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들이 혹한의 계절을 이겨내고

꽃망울을 머금고 있는 봄날입니다.

2024년을 시작하며 새로운 다짐을 한지도

벌써 몇 달이 흘렀네요.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불상이 스스로 앉을 곳을 정하고, 그곳에 절을 짓게 한

전설을 지니고 있는 심복사를 다녀왔습니다.

심복사의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1936년 중건 불사 때 발견된 기와에

명문이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1575년(선조 8) 3월이라 짐작합니다.

그 이후 1705년, 1767년(영조 2), 1825년(순조 25) 등에

계속해서 중건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1990년에 대적광전을, 2002년에는 산신각을 중건했습니다.

심복사에 들어서면 설화를 알 수 있는 그림이 있는데요.

고려 말 파주군 몽산포에 살던 천노인이

평택 현덕면 덕목리 앞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으려

그물을 끌어올리는 중 큰 돌이 올라와

바다에 던져 버렸답니다. 자리를 옮겨 다시 그물을

당기니 그 돌이 또 걸려 올라왔습니다.

이상히 여겨 살펴보니 불상이었답니다.

불심을 지니고 있던 어부는

모실 곳을 찾아 광덕산을 오르는데,

그때까지 가볍게 느꼈던 불상이 지금의 심복사 자리에

오자 발길을 옮길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답니다.

어부는 이곳에 불상을 모시고자 했으나,

절을 지을 능력이 없어 고심하다 잠이 들었는데,

'바닷가에 나가보면 난파된 배와 소가 있을 것이니

배의 목재로 절을 지으라'라는 꿈을 꾸고는 날이 밝자

바닷가에 가보니 꿈과 같이 난파된 배가 있었습니다.

배의 재목을 소에 싣고 와 심복사를 창건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앞면과 옆면 각 3칸 규모의 팔작지붕의 대적광전입니다.

전각 내부에는 보물 제565호인 석조비로자나불 좌상이

모셔져 있으며, 가섭, 아난, 목건련 등 부처님의

10대 제자를 비롯하여 여러 존자들의 탱화를 볼 수 있습니다.

대적광전 앞에 자리한 삼 층 석탑입니다.

높이는 약 300㎝로 3층의 옥신과 옥개석이 있고,

상륜부에 보주 한 개가 놓여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보수된 곳이 있지만 전체적인 양식으로

볼 때 고려 초에 조성한 석탑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물 제565호 비로자나불은 연화좌(蓮華座)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한 모습으로 머리에는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을 하고 있으며, 그 위에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는 낮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둥글고 원만한 얼굴에 귀가 크고 짧은 목에는

삼도(三道)의 표현이 뚜렷합니다. 가슴 앞에 양손을

포개 잡아 지권인(智拳印)을 짓고 있는 상으로

다소 둔중한 느낌이 풍기기도 하지만

대체로 온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광보전을 나와 삼성각에 올랐습니다.

봄 햇살 아래 고즈넉한 풍광이 마음을 순하게 했습니다.

삼성각 안에는 산신과 독성이 봉안되어 있는데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산에는 산신(山神)이 있다고

생각해 제사를 지냈습니다. 신라 때는 국가적으로도

산신에게 제사를 올렸으며 이는 고려나 조선시대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이런 전통 신앙의 산악숭배가

사원 내부에 자리 잡은 것이 삼성각입니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경내를 둘러보았습니다.

나무들은 겨울 동안에도 잎망울과 꽃망울을

키우고 있었나 봅니다. 목련 나무의 꽃망울은 제법 커서

조만간 화사한 꽃을 피울 듯합니다.

꽃이 활짝 피는 날 다시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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