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N 중구] 대전무형유산 소목장 방대근 보유자, 어남동 월정전통공예연구소
대전시 중구 어남동 단재신채호선생 생가지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월정전통공예연구소'가 있습니다.
이곳은 대전무형유산 소목장 방대근 보유자의 공방인데요.
주변이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풍광도 매우 좋은 곳입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마당에는 추후 전통 가구를 짤 때 사용할 목재들이 쌓여 있어요.
방대근 소목장은 1952년 충남 금산 출생인데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전북 진안군 용담면으로 이사해 살다가 17세 되던 해 용담에서 이름난 농방인 성광공예사를 찾아가 스승인 권세병 선생을 만나 목수의 삶이 시작됐습니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의 꿈은 가수였다네요. 그래도 열심히 일을 배워 스무살 때는 스승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연장 일습을 선물로 받고 독립을 했습니다. 이후 서울 생활과 사양길에 접어든 전통가구의 어려움이 닥쳐 사우디아라비아로 일하러 가기도 했다고 해요.
대전으로는 1982년 중구 문화동 과례에 민속농방을 열면서 이사를 해 지금까지 대전시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목장이라는 명칭은 나무를 다루는 목수 중에 집을 짓는 목수를 대목장이라 하고, 건물의 문이나 창문, 장농 등 가구류를 만드는 목수를 상대적으로 소목장이라고 부릅니다.
소목의 종류로는 농과 장, 궤와 함, 문갑, 사방탁자, 서안, 경상, 탁자와 의자, 소반, 평상, 고비 등이 있고 뒤주나 연갑, 귀경대 등 다양합니다.
최근 방대근 소목장은 오는 10월 25일부터 3일간 대전전통나래관(동구 소제동)에서 열리는 '대전무형유산 기능종목 보유자 원형 공개행사'에 출품할 가구를 제작하고 있었는데요.
참죽나무를 사용해 문갑반닫이와 2층농 두가지를 만듭니다. 거의 완성이 되고, 문짝을 만드는 후반부 작업중이었어요.
우리나라 전통가구는 쇠못을 쓰지 않는 게 특징인데요. 못 대신 짜임기법으로 여러 부위를 결합하는 것입니다.
사개맞춤, 장부맞춤을 비롯해 연귀짜임 등 45가지나 되는 판재끼리 짜맞춤 기법에, 꼭 못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나무를 가늘게 못처럼 깎아 사용합니다.
작업대와 벽면에는 대패만도 20여개가 넘고, 톱도 10 개 넘게 걸려있어요. 다양한 크기의 끌, 그 외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신기한 연장들이 즐비합니다.
전통 소목 작업에는 기본 연장 외에도 끌을 두드리는 골방망이나 삼끈, 송곳, 자귀, 인두, 도래 등 많은 도구를 쓰게 되는데요.
수공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손에 맞는 공구를 고르고 사용해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어떤 때는 직접 공구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삼각자나 T자, 그무개 등을 용도와 크기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직접 제작하는 공구래요.
공방 하나의 방에는 방대근 소목장이 제작한 전통가구가 들어차 있는데요. 공간이 부족해 제대로 전시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겹쳐 놓기도 해 조금 아쉽습니다. 가구의 전체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기가 조금 어려워요.
방대근 소목장은 1992년 오류동에 월정전통공예연구소로 이름짓고 공방을 이전했다가, 1998년에 지금의 어남동 자리로 이전을 했는데요. 1999년에는 대전무형문화재 (무형유산으로 명칭 변경) 제7호로 지정됐습니다.
대표 작품으로는 운현궁 가구(평상, 반닫이, 쌀뒤주)와 대전 숭현서원 가구, 경복궁 궁중가구 재현(사방탁자 6점), 유회당 권이진 쌍가마, 대전문학관 가구, 논산 이삼장군 고택 가구, 백제 무령왕릉 숭모전 가구 등이 있습니다.
월정전통공예연구소는 평소 일반시민이 관람을 하는 시설은 아닌데요. 매일 아침 일찍부터 가구 작업을 하고 있고, 전통가구 기술을 배우려고 연구소로 직접 찾아오는 제자들과 수업도 하고 있어요.
단재신채호선생 생가에 방문하거나 인근 산성동 방문할 때 한번 보유자님께 공방 구경을 청해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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