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계저수지가 흐르고 호랑이, 도깨비 전설이 담긴 도깨비 다리로 드라이브 가요

의령군 블로그기자 조윤희

의령에서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을 꼽자면 손가락이 모자라겠지만 궁류면에 있는 벽계관광지 쪽의 길이 참 마음에 와닿아 다녀왔답니다.

가는 길 양쪽으로 노란 돼지감자꽃이 얼마나 흐드러지게 폈던지 지나가는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현란한 몸짓으로 손을 흔들어 댑니다.

정동교(도깨비다리)

-주소: 경남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957-7

하늘에서 계절을 노래하고 바람의 끝에서 여름의 길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끼게 하고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정동교에서의 풍경은 그야말로 뜨거운 기온과 달리 탁 트여 시원하기까지 합니다.

벽계저수지를 관통하는 다리가 두 개였는데 하나는 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 다리와 보행자 전용 다리가 있더라고요.

바닥에 동심을 자극하는 그림과 도깨비 쇠목이에 대한 이야기와 한우산, 호랑이 포토존 등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구경 가면 좋을 것 같더군요.

호랑이 포토존

무섭고 사나운 존재로 때론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권위와 용맹의 상징으로 우리 역사 속에 다채롭게 깃들어있는 호랑이의 모형이 세워져 있었는데, 한우산 인근 신전마을 주민들이 한우산을 올려다봤더니 호랑이가 눈에 파란 불을 켜고 쳐다보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고 있는 것에 착안해 세워진 조형물이랍니다. 한우산 호랑이는 마을을 지키는 신성한 영물로 여겨져 한우산 산신으로 불리고 있다지요.

정동교 아래로 하늘도 놀 러오고 구름도 쉬었다 가는 벽계저수지가 또한 일품이랍니다. 마음이 번잡할 때 보도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저수지의 모습이 그림처럼 다가오더군요.

벽계저수지는 저수 면적 14만 8760㎡로, 상류 수심은 2∼3m, 제방이 있는 하류 수심은 10m래요.

1979년 궁류면·유곡면 일대의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산과 산을 막아서 만들어 규모가 크고 저수량이 많은 벽계저수지는 주변 경치가 빼어나고 물이 맑으며 수심이 깊어 붕어·잉어·향어·빙어 등이 서식하는 낚시터로도 알려져 있다고 하네요.

도깨비방망이가 다리 가운데 떡 하니 자리한 곳이 이곳 말고 또 있을까요?

한우산 도깨비 대장 쇠목이

도리도리 망도리~ 도리도리 개도리~♪

도리도리 떡도리~♪ 난, 난 도깨비 대장~

한우산에 사는 쇠목이라네~🎶

의령 한우산 도깨비 쇠목이

의령의 특산물인 망개떡을 머리카락으로 뒤집어쓴 도깨비 조형물을 보면서 안내문이 없다면 위령 사람이 아니고는 알 길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면서 길지 않은 도로와 주변의 풍경 그리고 동심을 이용한 그래서 동심으로 잠시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 의령을 또 다르게 바라보았던 시간이기도 했네요.

"도깨비 쇠목이가 흔들흔들 춤을 추며 오고 있어.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불러. 엄청 기분이 좋은 가 봐.

망개 잎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말야.

초록 망개 잎이 햇볕에 반짝거려.

한우산에 놀러 온 사람들을 마중 나왔대.

털이 부승부승한 손에는 도깨비방망이를 들었지.

사람들이 도깨비 쇠목이를 보고 있어.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자,

반갑다고 천천히 손을 흔들어.

아이들은 도깨비가 무섭지도 않은가 봐."

1447년에 발간된 《석보상절》에 처음 등장하는 도깨비는 정확한 유래가 없지만 그 단어는 '이해불가', '불안정', '신비하다' 등의 뜻을 나타내는 관형어로도 쓰였다고 해요. 하지만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 의미도 조금씩 변하고 도깨비 형상도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해요.

의령군에서의 도깨비는 사랑에 빠져 실수를 했지만 뉘우치고 선함으로 남았다는 설화를 가지고 있어서 친근함의 대명사로 삼고 있는 것 같았어요.

도깨비 다리에서 바라보이는 청금정의 모습입니다.

100년도 넘은 배롱나무 가지에 아직 남은 꽃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나 싶어 반가움이 더해가고 내년 배롱나무꽃이 만개할 때 꽃도 보고 어르신들도 뵈러 와야겠어요.

100년이 넘게 주위가 변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배롱나무가 벽계저수지를 오고 가는 걸음에 얼마나 많은 위안을 줬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선 안으로 가득 담고는 집으로 향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언덕 한쪽 빽빽하게 물봉선이 제 걸음을 잡더군요. 얼마나 많은 것인지 예사로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었답니다.

벽계야영장이나 의령예술촌에 볼 일이 있으신 분들은 정동교까지 드라이브하시라고 꼭 권해드려 봅니다. 그래야만 9월에 볼 수 있는 물봉선의 화려하지만 소박한 수줍음을 만나실 수 있을 테니까요.



가을이 오긴 오려나 봅니다.

도깨비 다리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에 내려앉은 낙엽 하나에도 마음이 일렁이는 것은 의령에서의 감성이 저를 살살 흔들어대네요.

아마도 낙엽의 색이 더 짙어진다면 정말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겠다는 생각에 정동교 가는 길로의 드라이브를 권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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