해 한국어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 한국어 강사는 “대학에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만큼 열정을 갖고 참여하지는 않는다. 주말까지 이어지는 힘든 노동 속에서도 배움의 의지가 커서 더 힘을 내서 가르치게 된다. 이들의 열정 넘치는 눈빛을 보면서 오히려 힘을 얻고 돌아간다.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행복하다”라는 종강 소감을 밝혔다.
이날 종강식에는 강동대학교 입학처 관계자도 함께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학 교육 과정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강동대학교는 외국인 노동자 신분으로 학위 취득이 가능하도록 토요일 등교 수업과 평일 온라인 수업의 학위과정을 편성해놓고 있었다. 대학에서 전문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한국에서 체류자격을 확보하고, 귀환 후에는 한국에서 받은 전문 학사 자격을 통해 재정착에 도움을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 유학 과정도 토픽 2급과 사회통합프로그램 3단계의 자격요건이 충족되어야 입학 신청이 가능하다. 한국의 정착 과정은 물론이고 귀환 후 본국 정착 과정에서도 한국어의 쓰임이 컸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의 2학기 한국어교육은 8월 10일에 시작된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 권상미 팀장은 “교육 신청자가 많다. 교육 대기자로 등록했는데도 1학기 내내 자리가 나지 않아서 교육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다. 센터에서도 반을 증설해서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1학기 수업에 참여했던 기존 학생들을 우선 배치하고, 정원에서 이탈된 자리만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라 자리가 많지 않다. 교육 참가를 희망하는 외국인 주민들은 서둘러서 교육 신청을 해주길 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주민에게 한국어교육은 세상과 만나는 소통의 과정이고, 체류의 기회를 보장받음으로써 꿈을 실현하는 수단이 되었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진행하는 한국어교육을 통해 이주민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기사 작성일에 화성시에 있는 리튬전지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그중 18명이 외국인 노동자라고 한다. 대한민국이 내국인·외국인 노동자 모두에게 안전한 노동환경을 제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화재 사고로 돌아가신 모든 분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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